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강수' 셋업맨의 5회 등판→빅이닝 '폭발'로 응답한 타선 [★승부처]

잠실=양정웅 기자 / 입력 : 2022.06.12 21:22 / 조회 :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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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잠실 두산전에 등판한 LG 이정용. /사진=OSEN
LG 트윈스가 필승조를 경기 중반에 투입하는 초강수를 두며 위닝시리즈를 확정지었다.

LG는 1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홈경기에서 9-6으로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부를 가져오며 LG는 두산과 주말 3연전을 2승 1패 우세를 마감했다.

이번 두산과 시리즈 중 앞선 2경기에서 LG는 불펜투수들의 난조로 어려운 경기를 했다. 11일까지 팀 구원 평균자책점 1위(3.17)를 기록 중인 LG는 9일 경기에서 10-1로 앞서던 9회 초에만 6점을 내주며 마무리 고우석까지 올려야 했다.

여기에 11일 경기에서는 6회까지 4-2 리드를 잡고 있었지만 7회와 8회 3점을 내주며 경기를 뒤집혔다. 결국 마지막 3번의 공격 기회를 살리지 못했던 LG는 4-5로 경기를 내줬다. 특히 8회 등판한 4번째 투수 이정용은 강승호에게 역전 2타점 적시타를 내주며 자신의 이름 옆에 '패'를 새겨야 했다.

최강 불펜을 두들겼다는 것에 두산은 크게 고무됐다. 경기 전 김태형 두산 감독은 "LG 불펜은 계산이 어느 정도 나오는 선수들이다. 공략하기가 쉽지 않았다"며 이들을 공략한 것이 성과라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전날의 분위기를 이어 두산은 초반부터 득점을 이어갔다. 1회 초부터 김재환과 허경민의 연속 적시타로 2점을 올린 두산은 4회까지 매 이닝 점수를 올렸다. LG도 1회 김현수의 1타점 적시타에 이어 3회 1루수 실책과 오지환의 적시타로 쫓아가기는 했으나 경기를 뒤집지 못했다.

선발 임준형이 1이닝 만에 마운드를 내려간 LG는 4회까지 3명의 불펜을 올렸으나 재미를 보지 못했다. 그러자 LG는 5회 시작과 함께 필승조 이정용을 마운드에 올렸다. 경기 전까지 홀드 7위(9홀드)에 위치하며 7회 이후에 주로 등판하던 그에게 5회 등판은 4월 3일 KIA전 이후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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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잠실 두산전에 등판한 LG 이정용. /사진=OSEN
전날 경기를 잊으려는 듯 농군패션으로 마운드에 오른 이정용은 씩씩한 투구를 펼쳤다. 양석환을 유격수 플라이로 처리한 그는 김재환을 루킹 삼진, 허경민을 2루수 땅볼로 돌려세우며 이날 경기 첫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그러자 LG 타선이 이정용의 호투에 응답했다. 5회 말 LG는 선두타자 오지환의 볼넷을 시작으로 3안타 2볼넷을 집중시키며 4득점 빅이닝을 만들었다. 활활 타오른 LG의 방망이에 두산 선발 로버트 스탁은 4⅓이닝 만에 마운드를 내려가는 굴욕을 맛봐야 했다.

6회에도 상대 세 타자를 모두 뜬공으로 잡아낸 이정용은 2이닝 1탈삼진 퍼펙트를 기록한 후 7회 마운드를 김진성에게 물려줬다. 뒤이어 등판한 정우영과 고우석이 두산의 추격을 1점으로 막아내며 LG는 위닝시리즈를 확정할 수 있었다.

경기 후 류지현 LG 감독은 "선발 임준형이 게임 전에 허리가 좀 안 좋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컨디션이 떨어져 있을 거라고 생각해 일찍 교체했고, 그래서 이정용을 3회 이후가 되면 4회든, 5회든 등판시키려고 계획했다"며 이정용을 조기 투입한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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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이정용이 12일 잠실 두산전 종료 후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경기 후 이정용은 "최근 경기력이 안 좋아서 더 잘하려고 했던 게 더 독이 됐다"며 "오늘은 어제 일을 잊어버리려고 했다"고 말했다. 5회 등판에 대해서는 "크게 생각하지 않는다. 중간투수라면 언제든지 나갈 생각을 하고 있다"며 "앞에 나가든 뒤에 나가든 크게 의미부여하진 않았다"고 밝혔다.

이날 농군패션으로 경기에 나선 이정용은 "(박)해민이 형한테 '점수를 내주면 형 바지를 빌려달라'고 말했다"며 "해민이 형 바지를 입으려고 했는데 슬라이딩 패드가 있어서 그건 못했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굳이 의미를 두고 싶지는 않고 한 번씩 기분 전환할 때 입으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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