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2시간 사인, 18초나 빨라진 비판까지...' 왜 팬서비스가 이렇게 달라졌나

김우종 기자 / 입력 : 2022.05.17 15:05 / 조회 : 1171
  • 글자크기조절
image
지난 5월 5일 잠실야구장을 찾은 야구 팬들의 모습. /사진=뉴시스
퇴근길에 팬들에게 무려 2시간 동안 사인을 해준 한 선수. 자발적으로 경기 전 단체로 프리 사인에 나선 선수들. 여기에 한국야구위원회(KBO)는 비디오 판독 시간을 크게 단축시키며 야구 팬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허구연 KBO 총재가 취임 후 가장 강조하고 있는 '팬 퍼스트'가 야구장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허구연 KBO 총재는 취임 전부터 팬 프렌들리를 누구보다 강조한 야구인이었다. 허 총재는 "가장 중요한 것은 야구계가 팬 퍼스트로 가야 한다는 것이다. 선수들은 좋은 경기력으로 프로다운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 또 경기 시간도 단축해야 한다. 팬 서비스는 기본으로 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 총재는 계속해서 발로 뛰면서 팬들과 약속을 지켜나가고 있다. 그 중 하나가 경기 시간 단축(스피드업)이다. KBO는 올 시즌 그동안 심판 3명으로 운영됐던 비디오 판독실을 5명으로 확대 개편했다. 더욱 정확한 비디오 판독 및 판독 시간 단축을 위해서였다.

효과는 즉각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빨라졌다는 게 확연하게 체감이 될 정도. 실제로 그랬다. KBO에 따르면 비디오 판독 횟수는 173경기를 치른 시점 기준, 지난해 194회에서 209회로 15회 증가했다. 번복률은 지난 시즌 27.84%와 올 시즌 27.27%로 거의 동일. 그런데 평균 판독 시간이 확 줄었다. 지난 시즌 173경기 기준, 평균 비디오 판독 시간은 53초였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173경기(5월 16일) 기준 평균 판독 시간이 35초로, 지난해에 비해 무려 18초나 줄어들었다. 전년 대비 33%의 시간 감소 효과가 확인된 것이다.

KBO 관계자는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과거에는 2곳의 경기장에서 동시에 비디오 판독 신청이 들어왔을 경우,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기존 판독 심판 3명이 경기장 한 곳의 상황을 살피는 사이, 다른 경기장에서 판독 신청이 들어오는 경우가 그랬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이번에 5명으로 늘어나면서 한 경기를 1명씩 전담하고 있다. 경기 흐름을 다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인원 증가로 신속하고 정확한 판정과 함께 비디오 판독이 경기 흐름을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팬들 사이에서는 '비판(비디오판독)이 빨라지니 팬들의 비판이 줄어들었다'는 위트 있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그 정도로 야구 팬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는 뜻이다.

여기에 5월부터 대기심들은 전원 구심 보호 장비를 착용한 채 대기하고 있다. 만약 구심이 부상을 당할 경우, 신속한 투입을 위한 준비 차원이다. 단 1분이라도 경기 시간을 줄이고자 하는 KBO의 의지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image
KBO 비디오 판독실 모습. /사진=뉴스1
image
허구연 KBO 총재가 지난 5일 어린이 팬들과 야구장을 찾아 관전하고 있다. /사진=뉴스1
KBO가 팬 서비스 강화에 앞장서면서 구단들도, 선수들도 팬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더욱 노력하고 있다. 요즘에는 SNS(사회관계망서비스)와 각종 커뮤니티가 활성화되면서 사실상 비밀이 없는 시대가 됐다. 경기가 끝난 뒤에는 수시로 어떤 선수가 사인을 잘해주고 가서 감사했다는 훈훈한 미담이 올라오기도 한다. 한 선수는 "팬 분들이 다 지켜보고 있다는 게 느껴진다. 때로는 100명 넘게 사인을 해주고 출근이나 퇴근을 할 때가 있다. 이제는 많은 선수들이 팬 서비스를 의무라고 생각하는 편"이라고 강조했다.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15일 잠실구장에서는 이재원이 퇴근길에 약 2시간 동안 팬들에게 사인을 해줬다. 또 3년 만에 재개된 그라운드 투어에서는 오지환, 정우영, 문보경이 예고 없이 그라운드로 나와 팬들과 함께했다. 이밖에 박해민, 서건창, 고우석, 문보경, 이민호, 정우영, 최동환, 백승현 등 많은 LG 선수들이 팀이 지는 날에도 퇴근길에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다.

지난 13일에는 KIA 서재응 코치가 팀의 대승 이후 경기장 밖에서 화끈한 세리머니를 펼쳤다. 호랑이가 그려진 담요를 둘러싼 채 음악을 틀며 KIA 원정 팬들에게 인사했다. 잠실구장 정문 쪽은 마치 KIA 팬들이 점령한 듯 환호성이 넘쳐났다. KIA 관계자는 "원정 경기서 승리 시, 팬들께 즐거움을 드리기 위해 이와 같은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양현종의 아이디어다. 메이저리그에서는 비록 팀은 패할 지라도 축제처럼 즐기는 분위기가 있다고 하더라. 저희도 팬 분들께 어떻게 하면 즐거움을 드릴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이런 세리머니를 생각한 것"이라고 전했다.

SSG 랜더스 선수들은 홈 경기를 앞두고 자발적으로 팬 사인회를 열고 있다. 경기 시작 30분 전에 프렌들리존에서 팬들에게 직접 먼저 다가가 사인을 해주고 있는 것. SSG 선수들은 '프리 허그'가 아닌 '프리 사인'을 해드린다며 팬들에게 평생 기억에 남을 선물을 선사하고 있다.

과거 일부 선수들이, 심지어 어린이들의 사인 요청까지 외면하며 많은 비판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올 시즌 관중 100% 입장과 함께 팬들과 대면 행사도 허용되면서 오히려 선수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팬 서비스에 나서고 있다. 또 다른 한 선수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팬들의 소중함을 더욱 절실히 느꼈다. 정말 그리웠고, 보고 싶었다. 그래서 더욱 팬 서비스에서 열심히 노력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image
KIA가 지난 13일 잠실 LG전에서 승리한 뒤 서재응(가운데) KIA 코치가 경기장 밖에서 원정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김우종 기자
image
LG 선수들이 지난 14일 그라운드 투어에서 깜짝스럽게 팬들을 찾아 사인을 해주고 있다. /사진=LG 트윈스 SNS
image
경기 전 '프리 사인' 활동에 나선 SSG 랜더스 장지훈(왼쪽)과 오원석.
관련기사
  • 트위터
  • 페이스북
  • 라인
  • 웨이보
  • 프린트
  • 이메일
김우종|woodybell@mtstarnews.com

안녕하세요. 스타뉴스 김우종 기자입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