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질 결심' 박찬욱 감독 "섹스와 폭력이 없는 어른들의 이야기"

칸(프랑스)=김미화 기자 / 입력 : 2022.05.24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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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FPBBNews=뉴스1=스타뉴스


박찬욱 감독이 '헤어질 결심'에서 폭력적인 장면이 없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다른 감독에게는 이런 질문을 안 할텐데, 왜 저에게는 폭력이 없는 이유는 묻는거가"라고 되물으며 웃었다.

24일 오전(이하 현지시각) 프랑스 칸 팔레 드 페스티발 프레스 컨퍼런스 룸에서 제75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작 '헤어질 결심'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연출을 맡은 박찬욱 감독과 주연 배우 탕웨이, 박해일이 참석했다.


'헤어질 결심'은 산에서 벌어진 변사 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 해준(박해일)이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를 만나고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끼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박찬욱 감독은 "저는 생활이나 삶에 어떤 부분을 소재로 사용하는 그런 타입의 감독이 아니다. 제가 생각하는 그런 것이 이 영화 속에 얼마나 담겨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 영화는 다양한 사랑의 관계 중에서도 가장 인간이, 인간이란 종족이 무엇인지를 잘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박 감독은 "형사와 용의자가 맺는 관계 속에서 발생하는 미묘한 감정의 선, 예컨대 같이 밥을 먹는 거라든가 치약을 짜주는 거라든가, 여자의 일상 생활을 지켜보는 것이라든가 경찰로서 해야 할 일이지만 서래에게는 믿음직한 남자나 사랑으로도 다가올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이 이 영화의 가장 중요한 특징이라고 생각한다. 위험하리만큼 속마음을 드러내기도 하고 주고 받는 대화 같은 것들 그 안에 핵심이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박찬욱 감독은 영화에 폭력적인 장면이 없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묻는 질문에 "다른 감독이 이런 작품을 만들었으면 이런 질문을 받지 않았을 건데 저에게 왜 그러는 건가. 왜 폭력이 없냐고 물어보는 건지"라고 웃으며 "제가 어제도 여러나라 배급사들을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헤어질 결심'이 박찬욱 영화의 새로운 진화를 보여줄 것이라고 홍보할 거라 하더라. 그래서 제가 그건 좀 위험하다고 했다. 누드나 섹스가 없는 게 발전이라기보단 그냥 이 영화에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폭력이나 섹스가 없는 어른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싶었다"라고 전했다.

한편 '헤어질 결심'은 오는 6월 29일 국내 개봉 예정이다.

김미화 기자 letme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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