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홈런 페이스' 이정후, 단 4명뿐인 '非홈런왕' MVP 보인다

김동윤 기자 / 입력 : 2022.06.23 05:59 / 조회 :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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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이정후./사진=뉴스1
더 발전할 것이 없어 보였던 이정후(24·키움 히어로즈)가 완전체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이정후는 22일 대구 삼성전에서 3번 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장해 5타수 3안타(1홈런) 3타점으로 키움의 6-0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의 결승타는 이정후가 1회말 1사 2루에서 삼성 선발 백정현에게 뽑아낸 우월 투런포였다. 몸쪽으로 들어오는 백정현의 시속 136km 직구를 벼락같이 받아쳤고 타구는 우측 담장을 넘었다. 비거리 115m의 시즌 12호포. 이후 3회 빠른 발로 빗맞은 타구를 내야 안타로 연결했고 7회 2사 1루에서는 좌측 펜스를 맞히는 대형 1타점 적시 2루타로 팀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이로써 이정후의 시즌 성적은 67경기 타율 0.346, 12홈런 49타점 2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980이 됐다.

이정후는 데뷔 5년 만에 신인왕(2017년), 외야수 골든글러브(2018~2021년), 타격왕(2021년) 등 개인이 받을 수 있는 상의 대부분을 챙겼다. 하지만 MVP만큼은 쉽지 않았다. 40주년을 맞이한 KBO리그 MVP 투표에서 대대로 홈런왕이 유리한 고지를 점해왔기 때문이다. 41번 중 24번이 야수의 몫이었고 그 중 홈런왕이 20번이었다. 홈런왕이 아님에도 MVP를 수상한 야수는 1987년 장효조(삼성), 1994년 이종범(해태), 2014년 서건창(넥센), 2015년 에릭 테임즈(NC) 등 단 4명뿐이다.

여기서 테임즈는 해당 시즌 홈런 부문 리그 3위였지만, 47개를 쏘아 올려 사실상 홈런왕에 준하는 활약을 보였다고 봐야 한다. 그렇게 되면 전통적인 슬러거가 아님에도 MVP를 수상한 선수는 3명이다. 이들 3명은 홈런이 부족했을지언정 압도적인 무언가가 있었다. 고(故) 장효조는 2위(타율 0.344의 이만수)와 현격한 차이를 보였던 타격왕(0.381)이었고 이종범은 4할에 육박하는 타율(0.393)과 한 시즌 최다 도루(84개), 서건창은 한 시즌 최다 안타(201안타)를 기록한 선수였다.

아직 이정후에게 그들처럼 압도적인 무언가는 보이지 않는다. 홈런 페이스는 확실히 눈에 띈다. 그동안 이정후는 한 달 5개 이상의 홈런을 뽑아낸 적이 없다. 하지만 이번 6월은 아직 한 달이 다 지나지 않았음에도 벌써 6개를 기록 중이다. 시즌 전체적으로 보면 25홈런 페이스다.

기본적으로 공·수·주에서 뛰어났던 타자가 장타마저 장착하니 생산력과 팀 기여도에서 외국인 선수마저 압도하고 있다. 22일 경기 종료 시점에서 이정후는 야구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 기준으로 wRC+(조정 득점 생산력) 182.6,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기여도) 4.32로 해당 부문 1위를 마크하고 있다. WAR만 보면 2위 소크라테스 브리토(KIA)의 3.89, 3위 호세 피렐라(삼성)의 3.65를 앞선다.

클래식 지표 역시 안타 2위(89개), 홈런 공동 3위(12개), 타점 5위(49점), 타율 3위(0.346), 출루율 2위(0.424), 장타율 4위(0.556), 득점권 타율 3위(0.393) 등으로 다수 부문에서 고르게 상위권에 자리 잡고 있다. 홈런왕은 올해도 쉽지 않지만, 매년 발전하는 올라운드 플레이어로서의 모습도 충분히 매력적이다.

현재 키움은 시즌 전 전문가들의 저평가를 비웃듯 1위에 2.5경기 차 2위다. 그 중심에는 공·수의 핵심 이정후가 있다. 만약 그가 지금 페이스를 유지하며 키움을 창단 첫 정규시즌 1위로 이끈다면 역대 5번째 '非홈런왕' MVP도 더 이상 꿈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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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이정후가 22일 대구 삼성전 1회초, 백정현을 상대로 투런포를 쏘아 올리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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