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록이 날아갔는데...' 양현종, 헤드샷 퇴장에도 빛났던 '동업자 정신' [★잠실]

잠실=김우종 기자 / 입력 : 2022.05.13 22:15 / 조회 : 1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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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종(왼쪽)이 13일 잠실 LG전에서 3회말 2사 1,2루서 헤드샷 퇴장 이후 박해민에게 다가가 미안하다는 뜻을 표하고 있다.
'대투수' 양현종(34·KIA)이 헤드샷 퇴장을 당했다. 동시에 이날 도전했던 개인 통산 150승도 물거품이 되며 다음으로 기약했다. 하지만 그는 퇴장을 당하는 순간에도 박해민(32·LG)을 끝까지 챙기는 동업자 정신을 보여줬다.


양현종은 1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원정 경기서 선발 등판, 3회 헤드샷 퇴장을 당했다.

양현종은 1회와 2회를 모두 삼자 범퇴 처리하며 깔끔하게 출발했다. 타자들도 힘을 내며 3회초에만 대거 5점을 뽑았다. 승운이 KIA, 그리고 양현종 쪽으로 따르는 듯했다.

그런데 뜻밖의 변수가 발생했다. 3회말 1사 후 이재원에게 우중간 안타를 허용한 뒤 2사 후 홍창기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2사 1,2루 위기. 다음 타자는 2번 박해민. 계속되는 승부. 볼카운트 3-1에서 6구째 속구(145km/h)가 박해민의 머리 쪽으로 향한 뒤 헬멧을 강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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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민의 사구 순간.



공을 뿌린 양현종도, 투구에 맞은 박해민도, 양 팀 벤치와 잠실구장에 운집한 양 팀 팬들도 모두 깜짝 놀랐다. 그런데 박해민은 공에 맞은 뒤 얼마 지나지 않아 벌떡 일어났다. 다행히 큰 부상이 아닌 듯했다. TV 중계 방송의 느린 화면을 살펴보면 공이 헬멧 귀쪽 부분을 스친 뒤 챙 근처를 맞고 나간 것으로 보였다. 양현종은 헤드샷 규정에 따라 자동 퇴장을 당했다.

이 순간에도 '대투수'의 동업자 정신은 빛났다. 양현종은 투구 이후 계속해서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박해민의 상태를 살폈다. LG 트레이너가 박해민의 상태를 확인했다. 이어 1루로 나가려는 순간. 양현종이 다가와 '괜찮냐'고 물으며 미안하다는 뜻을 함께 전했다. 비록 퇴장은 당했지만 양현종의 따뜻한 마음이 빛난 순간이었다.

이 헤드샷 퇴장으로 양현종의 개인 통산 150승 역시 무산됐다. 이날 경기 전까지 양현종은 통산 149승을 기록 중이었다. 만약 승리 투수가 됐다면 KBO 리그 역대 4번째이자 최연소 150승을 달성할 수 있었으나 다음으로 기회를 미룰 수밖에 없었다.

비록 양현종이 퇴장을 당했지만 KIA는 무너지지 않았다. 곧바로 이어 나온 윤중현이 1⅓이닝 1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으로 제몫을 다하며 팀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후 불펜 투수들의 릴레이 호투가 펼쳐졌다. 결국 장단 13안타를 몰아친 KIA가 10-1로 승리, 주말 3연전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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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구 후 박해민(오른쪽)에게 다가와 미안하다는 뜻을 전하고 있는 양현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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