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첫 천만 '범죄도시2' 2월에 개봉할 뻔..막전막후 뒷이야기

[전형화의 비하인드 연예스토리]

전형화 기자 / 입력 : 2022.06.13 09:12 / 조회 : 16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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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동석 주연 영화 '범죄도시2'(감독 이상용)가 지난 11일 코로나19 펜데믹 이후 첫 천만영화로 등극했다. '기생충'(2019) 이후 3년만에 탄생한 천만영화다. 역대 28번째 천만영화며, 한국영화로는 20번째다. 개봉 25일만에 거둔 성과다.

'범죄도시2' 천만은 영화의 만듦새와 개봉시기, 배우들의 매력 등이 골고루 어우러져 이룬 결과다. 영화 만듦새와 배우들의 매력이야, 많은 관객들이 이미 평가했으니 개봉시기에 대해 뒷이야기를 풀어본다.

사실 '범죄도시2'는 올해 2월에 개봉할 계획이었다. 제작사 BA엔터테인먼트와 투자배급사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말 코로나19 팬데믹에도 좋은 영화는 관객이 볼 것이란 믿음에, 올 2월 개봉을 놓고 차근차근 준비 중이었다. 당시는 마블영화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연일 흥행 기록을 세우던 시기였다. 관객이 다시 극장에 돌아올 것이란 믿음이 한국영화인들 사이에 퍼지던 시기기도 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돼 극장 영업이 오후10시까지로 제한되자 이 같은 계획에 급제동이 걸렸다.

'범죄도시2' 측은 이런 기조가 얼마나 지속될지 모르는 만큼, 개봉 시기를 옮기자는 데 합의하고 올해 5월을 마지노선으로 정했다. 올여름 시장에는 제작비 200억원이 훌쩍 넘는 한국영화 대작들이 개봉한다는 이야기들과 6월에는 칸국제영화제 초청이 될 만한 영화들이 개봉한다는 이야기들이 영화계에 알음알음 퍼진 상태였던 탓.

그러니 '범죄도시2' 측은 정통적인 극장 비수기인 3~4월을 피하고 5월에 개봉한다는 밑그림을 그렸다. 대신 마블영화 '닥터 스트레인지:대혼돈의 멀티버스'가 5월초 개봉하니 차이를 벌려 개봉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어린이날 등 호재가 있긴 하지만 '닥터 스트레인지:대혼돈의 멀티버스'와 맞붙는 건 피한 것이다. '범죄도시2'는 OTT서비스에서 유혹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극장에서 개봉한다는 대원칙이 흔들린 적은 없다.

거기에 영화진흥위원회의 개봉 지원금이 한 몫 했다. 영진위는 지난 3월부터 코로나19 여파로 개봉을 꺼리는 한국영화 개봉을 지원하기 위한 특별기획전을 실시했다.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뜨거운 피' 등이 각각 10억원 가량의 지원 혜택을 받고 3월에 개봉했다. 4월에는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가 개봉 지원 혜택을 받았다.

5월에는 일정 규모 이상의 한국영화 중 개봉을 하려는 영화가 '범죄도시2' 밖에 없기에 15억원 가량의 개봉 지원을 받았다.

이 같은 지원으로 '범죄도시2'는 극장에서 개봉할 용기를 얻었다. '범죄도시2' 순제작비는 105억원 가량. P&A비용을 포함하면 총제작비가 130억원 가량 투입됐다. '범죄도시2' 측은 영진위 개봉 지원금과 해외 선판매, VOD 예상 수입 등을 보수적으로 고려하면 극장 손익분기점을 약 150만명 가량으로 추정했다.

블라인드 시사 평점이 '극한직업'에 이어 역대 2위로 꼽힐 만큼 좋기는 했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누구도 한국영화가 극장에서 얼마나 많은 관객을 동원할 수 있을지 예측할 수 없었던 터. '범죄도시2' 제작진은 최소한 손익분기점인 150만명은 극장에서 넘을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와 그게 어렵더라도 '범죄도시' 1편이 워낙 VOD서비스에서 성공했기에 2편도 1편 만큼은 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 5월18일 개봉을 결정했다. 5월18일로 개봉일을 정한데는 5월10일 대통령 취임식을 피하자는 내부 의견도 일조했다. 대통령 취임식에 많은 사람들이 몰리고 사람들의 시선이 쏠릴 수 있으니, 대통령 취임식 날짜와 거리를 두고 개봉하자는 의견이 포함됐다.

'범죄도시2' 장기 흥행에는 당초 5월25일 개봉할 계획이었던 톰 크루즈 주연 영화 '탑건:매버릭' 이 6월22일로 개봉한 것도 큰 몫을 차지했다. '탑건:매버릭'을 배급대행하는 롯데엔터테인먼트는 톰 크루즈 내한 이슈에 '쥬라기 월드:도미니언'이 개봉을 6월1일로 앞당기려 한다는 이슈가 더해져 있었던 상황. 롯데엔터테인먼트는 이에 대승 차원에서 '탑건:매버릭' 개봉일을 옮긴다는 결정을 내렸다.

롯데엔터테인먼트의 이 같은 결정 덕에, '범죄도시2'는 '쥬라기 월드:도미니언'이 개봉하기 전까지 5월 극장가를 적수 없이 질주 할 수 있었다. 4월25일부터 극장 내 음식물 취식이 가능해져 많은 관객이 극장으로 돌아올 수 있게 된 것도 큰 역할을 했다. 그야말로 '범죄도시2' 흥행 성공은 영진위와 다른 배급사 등 한국영화계가 힘을 모았기에 가능한 일이었던 셈이다.

'범죄도시2'는 제작부터 개봉까지 산 넘너 산이었다. 제작진은 2020년 초 '범죄도시2'를 베트남에서 촬영하려 현지를 찾았으나 코로나19 상황이 악화돼 베트남이 곧 문을 잠근다는 연락을 받았다. 제작진은 곧 격리될 수 있다는 영사관의 연락에 부랴부랴 철수했다. 이후 코로나19 상황이 호전되면 베트남에서 촬영을 시작하려 했으나 상황은 좀처럼 좋아지지 않았다.

이에 제작진과 이상용 감독 등은 머리를 맞대고 방법을 모색한 끝에 베트남에서 촬영을 하지 않고 한국에서 촬영을 해도 베트남처럼 보일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지난해 코로나19 상황이 조금 호전 됐을 때 이상용 감독과 촬영감독 등 일부 스태프만 베트남을 찾아 현지 풍경을 담은 소스 촬영만 하고 돌아왔다. 그리고 영화 속 베트남에서 배우가 등장하는 모든 장면은 한국에서 촬영했다. 세트를 만들고 베트남 분위기와 비슷한 곳들을 찾았다. 영화 초반 갈대가 우거진 곳에서 벌어지는 납치 장면은 한국에서 찍고 베트남 촬영 소스와 CG 기술로 합성했다.

이 과정에서 제작비가 10억원 이상 증가했다. 투자사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는 코로나19 상황에서 섣불리 영화에 대한 투자를 꺼리는 부분 투자사들을 설득해 추가 투자를 결정했다. 이런 도전과 용기가 얻었다면 '범죄도시2' 천만은 결코 이뤄지지 않았다.

현재 제작사와 투자사는 '범죄도시3' 촬영을 앞두고 있다. '범죄도시4'도 '범죄도시3' 촬영이 끝나면 곧 진행된다. '범죄도시2'가 개봉을 하지 않았을 때,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건 '범죄도시' 시리즈가 관객에게 꾸준히 사랑을 받을 것이란 예상과 믿음, 그리고 용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BA엔터테인먼트 장원석 대표와 에이비오 엔터테인먼트 석지우 대표는 중앙대 연극영화과 동기다. 석 대표는 에이비오 엔터테인먼트이란 이름을 A형도 B형도 AB형도 O형도, 모든 사람들이 좋아하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바람으로 지었다. 두 사람은 '유체이탈자' '범죄도시2' 등으로 계속 호흡을 맞춰오고 있다. 앞으로도 '범죄도시3'와 '범죄도시4' 등으로 계속 호흡을 맞출 전망이다.

영화계에선, 천만영화는 하늘이 내린다는 말이 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말도 있다. 여러 사람들이 힘을 모았기에 '범죄도시2'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처음으로 천만 한국영화가 될 수 있었다. 정말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전형화 기자 aoi@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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