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에 이런 타자가'... 22G 연속 출루, 이용규 소환하는 악바리가 있다

심혜진 기자 / 입력 : 2022.06.24 13:05 / 조회 : 4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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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황성빈이 득점 후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에 '악바리'가 있다. 황성빈(25)이 그 주인공이다. 그가 제2의 이용규가 될 가능성이 싹트고 있다.

롯데는 23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경기서 4-7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롯데는 루징시리즈를 기록, 30승2무36패 승률 0.455로 8위를 유지했다.

비록 경기는 패했지만 황성빈의 활약이 돋보였다. 비가 오락가락하는 날씨 속에서도 좋은 집중력을 보였다. 2번 중견수로 출장해 4타수 3안타 1득점 1도루로 활약했다. 공수주 모두 좋았다.

황성빈은 1회초 무사 1루서 KIA 선발 양현종의 허를 찌르는 기습 번트를 대 안타를 만들어냈다. 아쉽게도 전준우의 병살타 때 2루에서 아웃됐다. 하지만 두 번째 타석에서 날아다녔다. 선취점의 발판을 마련했다. 0-0으로 맞선 4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황성빈은 좌전 안타를 때려냈다. 이대호가 2루 땅볼을 칠 때 2루로 진루한 황성빈은 전준우 타석에서 3루를 훔쳤다. 외야로 타구를 보내면 득점을 만들 수 있는 유리한 상황을 만든 셈이다. 양현종을 압박하는 결과가 됐다. 전준우의 적시 2루타가 나왔고, 황성빈은 손쉽게 홈을 밟았다.

5회에서도 발이 빛났다. 팀이 3-0으로 앞선 5회초 1사 2루서 또 한 번 양현종을 상대로 좌전 안타를 뽑아냈다. 다음 이대호가 유격수 땅볼을 쳤는데, 황성빈이 빠른 스타트를 끊어 병살타를 막아냈다. 그리고 작은 틈도 놓치지 않았다. 유격수가 이대호를 처리하는 사이 황성빈은 3루까지 쇄도해 들어갔다. 쉴 틈없이 달린 황성빈이었다.

수비도 좋았다. 4회말 선두타자로 나온 박찬호의 타구를 다이빙캐치로 잡아내며 공수주가 완벽한 한 판을 보여줬다.

황성빈은 2020년 2차 5라운드 44순위로 롯데의 지명을 받았다. 마무리로 나서고 있는 최준용과 입단 동기이기도 하다. 하지만 최준용과 달리 1군 데뷔가 늦었다. 군복무 때문이다. 입단하자마자 현역으로 입대해 군복무를 마쳤고, 지난해 10월 전역해 팀에 돌아왔다. 2군에서 14경기 타율 0.265 1타점 6도루를 기록했다. 빠른 발의 장점을 살리면서 기회를 창출했고, 육성선수 신분이었지만 5월 첫 날 정식선수로 전환돼 1군에 올라왔다.

첫 1군 무대이기 때문에 실수는 나오기 마련. 그래도 근성있는 모습으로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 2군으로 내려가지 않고 계속 1군에 머물고 있다. 롯데가 찾던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광주 3연전 활약 결과 황성빈은 지난달 22일 잠실 두산전부터 22연속경기 출루를 기록 중이다. 안타를 치지 못하면 꼭 볼넷 하나씩을 골라 1루를 밟았다.

이렇게 근성있는 플레이를 보여주는 황성빈의 모습에 이용규(37·키움)가 떠오른다. 타석에서 방망이를 짧게 쥐고 쏘는 강렬한 눈빛이 비슷하다. 몸을 사리지 않는 악바리 정신, 출루 본능을 따라가려 한다. 황성빈의 헬멧 안에는 그의 다짐을 엿볼 수 있었다. '나는 내가 생각한 것보다 엄청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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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성빈이 헬멧 안에 자기 다짐을 적었다./사진=심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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