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두준, 4년 공백 무색한 '구필수는 없다'[★FULL인터뷰]

안윤지 기자 / 입력 : 2022.06.25 12:00 / 조회 : 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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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윤두준 /사진제공=어라운드어스
그의 패기는 여전하다. '연기돌'에서 '배우'란 타이틀을 달기까지 오랜 시간 묵묵하게 걸어온 윤두준은 지칠 법도 하지만 여전히 겸손하고 열정이 대단하다.

윤두준은 24일 서울 서초구 한 카페에서 ENA 드라마 '구필수는 없다'(극본 손근주, 연출 최도훈) 종영을 기념해 스타뉴스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구필수는 없다'는 가족은 있지만 살 집은 없는 치킨가게 사장 구필수와 아이템은 있지만 창업할 돈은 없는 청년 사업가 정석이 티격태격 펼쳐나가는 생활밀착형 휴먼 코믹 드라마를 그린다.

그는 극 중 정석 역을 맡았다. 정석은 코딩에 진심인, 살벌한 인생 전반전에 돌입한 20대 청년사업가다. 어쩌다 보니 구필수(곽동원 분) 가족과 엮이게 되면서 내면의 성장을 이룬다.

skyTV에서 ENA로 리브랜딩한 후 처음으로 드라마인 만큼, 여러 요소를 넣은 '구필수는 없다'는 넷플릭스를 통해서도 공개, 시청 순위 상위권에 머물며 좋은 성적을 거뒀다. 윤두준은 "깜짝 놀랐다. 드라마에 대한 걱정이 많았다. 또 나오는 배우 분들이 다들 대단하지 않나. 그 가운데 주인공이었다"라며 드라마 성적에 대한 감사함을 보였다.

윤두준에게 '구필수는 없다'는 특별했다. 군 전역 후, 드라마 '식샤를 합시다3: 비긴즈'(2018) 이후 4년 만에 하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먼저 윤두준은 4년만 복귀작이란 사실에 대해 "부담됐다. 말이 4년이지, 엄청 긴 시간이다. 많이 잊어버렸더라. 어떻게 촬영했는지도 기억이 나지 않았다"라며 "시청자들의 눈은 더 높아지지 않았나. 4년 만에 나와서 그걸 충족시킬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컸다. 촬영하면서 엄청 많이 물어보고 걱정하느라 촬영을 즐기진 못했다"라고 털어놨다.

꽤 많은 아쉬움이 남는 듯,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 했지만 촬영할 때 스스로에 대한 압박감이 심했다. 그래서 못 돌아본 게 아쉽더라. 앞으로는 이런 걸 신경쓰지 않고 기회가 왔을 때 (연기를) 보안할 수 있을 거 같다"라고 덧붙였다.





◆ "현실감 없는 설정 바꿨다..너무 무난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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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윤두준 /사진제공=KT스튜디오지니
드라마 속 정석은 그간 윤두준이 맡았던 캐릭터와 달랐다. 항상 바른 사나이의 이미지를 고수한 윤두준은 '구필수는 없다'에서 거칠고 신경질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그는 "처음에 정석은 안하무인까진 아니더라도 성격이 모난 편이었다. 그걸 잘 표현하지 못해 아쉽다. 내가 봤을 때 아무리 봐도 이렇게 행동하는 친구는 주변에 없더라. 지금에서야 '드라마니까 그런 사람도 있을 수 있지'라고 생각했다"라고 털어놨다.

"고민을 많이 했던 점이 있다. 겪어본 경험들이 없다 보니까 내가 무리할 거 같더라. 그래서 하나씩 맞춰갔다. 1편부터 16편까지 대본을 다 볼 수 없으니까 일부분을 보고 어떤 식으로 성장했는지 틀을 잡아야 했다. 그러다 보니 많이 바뀌었다. 처음 생각했던 모습과 차이가 좀 있었다. 약간 현실감이 없는 설정이었다. 욕 빼고 다 하는 캐릭터였다. '구필수는 없다'는 휴먼 드라마이니까 공감을 많이 주기 위해선 모난 부분들을 좀 완화해야 했다. 그런데 드라마적인 다이내믹함이 없고 캐릭터가 무난했던 거 같다."

30대 중반에 20대를 연기하게 된 윤두준은 정석을 통해 자신의 20대 시절을 돌아봤을 터. 그는 "패기가 있고 겁이 없었던 시절이 있었다. 20대 초반엔 개인적으로 실패 보다도 너무 많은 사랑을 받지 않았나. 이때 느꼈던 감정이 (연기적으로) 도움됐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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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윤두준 /사진제공=KT스튜디오지니
윤두준도 스타트업 CEO 정석처럼 소속사 어라운드 어스를 설립했다. 하지만 의외로 그는 자신이 승부에 약하다고 밝히며 "작품이나 노래 등은 내가 오랜 시간 하다 보니 실패를 하더라도 '내 생계가 위험해지지 않을까', '죽진 않겠다'란 생각이 있지 않나. 그런데 정말 CEO라고 생각해보면 한 번으로 모든 게 달라져 길바닥에 앉을 각오가 있어야 한다. 난 못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얘기했다.

드라마 공백이 길었던 만큼, 제작 환경도 많이 달라졌다. 윤두준의 마지막 작품인 '식샤를 합시다3: 비긴즈' 당시엔 드라마, 영화 법정 근로시간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을 때였다. 또 당시엔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았던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들이 등장하면서 촬영 분위기도 달라졌다. 윤두준은 "'구필수는 없다'는 사전제작 드라마였는데 난 이걸 처음 겪어봤다. 예전엔 시청자 분들 반응을 보고 대본을 바꾸는 경우가 좀 있지 않았나. 그런데 이건 그럴 수가 없었다. 반응을 볼 수 없으니 캐릭터를 확신하지 못하겠더라"라고 전했다.

또한 "이전엔 짧은 시간에 내가 가진 걸 쏟아내야 했다. 주어진 시간 안에 해야하는 것과 끌어 올려야 하는 건 다르다. 어떻게든 뭐라도 하나 더 하나 하려고 했다면 이번엔 긴 시간들이 있었다. 시간이 많아서 챙겨야 할 게 많았고 그래서 어려움을 느끼기도 했다"라며 "예를 들어 가방 안에 버리고 넣어야 하는데 그냥 다 집어넣는 거다. 이걸 감당하기엔 한계가 있는데.."라고 토로했다.





◆ "곽도원·정동원과 호흡..세대차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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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윤두준 /사진제공=어라운드어스
'세대공감 코미디'를 주제로 내세운 만큼, '구필수는 없다'엔 다양한 세대가 존재했다. 극 중 40대 곽도원, 20대 윤두준 그리고 10대 정동원까지 함께 모인 '구필수는 없다' 현장은 어땠을까. 윤두준은 "곽도원 선배님은 사소한 것까지 생각하면서 연기하시더라. 단어 선택도 엄청 치밀하다. 모든 걸 계산하면서 순간적인 기지도 확실하다. 그런 순발력을 보면서 감탄했다"라고 극찬했다. 또한 "인물이 쓰는 단어와 어미 하나에도 성격이 쌓이고 캐릭터가 만들어지더라. 난 이런 걸 어렴풋이 알고 있었음에도 와닿지 않았던 거 같다. 그래서 더 악착같이 하려고 했다. 촬영을 온전히 즐기진 못했어도 공부가 된 거 같다. 비단 연기할 때 뿐 아니라 가수 활동을 하면서도 가져야할 마음가짐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한 "정동원 군의 몰입력은 대단하다. 나랑 장난치다가 촬영에 들어가면 눈빛이나 그런게 변한다. '분명 나랑 장난친 친구가 맞는데 중학교 3학년이 이렇게 할 수 있다고?' 싶었다. 동원 군이 연기도 소중하게 대해 끝까지 했으면 좋겠다"라고 칭찬했다.

그는 "15회쯤 정동원 군이 오디션을 보는 장면에서 랩을 한다. 동원 군은 일단 두려움이 없다. 그냥 '하면 된다!'라고 말한다. '많은 사람 앞에서 갑자기 랩할 수 있어?'라고 하면 '하면 된다'고 말하는 자신감이 대단하다. 이게 밉지 않고 순수하다. 이런 순수함이 부럽기도 하다. 나도 자신감 넘쳤던 시절이 있었는데"라고 촬영 당시를 회상했다. 윤두준은 "무반주로 랩 하는데 너무 잘하더라. 재능이 엄청나다고 생각했다"며 "tvN '라켓보이즈' 부터 지금까지 10개월 정도 봐왔다. 너무 사촌동생 같은 귀여움도 있으면서 '재능이 무섭구나'라고 다시 한번 느끼는 거 같다"고 전했다.

세 사람의 사이의 세대 차이는 없었다고 밝히며 "우리 모두 일반적인 세대를 살아온 게 아닌 거 같다. 다들 일반적인 4050세대, 혹은 일반 중학생이었다면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다만 현장에서 감독님이 홍대 버스킹 장면에서 '와 가수 누구 떴다'라고 말했다더라. 근데 내가 들어도 이건 아니었다. 나도 초등학생 때야 '~떴다!'란 말을 들었지 요즘 애들은 안 쓰지 않나. 쓰는 언어에서 세대 차이를 느낀 거 같다"고 얘기했다.





◆ "바른 이미지 깨고 싶다, 스트레스 있어도 재밌어"






윤두준은 실제로 정석 역 처럼 전환점을 맞이한 순간이 있었을까. 그는 바로 그룹 비스트의 데뷔 곡 'Mystery(미스테리)'를 언급했다. 윤두준은 "당시 1집이었고 그룹 엠블랙과 라이벌 구도였다. 신인이고 유명하지도 않고 팬 분들도 많이 없었다. 보통 그 당시엔 앨범을 한 장 냈을 때 결정됐다. 회사도 그렇고 우리도 거의 끝났다고 생각했다. 사실 데뷔한 지 얼마 안됐었는데도 말이다. 괜히 주변 시선에도 그렇게 느껴졌고 'Mystery'로 활동할 땐 노래도 싫었다"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그런데 갑자기 함성 소리가 커지기 시작했다. 그때 그런 함성 소리를 처음 느꼈고 아직까지도 잊을 수 없는 순간이 됐다"라고 전했다.

과거 '연기돌'이란 수식어가 있었지만, 지금은 많이 사라진 상태다. 다수 드라마에선 아이돌 활동을 활발히 하는 배우들이 주연으로 자리잡고 있다. 윤두준도 배우로서 확실하게 자리잡았다. 여러 작품에서 주연 배우로 나서서 극을 이끌어가기 때문이다. 그는 "예전엔 우려의 시선이 많았는데 지금은 완벽하게 준비해서 나오다 보니 그 인물로 봐주는 거 같다"라며 "(아이돌 출신 배우들이) 지금은 배우로서 완전히 자리 잡은 모습을 보면 용기를 얻는다. 나도 열심히 하고 응원하는 마음이 아이돌 출신의 배우라는 게 요즘은 많이 없어졌지만 어려움도 알고 있으니까 공감한다"라고 얘기했다.

배우로서의 욕심은 어느 정도냐고 묻자, 윤두준은 "난 정말 무궁무진하다. 힘이 닿는 곳 까지 해보고 싶다. 어느 하나를 포기할 수 없다. 하이라이트도 너무 소중하고 드라마나 스크린에 나오는 모습도 소중하다"라고 일에 대한 애정을 표했다.

언제나 바른 이미지를 보여줬던 윤두준은 이번에 조금씩 깨기 시작했다. 이와 관련된 질문을 하자, 그는 "나도 이미지를 깨고 싶다. 이번에도 촬영하면서 (정석 역) 캐릭터 표현이 나의 한계였던 거 같다. 앞으로 개봉하는 영화가 정말 정반대 캐릭터다. 정말 스트레스더라. 재미는 있지만 걱정도 많다"라고 색다른 모습을 예고했다.

안윤지 기자 zizirong@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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