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향해 쏟아진 서울 팬들의 '야유'... 두 번 고개 숙인 김영광 [★현장]

서울월드컵경기장=김명석 기자 / 입력 : 2022.05.21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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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FC 김영광.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성남FC가 FC서울 원정길에서 귀중한 승전고를 울렸다. 선제골 이후 퇴장으로 수적 열세에 몰린 가운데 버티고, 또 버텨낸 끝에 거둔 1-0 승리였다. 그러나 경기 종료 후 서울 팬들의 야유를 받은 건 패배한 서울이 아닌 원정팀 성남 선수들이었다. 베테랑 김영광은 특히 두 번이나 서울 서포터스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무대는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성남과 서울의 하나원큐 K리그1 2022 14라운드였다. 6경기 연속 무승의 늪에 빠진 성남은 뮬리치와 팔라시오스 등 외국인 선수들을 모두 엔트리에서 제외하고 경기에 나섰다. 김남일 감독은 경기 전부터 일찌감치 "승점 1점이 목표"라며 수비 지향적인 축구를 예고했다.


실제 성남은 두텁게 수비벽을 쌓고 버티기에 나섰다. 서울의 볼 점유율이 전반전 내내 70% 이상을 유지했을 정도였다. 그런데 오히려 선제골은 성남에서 나왔다. 전반 22분 스로인 상황에서 구본철이 '일격'을 가했다. 그러나 선제골 직후 변수가 발생했다. 권완규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을 당하면서 성남이 수적 열세에 몰렸다.

이후 남은 70여 분의 경기는 서울의 '파상 공세' 속 성남이 버티고 또 버티는 양상으로 전개됐다. 그러나 서울의 슈팅은 번번이 골키퍼 선방에 막히거나 골문을 아쉽게 외면했다. 서울 입장에선 속절없이 흐르는 시간 속에 속만 타들어가는 상황이 이어졌다.

특히 시간을 지연하려는 듯한 성남 선수들의 행동 하나하나는 서울 팬들 입장에선 그야말로 눈엣가시였다. 쓰러진 채 고통을 호소하다 들것이 가까이 다가오자 일어서거나, 가까운 공 대신 멀리 있는 공으로 골킥을 처리하려는 듯한 행동들엔 거센 야유가 쏟아졌다. 실제 골키퍼 김영광은 시간 지연을 이유로 옐로카드를 받기도 했다.


주심의 종료 휘슬이 울리자 성남 대부분의 선수들은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1명이 부족한 가운데 그야말로 사력을 다해 뛰었다는 의미였다. 그러나 이후 상대팀인 서울 서포터스에게 인사를 하기 위해 성남 선수들이 도열한 상황에선 야유가 울려 퍼졌다. 경기가 모두 끝난 뒤엔 상대팀 선수들에게 야유 대신 박수를 보내는 게 일반적이지만, 이날만큼은 거듭됐던 시간 지연 행동 등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더 컸다.

베테랑 김영광은 성남 선수단 인사 후 홀로 상대 서포터스 쪽으로 향해 더 다가가 다시 한번 90도 이상 허리를 숙여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서울 팬들의 야유는 쉽게 잦아들지 않았다. 서울 팬들 입장에선 그만큼 분노가 컸다는 의미다. 경기 후 김남일 감독은 "마지막까지 피가 말리는 경기였다. 간절함의 승리이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선수들이 버틸 수 있었던 힘은 성남을 위해 응원해주신 팬들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선수들한테도, 팬들한테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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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전에서 승리한 뒤 기뻐하고 있는 성남FC 김영광(왼쪽)과 김남일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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