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 서포터스 향해 '도발'... 성남 구본철 세리머니, 왜? [★상암]

서울월드컵경기장=김명석 기자 / 입력 : 2022.05.21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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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FC 구본철(왼쪽 2번째)이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전에서 득점에 성공한 뒤 서울 서포터스를 향해 도발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구)본철이한테 기대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전을 앞둔 김남일 성남FC 감독은 이날 기대되는 선수로 구본철(23)을 콕 집었다. 많은 경기에 나서진 못하고 있지만, 지난 수원FC전에서 골을 기록하면서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김 감독은 "2경기를 치렀지만 지난 경기에서 골까지 터뜨렸다. 기대 이상으로 잘해주고 있다. 기대하는 부분이 있다"며 구본철의 활약을 기대했다.


김 감독의 기대에 구본철은 '골'로 답했다. 그는 팽팽한 0의 균형이 이어지던 전반 22분, 스로인 상황에서 이종호가 골라인 근처에서 공을 받자 문전으로 쇄도했다. 이후 이종호가 문전으로 내준 공을 골문으로 차 넣었다. 지난 수원FC전에 이어 2경기 연속골. 2020년 프로 데뷔 후 지난 시즌 인천유나이티드에서 넣은 한 시즌 개인 최다골 기록을 이번 시즌 3경기 출전만에 세웠다.

김 감독의 기대에 부응한 '골'보다 더 눈에 띈 건 따로 있었다. 골을 넣은 직후 서울 서포터스를 향해 대놓고 펼친 '도발 세리머니'였다. 그는 서울 서포터스 바로 앞에 서서 양 검지 손가락으로 두 귀를 막으며 '안 들린다'는 의미의 제스처를 취하더니, 손가락을 입술에 가져다 대고 '조용히 하라'는 제스처를 이어갔다.

그를 향한 서울 서포터스의 거센 야유, 이에 굴하지 않고 도발 세리머니를 유지하는 흔치 않은 광경이 이어졌다. 상대 서포터스를 향한 직접적인 도발 세리머니가 흔치 않은 데다, 그동안 서울과 특별한 악연이 있던 선수가 아니라는 점에서 더욱 눈에 띄는 순간이었다. 동작을 통해 서포터스의 야유 등에 대한 구본철의 답이었을 것이란 짐작 정도만이 가능했다.


경기가 모두 끝난 뒤에야 구본철이 당시 상황을 정리했다. 그는 "원래 그런 세리머니를 할 생각은 없었다"면서 "코너킥 상황이 있었는데, 서울 일부 팬분들께서 계속 욕을 하시더라. 그땐 '엄지 척' 하나 날리고 그냥 지나갔는데, 나중에 골을 넣은 뒤 갑자기 그 상황이 생각나서 그런 세리머니를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선제골을 넣은 뒤 구본철은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로 나서 서울 선수들과 치열하게 맞섰다. 권완규의 퇴장으로 수적 열세에 몰린 터라 구본철도 공격보단 수비에 더 치중했다. 전반 44분 옐로카드를 받는 과정에선 서울 서포터스의 거센 야유를 받기도 했다. 후반엔 역습 상황에서 결정적인 패스로 이재원의 쐐기골을 도울 뻔했는데, 이재원의 슈팅이 크로스바에 맞으면서 멀티 공격 포인트와는 인연이 닿지 않았다.

그래도 성남은 구본철이 넣은 1골을 끝까지 지켜내며 결국 1-0으로 승리했다. 지난 4월 3일 수원FC전 이후 7경기 만이자 시즌 두 번째 승리다. 버티고 또 버틴 성남 선수들은 종료 휘슬과 함께 모두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김남일 감독은 "마지막까지 피가 말리는 경기였다. 간절함의 승리이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구본철은 체력이 걱정이 됐는데 마지막까지 정말 열심히 뛰어준 것 같다. 기대했던 부분들이 충분히 나왔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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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FC 구본철(오른쪽)이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전에서 슈팅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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