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웃음까지 짓던 SON, 집념으로 올라선 EPL 득점왕

김명석 기자 / 입력 : 2022.05.23 03:31 / 조회 : 3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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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손흥민이 23일 노리치 시티전에서 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손흥민(30·토트넘)이 아시아 선수 최초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이라는 새 역사를 썼다. 스스로 헛웃음을 지을 정도로 유독 풀리지 않던 경기. 그러나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손흥민의 집념은 끝내 역사에 남을 대기록으로 이어졌다.

무대는 23일 오전 0시(한국시간) 영국 노리치 캐로 로드에서 열린 2021~2022 EPL 38라운드 최종전 노리치 시티 원정경기였다. 토트넘 입장에선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이 걸린 경기이자, 손흥민에겐 득점왕 타이틀에 도전하는 무대였다.

리그 21골을 기록 중이던 손흥민과 득점 선두 모하메드 살라(리버풀)와 격차는 단 1골 차. 마침 살라는 같은 시각 열린 울버햄튼과의 홈경기 선발 명단에서 제외됐다. 손흥민에겐 절호의 기회였다.

그러나 좀처럼 경기가 풀리지 않았다. 전반전 슈팅 수는 단 1개, 이마저도 빗맞은 슈팅이 전부였다. 측면과 전방을 오가며 호시탐탐 공격 기회를 노리긴 했지만 좀처럼 결정적인 기회가 찾아오지 않았다. 전반만 하더라도 득점왕 등극이 쉽지만은 않아 보였다.

후반 들어서야 조금씩 기회가 찾아왔다. 하지만 이번엔 번번이 팀 크룰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해리 케인의 패스를 받아 찬 왼발 슈팅도, 케인의 크로스를 문전에서 찬 슈팅도 모두 골키퍼를 뚫지 못했다. 수비 뒷공간을 파고든 뒤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에서 찬 슈팅마저도 또다시 '슈퍼세이브'에 막히자 손흥민도 참 풀리지 않는다는 듯 헛웃음을 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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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손흥민이 23일 노리치 시티전에서 득점에 실패한 뒤 헛웃음을 짓고 있다. /AFPBBNews=뉴스1
그러나 손흥민은 연이은 실패에도 포기하지 않았다. 마침 3골 차로 벌어지면서 팀 동료들의 적극적인 지원이 더해졌다. 그리고 후반 25분 마침내 결실을 맺었다. 케인의 패스를 받은 루카스 모우라가 절묘한 원터치 패스로 손흥민에게 연결했다. 이번만큼은 손흥민도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오른발로 낮게 깔아 찬 슈팅으로 비로소 골망을 흔들었다.

한번 골맛을 본 손흥민의 기세는 쉽게 꺾이지 않았다. 후반 30분, 페널티아크 왼쪽에서 공을 잡은 그는 오른발로 감아 찬 슈팅으로 노리치 골망을 한번 더 세차게 흔들었다. 손흥민 특유의 슈팅력이 빛난 장면이었다. 잇따라 리그 22, 23번째 골을 터뜨리며 EPL 득점왕을 눈앞에 두자 팀 동료들의 축하가 쏟아졌다.

다만 같은 시각 살라도 울버햄튼을 상대로 23번째 골을 터뜨리고 경기를 마치면서 손흥민이 단독으로 득점왕 타이틀을 거머쥐지는 못했다. 대신 손흥민은 살라와 함께 공동으로 EPL 득점왕에 오르며 화려하게 시즌을 마감했다.

손흥민은 "좋은 기회들을 놓쳐서 좌절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꼭 골을 넣고 싶었다. 모두가 도와준 덕분에 오랫동안 꿈꿔왔던 득점왕에 올랐다. 정말 믿을 수가 없는 하루"라며 벅찬 소감을 밝혔다.

안토니오 콘테(53·이탈리아) 감독도 애제자 손흥민의 득점왕 등극을 축하했다. 그는 "오늘 우리의 목표는 챔피언스리그 진출, 그리고 손흥민의 득점왕 등극이었다"며 "손흥민 입장에서도 부담감이 컸을 텐데 잘 견뎌냈다. 모든 목표를 이뤄낸 만큼 무척 행복하다"고 웃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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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의 2021~2022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골든부츠) 수상을 축하한 토트넘 구단. /사진=토트넘 SNS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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