옥주현은 사과..동료들 뒤에 숨은 김호영, 왜 침묵하나

옥주현은 사과..동료들 뒤에 숨은 김호영, 왜 침묵하나 [윤성열의 참각막] [★FOCUS]

윤성열 기자 / 입력 : 2022.06.25 07:00 / 조회 : 71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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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주현(왼쪽)과 김호영 /사진=스타뉴스
'옥장판' 사태를 일으킨 뮤지컬 배우 김호영이 침묵하고 있다. 김호영을 경찰에 고소하며 갈등의 불씨를 지핀 옥주현은 결국 사과했지만, 정작 사건의 빌미를 제공한 김호영은 다른 동료 배우들 뒤에 숨어 상황을 회피하고 있는 모양새다.

옥주현은 지난 24일 김호영을 상대로 낸 고소를 취하하기로 했다. 뮤지컬 1세대 배우들(남경주 최정원 박칼린)이 나서 작금의 사태를 우려하자 부담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1세대 배우들이 낸 호소문에 배우 이름은 언급되지 않았지만, 동료 배우를 고소한 옥주현에 대한 비판으로 읽혔다. 다른 동료 배우들(김소현 정성화 차지연 조권 정선아 등)도 이들의 입장을 지지하며 한 목소리를 냈다.

사면초가에 몰린 옥주현은 고소는 신중하지 못한 행동이었다며 고개를 숙였다. 옥주현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뮤지컬을 사랑하고 아끼며, 17년간 뮤지컬에 몸을 담은 한 사람으로서 저를 둘러싼 의혹들과 그것을 해명하려는 과정에서 신중하지 못했음을 깨달았고 반성했다"며 "뮤지컬 업계 종사자들과 뮤지컬을 사랑하는 관객들을 비롯하해 이 일로 불쾌감을 느끼신 모든 분들께 죄송한 마음"이라고 사과했다.

다만 옥주현은 "소란들은 바로잡도록 하겠다"며 고소 취하의 의사를 밝히면서도 "김호영 측은 앞서 글이 옥주현을 저격한 것인지 정확하게 밝혀주길 바란다"고 관계자를 통해 입장을 전했다. 뮤지컬계 동료를 고소함에 따라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진 것에 대한 책임은 통감하지만, '옥장판' 발언으로 갈등을 촉발시킨 장본인은 김호영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앞서 김호영은 지난 1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아사리판은 옛말이다. 지금은 옥장판"이라며 옥주현을 저격하는 듯한 게시물을 올렸고, 이로 인해 뮤지컬 '엘리자벳' 10주년 공연 캐스팅에 옥주현의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며 '인맥 캐스팅' 의혹이 불거졌다. 이후 김호영은 침묵했고, 이러한 의혹은 기정사실화되어 퍼져나갔다.

이에 반발한 옥주현이 명예훼손 혐의로 김호영을 고소하자, 되려 김호영은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내용으로 상황 판단을 했다"며 뒤늦게 유감을 표했다. 정작 어떤 의도로 '옥장판' 게시물을 올렸는지 해명은 하지 않았다. 논란의 시발점이 된 그는 여전히 SNS를 통해 홈쇼핑과 프로그램 출연 홍보에만 열을 올리며 사태를 방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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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장판' 논란 이후 김호영이 올린 게시물 /사진=김호영 인스타그램
뮤지컬 1세대 배우들의 대응도 아쉽다. 이들이 낸 호소문은 정도(定道)가 깨진 뮤지컬계 현실을 비판하며 자정 노력을 촉구하기 위함이었지만, 결과는 옥주현을 더 코너로 몰아넣는 '트리거'가 됐다. 사실 확인 없는 애매한 호소문의 칼 끝은 옥주현을 향했다.

급기야 남경주는 유튜브 채널 '비디오 머그'와 인터뷰에서 김호영 편을 들었다. 그는 "(김)호영이가 캐스팅 문제를 겨냥한 건지 안한 건지 알 수가 없다"면서도 "(옥주현이) 왜 과잉반응을 했는지 의아스러웠다. 자기 발이 저리니까 그런 건지 잘 모르겠지만 이해를 하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배우들, 스태프, 제작사 간의 화합과 존중을 강조한 그가 사건의 진실 규명 없이 한쪽으로 기울어진 의견을 낸 것이다.

많은 후배들이 따르고 존경하는 1세대 배우로서 좀 더 신중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의 발언 탓에 옥주현은 집중 포화를 맞았고, 김호영은 선배들 뒤에 숨어 사태 수습을 뒷전으로 미뤘다.

사건을 바라보는 뮤지컬 팬들의 시선도 곱지만은 않다. 아직 가해자와 피해자가 모호하고 정말 옥주현이 캐스팅에 관여했는지 확인도 되지 않은 상황인데, 뮤지컬계가 군중 심리에 매몰돼 마녀사냥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선 과도한 사이버불링(인터넷상 집단 괴롭힘)이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한 유튜버는 사건의 본질과 관계 없는 '갑질' 의혹까지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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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영 고소 이후 옥주현이 올린 사과문 /사진=옥주현 인스타그램
문제는 김호영의 언급한 '옥장판'에서 시작됐다. 그가 옥주현을 저격했든 안 했든, 그의 '옥장판' 발언으로 인해 옥주현은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배우', '입김이 센 배우'라는 프레임이 씌워졌다. 심지어 동료 배우들에게까지도 의심과 지탄을 받았다. 아직 드러난 명백한 사실도 없지만, 김호영은 '정의로운 고발자'가 됐고, 옥주현은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

옥주현은 명예를 지키기 위해 강경하게 대응했지만, 함께 일하는 배우들과 얼굴을 붉힐 일이라 결국 사과했다. 하지만 또 다른 당사자인 김호영은 뒤에 숨어 말이 없다.

"뮤지컬의 핵심은 무대 위에서 펼치는 배우 간의 앙상블이기 때문에 동료 배우를 사랑하고, 존중해야 한다"는 1세대 뮤지컬 배우들의 뼈 때리는 조언은 옥주현에게만 해당되는 게 아니다. 김호영도 의도 여부를 떠나 이번 갈등을 일으킨 장본인 중 하나다. 아무리 SNS 게시물을 삭제했더라도 뱉은 말은 주워담을 수 없다. 책임을 져야 한다.

윤성열 기자 bogo10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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