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성선수→1군 데뷔→4G 무실점... 21세 기대주, 롤모델 공백 지운다

양정웅 기자 / 입력 : 2022.05.17 04:14 / 조회 : 3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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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인천 SSG전에서 데뷔 첫 홀드를 기록한 NC 한재승. /사진=NC 다이노스
이제 1군에 데뷔한 지 열흘도 되지 않았다. 여기에 팀도 어려운 상황을 맞이했다. 그러나 어린 선수는 기죽지 않고 씩씩한 투구를 펼쳤다. NC 다이노스의 한재승(21) 이야기다.

올 시즌을 육성선수로 시작했던 한재승은 지난 7일 경기를 앞두고 정식선수로 전환 후 1군에 처음으로 등록됐다. 퓨처스리그 8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08로 좋은 모습을 보였던 것이 코칭스태프의 눈에 들었다.

콜업 당시 이동욱(48) 전 감독은 "지난해 마무리캠프부터 지켜봤다. 볼이 빠르고 마운드에서 자신 있게 던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해보다 구위, 스피드, 그리고 변화구 제구도 발전했다"며 "(퓨처스리그) 보고서를 보면 투구 내용이 가장 좋다고 한다"고 이야기했다.

7일 창원 LG전에서 데뷔한 한재승은 첫 2경기에서 모두 실점 없이 등판을 마쳤다. 비록 점수 차가 크게 났던 여유로운 상황이었지만 자신이 가진 잠재력을 코칭스태프와 팬들에게 보여줬다.

결국 임시 지휘봉을 잡은 강인권(50) 감독대행이 모험을 걸었다. 6일 인천 SSG전, 8회 2아웃까지 호투하던 에이스 드류 루친스키(34)가 추신수(40)에게 적시타를 맞으며 4점 차로 쫓겼고 주자 2명을 쌓았다. 세이브 요건이 갖춰진 상황, 강 대행은 한재승을 마운드에 올렸다.

그는 이날 홈런을 기록했던 2번 최지훈(25)에게 2구 만에 1루수 땅볼을 유도하며 이닝을 마쳤다. 예상을 깨고 9회 초에도 등판한 그는 볼넷과 안타를 연달아 내주며 결국 마무리 이용찬(33)과 교체됐다. 이날 한재승은 ⅓이닝 1피안타 1볼넷 무실점을 기록, 데뷔 첫 홀드를 거뒀다.

강 대행은 경기 후 "주자 내보내지 않았으면 끝까지 다 맡기려고 생각했다"며 "본인이 부담감을 느끼지 않았나 생각했는데 나중에 물어보니 잘하려는 마음이 많았다더라"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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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재승. /사진=NC 다이노스
다음날 경기장에서 만난 한재승은 "(세이브) 의식하지 않고 올라가서 무조건 막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코칭스태프께서 믿고 내보내신 거니까 최대한 보답하려고 했다"고 전날 상황을 돌아봤다.

"점수 차가 벌어질 때보다 확실히 긴장된 느낌은 든다"고 고백한 그는 "(세이브를 했다면) 말로 표현하지 못할 정도로 좋았을 것 같다"고 수줍게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한재승은 "아무래도 마무리가 멋있는 것 같다. 이용찬 선배님처럼 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실제로 한재승은 이용찬에게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고 한다. 그는 "많이 알려주시고 친근하게 잘해주신다"며 이용찬과 관계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선배들도 생각보다 어렵지 않고 잘해준다"고 설명을 덧붙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용찬은 15일 경기를 앞두고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13일 게임에서 등판한 후 왼쪽 무릎 염좌 증세가 있어 빠지게 된 것이다. NC는 졸지에 불펜진의 핵심 선수를 당분간 기용하지 못하는 상황에 놓였다.

이날도 한재승은 마운드에 올랐다. 팀이 1-5로 뒤지던 6회 말 등판한 그는 김성현(35)과 최항(28)을 각각 삼진과 3루수 파울플라이로 처리했다. 9번 김민식(33)에게 우전안타를 맞긴 했으나 주루사로 잡아내며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쳤다.

한재승은 씩씩한 투구로 추격조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데뷔 후 4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은 덤이었다. 그의 활약에 힘입어 NC는 8회 3점, 9회 4점을 올려 역전에 성공했고, 불펜진이 2실점으로 경기를 마무리하며 결국 스코어 8-7로 기분 좋은 승리를 거뒀다.

비록 아직 완벽히 가다듬은 보석은 아니지만, 한재승은 이번 인천 3연전에서 자신의 성장 가능성을 확실히 증명했다. 어쩌면 자신의 롤모델의 공백을 없는 듯 만들 수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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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후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SSG 랜더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열렸다. 6회말 무사에서 NC 한재승이 역투하고 있다.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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