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타보다 아쉬웠던 '그 수비', 115억 '캡틴' 끝내 고개 숙였다

인천=양정웅 기자 / 입력 : 2022.06.23 04:03 / 조회 :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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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후 인천 미추홀구 SSG랜더스필드에서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연장 10회말 두산 좌익수 김재환이 SSG 선두타자 박성한의 타구를 놓치고 있다. /사진=OSEN
순간적인 판단 하나가 결국 승부에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두산 베어스의 주장 김재환(34)이 마지막 순간 아쉬운 수비를 보여주며 팀을 패배로 몰아넣었다.

김재환은 22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원정경기에서 두산의 4번 타자 겸 좌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최근 김재환은 통증을 안고 경기에 뛰고 있다. 경기 전 김태형 두산 감독은 "김재환은 무릎이 좋지 않은 상황이다"고 전했다. 우익수 김인태마저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하자 두산은 2군에서 외야수 양찬열을 수혈하며 공백을 최소화하고자 했다.

그러나 김재환이 지명타자로 나서기도 힘든 현재 두산의 상황이다. 중심타선을 지키고 있는 양석환과 호세 페르난데스가 모두 1루수로 포지션이 겹치기 때문에 두 선수 중 한 명이 지명타자 역할을 맡아야 한다. 이 때문에 김재환은 계속 외야 글러브를 껴야 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김재환은 21일 경기에서 3회 리드를 잡는 역전 3점 홈런을 터트리며 좋은 모습을 보였다. 김태형 감독도 "그 홈런이 컸다. 아니었으면 분위기를 넘겨줄 수도 있었다"며 칭찬을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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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환. /사진=두산 베어스
이에 김재환은 22일에도 4번 타자 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하루 만에 그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계속된 득점권 기회에서 번번이 범타로 물러나며 좀처럼 팀에 기여하지 못했다.

1회 초 1사 1, 2루에 기회에 등장한 김재환은 SSG 선발 오원석에게 3구 삼진으로 허무하게 물러났다. 이어 3회 2사 2루에서도 유격수 쪽 빗맞은 뜬공을 기록하며 점수를 올리지 못했다. 6회에는 선두타자로 나와 3루수 땅볼을 치며 아웃됐다.

팀이 3-3 동점을 만든 7회 말에는 2사 1, 2루에서 잘 맞은 타구를 날렸으나 중견수 최지훈의 호수비에 가로막히며 돌아서고 말았다. 9회에도 1사 1루 상황을 맞이했으나 좌익수 파울 플라이로 맥없이 물러났다.

이렇듯 5타석에서 홀로 잔루 6개를 적립한 김재환이었지만 결정적으로 패배에 관여한 장면은 따로 있었다. 연장 10회 초, 두산 마무리 홍건희는 선두타자 박성한에게 좌익수 쪽 날카로운 타구를 맞았다.

잡을 수도 있을 것 같았지만 김재환은 이 타구를 쫓아가지 못했다. 공은 그의 글러브 위를 지나 뒤로 굴러갔고, 그 사이 박성한은 2루까지 진루했다. 김재환은 그대로 고개를 숙이며 아쉬움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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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김재환이 22일 인천 SSG전에서 연장 10회 초 선두타자 박성한의 타구를 잡지 못하자 좌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SPOTV 중계화면 갈무리
물론 이 타구는 김재환이 잡기 쉬운 타구는 아니었다. 하지만 타구 판단이 빨랐다면 캐치가 가능한 공이었다. 선수 시절 김재환과 한솥밥을 먹었던 권혁 SPOTV 해설위원도 이 장면을 보며 "김재환의 수비 능력을 감안했을 때도 충분히 처리 가능한 공이었다"며 "순간적으로 타구 판단을 잘못했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닝 시작부터 득점권 주자가 나가자 SSG는 외국인 타자 케빈 크론을 '번트용 대타' 김재현으로 교체하는 강수까지 두며 진루에 성공했다. 그러자 두산 역시 만루 작전으로 맞불을 놓았다. 결국 승부는 9번 김성현이 우익수 쪽 희생플라이를 기록하며 SSG의 6-5 승리로 끝이 났다.

올 시즌을 앞두고 두산과 4년 115억 원이라는 대형 계약을 맺은 김재환은 많은 기대를 안고 올 시즌에 나섰다. 그러나 5월 중순 한때 1할대 타율까지 추락하는 등 부진을 겪었다. 조금씩 타격감을 끌어올리고는 있지만 0.230의 타율(22일 기준)은 김재환에게 어울리는 기록은 절대 아니다. 여기에 수비에서의 안 좋은 모습까지 겹치면서 22일 밤은 김재환에겐 최악의 시간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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