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서희는 '피해자'일까 '피해호소인'일까[윤상근의 맥락]

윤상근 기자 / 입력 : 2022.05.15 08:00 / 조회 :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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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서희 인스타그램


아이돌그룹 빅뱅 멤버 탑과 대마초를 흡연한 것이 드러나며 이목을 이끌었던 연습생 출신 한서희의 최근 행보가 심상치 않다. 양현석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가 2016년 아이콘 멤버로 활동했던 가수 비아이의 마약 의혹을 무마하기 위해서 공익제보를 했던 한서희에게 진술을 번복했다는 정황이 있다는 것 자체는 분명 논란의 소지가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한서희의 언행 모두가 피해자로서의 언행으로 귀결돼야 하는지는, 재판을 들여다보면 그렇게 보이지도 않는 부분이 존재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3부(조병구 부장판사)는 양현석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협박 등 혐의에 대한 재판을 이어가고 있으며 오는 16일 5번째 공판기일이 예정돼 있다. 앞서 지난 4월 25일 재판의 경우 오전에 시작했지만 증인신문이 길어지면서 오후 6시가 넘은 시각에서야 겨우 재판을 마무리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만큼 피고인과 검찰, 특히 증인으로 법정에 선 한서희의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그림이다.

양현석은 2016년 비아이의 마약 의혹을 무마하기 위해 공익제보자 A씨에게 진술 번복을 강요하고 회유 및 협박한 혐의로 기소돼 직접 피고인 자격으로 재판에 참석하고 있다. 양현석 측은 협박은 없었다고 거듭 주장하면서 한서희의 과거 연습생 시절 보였던 온전하지 못했던 행보를 덧붙이고 한서희의 주장에는 일관성과 신빙성이 부족하다고 강조해왔다.

물론 한서희는 반박을 거듭했다. 2차 가해를 하지 말라는 주장과 함께 애초에 비공개 재판을 요구했다 재판부가 받아들이지 않은 상태에서 이미 격앙된 태도로 재판에 임하고 있음을 알수 있는 대목이다.

증인신문을 통해서는 비아이의 마약 투약 수사 당시 정황과 한서희가 공익제보를 했던 당시 정황 등이 자세히 드러났다. 또한 이를 보도했던 매체 디스패치가 한서희로부터 관련 자료를 넘겨받았고, 방정현 변호사를 만나 공익신고를 하게 됐으며 한서희가 공익신고를 한 사람이 자신이라고 인정을 했지만 권익위원회와 방정현 변호사는 한서희의 이름을 밝히면 안된다는 주장을 한 내용도 다시금 확인됐다.

여기까지만 본다면 한서희도 (물론 마약 혐의 전력이 있긴 했어도) 피해자의 입장에서 자신의 주장을 피력할 수 있는 근거가 나름대로 성립이 되는 듯 보인다. 하지만 문제는 한서희의 이와 다른 별개의 여러 사안들이었다. 이것들이 심히 한서희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 같다.

앞에서도 언급했듯 한서희는 2017년 탑과 대마를 함께 흡연한 사실이 드러나며 재판 끝에 집행유예 판결을 받았다. 당시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이어서 공익신고 관련 수사가 진행됐을 때도 유예기간은 끝나지 않았다. 그런데 추가로 필로폰을 투약한 것이 들통났고 2021년 11월 법정구속을 피하지 못했다. 여기에다 한서희는 재판부에 욕설까지 하는 등 역시 온전하지 못한 태도를 보였다. 이 혐의와 관련, 한서희는 1심 선고에 불복해 항소했지만 2심에서 기각되자 곧바로 상고장을 제출했다.

피해자로서 자신의 피해 사실을 밝혀도 입증이 될까말까인 와중에 정작 본인의 처신은 똑바로 하지 못한 채 피해만을 호소하는 태도가 여기저기서 보이고 있는 셈이다. 재판부는 한서희의 재판 비공개 진행 요청을 거부한 이유가 한서희의 주장이 방어권 보장과 맞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면서 유리한 부분만 얘기하려고 하고 불리한 부분을 다른 것에 책임을 돌리는 태도가 납득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덧붙여 재판에서는 한서희의 연습생 계약 과정도 드러났지만 사실상 한 군데에서만 계약이 체결됐고 그마저도 본인의 불찰로 계약이 해지됐다는 내용도 함께 공개됐다.

양현석 전 대표와 오는 16일 다시 대면할 것으로 보이는 한서희의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만 봐서는 한서희를 피해자로 단정짓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물론 양현석의 혐의가 이로 인해 상쇄될 지도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윤상근 기자 sgyo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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