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대 베테랑' 정영아 "女축구 매력이요? 여자끼리 하니까..." [★인터뷰]

수원=이원희 기자 / 입력 : 2022.05.14 11:43 / 조회 : 4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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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와 만난 정영아. /사진=이원희 기자
최근 한 지상파 방송에서 연예인 등 여성들이 모여 축구를 하는 예능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면서 여자축구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진짜 선수'가 생각하는 여자축구의 매력은 무엇일까. 여자축구 WK리그의 '오뚝이 수비수' 정영아(32·경주한수원)는 "요즘 다양하게 TV 프로그램이나 매스컴을 많이 타서 (여자축구의) 인기가 많아졌다"며 "여자축구는 좀 아기자기하면서 또 결과도 알 수 없고, 여자끼리 축구를 한다는 점이 더 매력적이고 재미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영아는 투지 넘치는 수비와 정확한 킥을 보유한 수비수다. 센터백과 함께 측면 풀백도 소화할 수 있다. 가장 큰 장점은 '포기할 줄 모르는' 강인한 정신력이다. 그는 십자인대와 무릎 연골 등 큰 수술을 4차례나 받았지만, 이를 극복하고 팀 핵심 수비수로 활동하고 있다.

최근 경기 수원의 한 카페에서 스타뉴스와 만난 정영아는 "2년 전 큰 수술을 한 뒤 1년 동안 축구를 하지 못해 많이 힘들었다. 복귀하고 나서는 트라우마가 생겼다. 다른 선수와 부딪히는 것도 무서웠는데, 경기를 계속 뛰면서 이겨냈다"고 되돌아봤다. 부모님의 존재도 큰 힘이었다. 정영아는 "힘든 일이 생기면 아빠, 엄마가 가장 먼저 생각난다. 어렸을 때부터 많이 챙겨주셨다"고 고마워했다.

여러 고비를 이겨낸 정영아는 2019 FIFA(국제축구연맹) 프랑스 여자 월드컵 대표팀 최종명단에 포함되기도 했다. 당시 조별리그 3차전 노르웨이전에 교체 출전해 15분간 뛰었다. 정영아의 첫 월드컵 무대였다.

정영아는 "월드컵이라는 무대에서, 좋은 팀과 대결에서 뛰었다. 뜨거운 함성소리도 들렸다. 그런 무대에서 뛸 수 있어 너무 좋았다. 앞으로도 대표팀에서 더 열심히 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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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에서 훈련하고 있는 정영아(맨 오른쪽).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그의 올 시즌 목표는 프로 첫 우승이다. 그동안 우승 문턱에서 번번이 아쉬움을 삼켰지만, 올 시즌만큼은 꼭 트로피를 들어 올리겠다는 각오다.

정영아의 소속팀 경주한수원은 올 시즌 6승2무(승점 20)를 기록하며 리그 2위에 올라 있다. 득실차에서 앞선 선두 인천현대제철(6승2무·승점 20)과 나란히 무패 행진을 이어가는 중이다. 매년 두 팀은 치열한 우승 경쟁을 벌였는데, 올 시즌에도 비슷한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승자는 언제나 인천현대제철이었다. 인천현대제철이 통합 9연패를 이루는 동안, 경주한수원은 2018·2020·2021년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2011년 서울시청을 시작으로 대전 스포츠토토, 이천 대교를 거쳐 2018년부터 경주한수원에서 뛰고 있는 정영아는 "매 시즌 우승에 도전하고 있는데 아쉽게 2위만 했다. 올해는 꼭 우승을 해야 할 것 같다"며 "어느덧 저도 WK리그 12년차가 됐다. 그런데 아직 우승을 해보지 못했다. 은퇴하기 전에는 꼭 해보고 싶은데, 그 우승이 올해였으면 한다"고 호호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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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아(맨 왼쪽). /사진=경주한수원 인스타그램 캡처
올 시즌 정영아는 팀에서 세 번째로 많은 출전시간(11시간 21분)을 기록하며 수비진을 이끌고 있다. '맏언니' 이세진(36)과 찰떡 호흡을 과시하고 있다.

정영아는 "(이)세진 언니는 정말 대단한 선수다. 저와 같이 센터백을 보고 있다"며 "언니도 지난 해 큰 부상으로 1년을 쉬고 복귀했다. 저보다 나이도 많은데, 여전히 빠르고 열심히 하고, 잘 뛰는 것을 보면 신기하다"고 놀라워했다. 팀 후배들도 이끌고 있는 정영아는 "어린 선수들이 많아 베테랑의 역할이 중요하다. 제가 더 '으쌰으쌰'하려고 한다"고 미소를 지었다.

축구팬들에게 감사 인사도 전했다. 정영아는 "제가 큰 부상을 당했을 때 메시지를 많이 보내주셨다. 또 경기장에 찾아와 응원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올해 무관중 경기가 풀리면서 팬들을 경기장에 만날 수 있어 좋고, 동기부여도 많이 된다"고 고마워하며 "올해 느낌이 좋다. 이번에는 우승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챔피언 트로피를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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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이원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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