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상황 익숙하죠" SSG, 1년 전 '유령태그' 교훈 안 잊었다

잠실=양정웅 기자 / 입력 : 2022.05.19 04:09 / 조회 :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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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두산 베어스와 SSG 랜더스의 경기가 열렸다. 연장 11회말 1사 만루 두산 조수행의 좌익수앞 땅볼 때 두산 2루 주자 정수빈(오른쪽)이 SSG 유격수 박성한에게 태그아웃되고 있다. /사진=OSEN
1년 만에 다시 찾아온 얼떨떨한 상황, 그러나 SSG 랜더스 선수들은 몸으로 얻은 교훈을 통해 끝내기 패배를 막아냈다.

SSG는 1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원정경기에서 연장 12회 승부 끝에 5-2 승리를 거뒀다. SSG는 전날 7점 차 리드를 날리고 무승부를 당한 충격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이날 경기의 가장 결정적인 장면은 11회 말에 나왔다. SSG의 4번째 투수 장지훈(24)은 등판하자마자 김재호(37)에게 중견수 앞 안타를 맞았다. 이어 정수빈(32)의 번트 타구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며 내야안타를 허용하고 말았다. 8번 허경민(32)의 희생번트로 2, 3루가 되자 SSG는 안재석(20)을 자동 고의4구로 내보냈다.

이어 등장한 1번 조수행(29)은 장지훈의 한가운데 실투를 놓치지 않고 공략, 왼쪽으로 향하는 타구를 날렸다. 좌익수 오태곤(31)이 몸을 날려 타구를 잡아내려고 했지만 바운드로 글러브에 들어갔고, 3루 주자 김재호가 홈을 밟으며 경기가 이대로 끝나는 듯했다.

그러나 심판진은 경기가 끝났다는 사인을 내지 않았다. 이에 김태형(55) 두산 감독과 김원형(50) SSG 감독이 모두 나와 어필했다. 결국 판정은 '더블아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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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랜더스와 두산베어스의 경기에서 11회 밀 조수행이 영상 판독을 보며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뉴스1
만루 상황에서 타구가 바운드로 잡혔기 때문에 포스 플레이, 즉 모든 주자들이 앞선 베이스로 향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2루 주자 정수빈과 1루 주자 안재석은 어쩐 일인지 심판이 바운드가 됐다고 선언했음에도 뛰지 않았고, 결국 각각 태그아웃과 2루 터치아웃으로 허무하게 죽고 말았다.

이 상황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SSG 선수들의 유기적인 플레이를 볼 수 있다. 좌익수가 잡은 타구가 바운드로 선언되자 커트맨으로 준비하던 3루수 최정(35)이 내야로 던지라는 신호를 온몸으로 보냈다. 덕분에 오태곤은 빠르게 내야로 송구할 수 있었다.

이어 공이 내야로 릴레이 되자 1루수 케빈 크론(29)이 2루를 보라는 신호를 보냈고, 그와 동시에 송구를 받은 유격수 박성한(24)이 2루로 질주했다. 머뭇거리던 2루 주자 정수빈을 태그한 후 2루 베이스를 밟은 박성한은 심판에게 어필하면서 깔끔한 마무리를 보여줬다.

경기 후 박성한은 "끝내기인 줄 알았는데 좌익수 송구를 받은 후 상황을 한번 훑어봤다. 주자들이 다음 베이스로 진루하지 않아 '이건 더블플레이가 되겠다' 싶어서 행동을 했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순간적으로 생각나서 확신을 가지고 했다"며 "강하게 어필했는데 내가 했던 게 맞았던 것 같다"는 말도 이어갔다.

김원형(50) SSG 감독 역시 "조원우 벤치코치와 김민재 수석코치가 플레이가 아직 안끝났고 득점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얘기했다. 벤치에서 선수들에게 끝까지 플레이할 것을 외쳤다"며 "선수들이 플레이를 끝까지 마무리 했고, 감독과 수석코치가 심판에게 어필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결국 상황 파악 후 끝까지 플레이에 최선을 다한 SSG가 판단을 제대로 하지 못한 두산을 꺾은 모양새가 됐다. 그리고 이런 장면은 SSG에는 익숙한 상황이기도 하다. 바로 1년 전 나온 이른바 '한유섬 유령태그 사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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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포수 유강남(왼쪽에서 두 번째)이 이미 아웃이 선언된 2루 주자 한유섬(오른쪽)을 태그 아웃시키려 하고 있다. 이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이용혁(오른쪽에서 두 번째) 3루심. /사진=뉴시스
지난해 5월 21일 인천 LG-SSG전, 5-5 동점이던 9회 말 1사 만루 상황에서 이재원이 LG 마무리 고우석에게 3루 쪽 땅볼을 날렸다. 타구를 잡은 3루수 문보경이 3루 베이스를 밟으면서 2루 주자 한유섬은 아웃됐다. 그런데 포수 유강남이 3루 주자 추신수 대신 이미 아웃된 한유섬을 태그하려고 했다.

2루로 돌아가는 한유섬을 유강남이 쫓아가는 사이 추신수가 홈으로 향했다. 홈 베이스 커버를 왔던 투수 고우석이 송구하라는 신호를 보냈지만 3루에 있던 손호영은 공을 던지지 않았고, 추신수가 끝까지 홈을 밟으며 결국 SSG의 끝내기 승리가 됐다.

불과 지난해 일어난 사건이기에 이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실제로 18일 경기 후 SSG 구단 관계자는 "우리는 작년에 유령태그 사건도 겪었다. 이런 이상한 상황이 익숙하다"며 "끝까지 플레이를 해야 한다는 걸 알았을 것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 번의 해프닝으로 넘어갈 수도 있었던 일, 그러나 SSG는 이를 교훈 삼아 1년 만에 다시 한번 명장면을 연출해냈다. 물 흐르듯 자연스러웠던 선수들의 판단도 결국 지난해의 사건이 약이 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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