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SSG의 좌익수 앞 병살, 선수들 직접 털어놓은 그날 밤 상황

양정웅 기자 / 입력 : 2022.05.20 12:06 / 조회 :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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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두산 베어스와 SSG 랜더스의 경기가 열렸다. 연장 11회말 1사 만루 두산 조수행의 좌익수앞 땅볼 때 두산 2루 주자 정수빈(오른쪽)이 SSG 유격수 박성한에게 태그아웃되고 있다. /사진=OSEN
SSG 랜더스가 쉽게 보기 힘든 '좌익수 앞 병살'이라는 역대급 플레이를 앞세워 팀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어떻게 이런 상황을 만들었는지 당사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SSG는 1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원정경기에서 연장 12회 승부 끝에 5-2 승리를 거뒀다.

문제의 장면은 이날 11회 말에 나왔다. SSG는 김재호(37)와 정수빈(32)의 연속안타와 희생번트로 1사 2, 3루를 허용했다. 그러자 안재석(20)을 고의4구로 거르며 만루 작전을 펼쳤다.

다음 타자 조수행(29)의 타구는 왼쪽으로 날카롭게 날아갔다. 좌익수 오태곤(31)이 몸을 날렸지만 바운드로 글러브에 들어갔고, 3루 주자 김재호가 홈을 밟으며 경기가 이대로 끝나는 듯했다. 그러나 2루 주자 정수빈과 1루 주자 안재석이 출발을 하지 않았다. 그 사이 내야로 릴레이 된 공을 받은 유격수 박성한(24)이 정수빈을 태그한 후 2루 베이스를 밟아 아웃카운트 2개를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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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두산 베어스와 SSG 랜더스의 경기가 열렸다. 연장 11회말 1사 만루 두산 조수행의 타구를 좌익수 오태곤(아래)이 몸을 날려 잡고 있다. /사진=OSEN
만루 상황에서 타구가 바운드로 잡혔기 때문에 포스 플레이, 즉 모든 주자들이 앞선 베이스로 향해야 했다. 하지만 김재호를 제외한 주자들은 심판의 콜을 보고도 뛰지 않았고, 결국 허무하게 아웃되고 말았다.

그렇다면 이런 플레이를 만들어 낸 당사자인 SSG 선수들은 어떤 생각으로 판단을 했을까. 경기 직후 박성한은 "좌익수 송구를 받은 후 상황을 한번 훑어봤다. 주자들이 다음 베이스로 진루하지 않아 '이건 더블플레이가 되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순간적으로 (포스아웃 상황이라는 게) 생각나서 확신을 가지고 했다"는 말도 이어갔다.

옆에서 사인을 전달해줬던 3루수 최정(35) 역시 "주자가 플레이를 끝까지 안 해서 정석대로 2루 주자 먼저 태그하고 베이스 밟으라고 했다"며 "다른 선수들도 다 그렇게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모든 플레이의 시작점이었던 좌익수 오태곤은 19일 경기 전 "외야가 앞에 있었으니까 빨리 (공을) 주면 확률은 낮지만 3루 주자와 승부를 보려고 했다"며 "(김)재호 형이 들어가면 경기가 끝이니까 성한이가 승부를 볼 줄 알았는데 포기하더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성한이가 주자를 태그했는데 나는 '뭐 하지?' 했다"는 오태곤은 "(한)유섬이 형이 설명해줘서 알았다"고 고백했다. "순간적으로 생각났다"는 박성한의 말에는 "그러기에는 성한이가 너무 시간을 오래 끌었다. 알았으면 내가 던졌을 때 바로 가야 하는데 망설였다"며 웃음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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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랜더스와 두산베어스의 경기에서 11회 밀 조수행이 영상 판독을 보며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뉴스1
오태곤의 이 말을 들은 박성한은 결국 진실을 털어놨다. 19일 게임이 끝난 후 그는 "솔직히 태곤이 형이 송구했을 때까지는 무슨 상황인지 아예 몰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화면상으로는 그렇게(늦게) 보이더라. 그런데 누구보다 빨랐다"며 항변 아닌 항변을 하기도 했다.

너무나도 갑작스럽게 일어난 상황에 사령탑도 어리둥절했다. 김원형(50) SSG 감독은 "3루 주자가 홈 들어오는 거 보고 끝났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뒤에서 플레이 끝까지 하라고 소리치고, 성한이가 플레이를 끝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성한이가 태그하고 밟는 걸 못 봤다. 나중에 수석코치가 와서 상황을 설명하는 순간에도 무슨 말인지 몰랐다. 어필하러 나가면서 정리됐다"며 쑥스러운 웃음을 지었다.

그러면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선수들에게 칭찬을 보냈다. 김 감독은 "다이빙캐치 하면서 숏바운드로 잡고도 태곤이가 야수에게 연결해준 게 첫 번째 시작이었다"고 말했다. "보통 같으면 플레이가 느슨해지면서 끝내기가 나왔을 상황이다"고 얘기한 그는 "거리가 짧으니 마지막까지 해보려고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렇게 기분 좋은 승리를 챙겼던 SSG는 다음날 경기에서도 9-3으로 승리, 2연승을 챙기며 위닝시리즈를 가져갔다. 어떻게 보면 '좌익수 앞 병살'이 그 시작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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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잠실 두산전 승리 후 기쁨을 나누고 있는 SSG 선수단.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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