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위팀의 '우승후보급' 윈나우 트레이드... 대체 왜?

고척=김동윤 기자 / 입력 : 2022.04.25 06:11 / 조회 : 42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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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원./사진=KIA타이거즈
시즌 전 포스트시즌 진출을 목표로 했던 KIA 타이거즈가 '우승 후보급' 윈나우(Win-Now) 트레이드를 보여주면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KIA는 지난 24일 "키움 히어로즈와 내야수 김태진(27)과 현금 10억원, 2023년 신인 2라운드 지명권으로 포수 박동원(32)을 영입하는 트레이드를 실시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트레이드 자체는 놀라운 일이 아니다. KIA는 지난 몇 년간 꾸준히 포수 포지션이 약점으로 지적받던 팀이었다. 안방을 함께 책임지고 있는 한승택(28)과 김민식(33) 모두 수비는 크게 나무랄 데 없지만, 타격이 아쉽다는 평가가 많았다. 그에 비해 박동원은 리그 수위급의 공격형 포수다. 2009년 신인드래프트 2차 3라운드로 입단해 키움에서만 914경기 타율 0.257, 97홈런 411타점, OPS 0.754를 마크했다. 지난해에는 22홈런을 때려내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그런 포수인 만큼 대가도 상당하다. 다만 올 시즌 후 FA 자격을 얻는 박동원을 얻기 위해 2023년 신인 2라운드 지명권까지 내준 것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이번에 KIA가 포기한 신인 2라운드 지명권은 올해부터 전면드래프트가 시행되는 탓에 예년의 2차 1라운드와 같은 가치를 지닌다. 올해 KIA의 2라운드 지명 순위는 전체 12위로 이 순번에서 주전급 선수 상당수가 뽑힌 것을 떠올린다면 가치는 상당하다.

1년짜리 선수를 위해 유망주를 포기하는 트레이드는 우승 후보팀들에서 종종 나온다. 선수풀이 넓고 포스트시즌 변수가 많은 미국 메이저리그(MLB)의 경우 포스트시즌 진출권 획득을 위해서도 이런 류의 윈나우 트레이드를 하긴 하지만, KBO리그에서는 보기 어렵다. 한국은 선수풀이 좁아 상위 유망주의 가치가 크고, 포스트시즌 업셋 가능성이 낮아 진출만으로는 우승을 장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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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 장정석(왼쪽) 단장과 나성범(위 사진 오른쪽), 양현종(아래 사진). /사진=KIA타이거즈
냉정히 말해 KIA의 현재 전력은 우승 후보보다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리는 중위권 팀에 가깝다. 김종국 KIA 감독도 올해 목표를 포스트시즌 진출이 가능한 5위 내 진입을 목표로 했고, 트레이드가 성사된 23일 기준으로도 KIA는 6위 팀이었다. 박동원으로 아쉬웠던 포수 포지션을 보강한다 해도 우승을 위해서는 아직 메워야 할 부분이 많다.

그렇다면 대체 왜 유망주를 포기하면서까지 1년짜리 박동원을 서둘러 데려와야 했을까. 물론 트레이드 발표 후 장정석 KIA 단장과 박동원 모두 연장계약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단순히 1년짜리 계약으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본질적으로는 지난 겨울 투자의 성과를 가늠하기 위해 1년이라도 빨리 괄목할 만한 성적 혹은 경쟁력을 보여줄 필요가 있는 것이 이유다.

KIA는 지난 겨울 FA였던 나성범(33)에게 6년 150억원, 양현종(34)에게 4년 103억원 규모의 대형 계약을 안겨주면서 우승을 위한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현재까지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훌륭한 기량을 보여주고 있지만, 이들의 나이는 이미 적지 않다. 또한 최형우(39), 나지완(37), 김선빈(33) 등 기존 주축 선수들의 나이 역시 전성기보단 하락세에 접어들 시점이어서 한가하게 리빌딩에 초점을 둘 수가 없다.

더욱이 포수는 많은 경험이 필요한 포지션인 만큼 빠르게 성과를 내야 하는 상황에서는 육성보다 검증된 자원을 데려오는 것이 현실적이라 볼 수 있다. FA로 풀릴 포수가 한정적인 상황에서 어차피 데려올 선수라면 과감한 투자로 선점해 기량과 투수들과 궁합을 미리 확인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

장정석 단장은 24일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2라운드 지명권이) 다들 아깝다고 생각하실 것 같다"고 공감하면서도 "팀에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과감할 때도 있어야 한다. 특히 포수는 경험이 많이 필요한 포지션이기 때문에 그만한 FA급 선수(박동원)를 데려오기 위해서는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부터 팀을 꾸려나가는 입장에서 팬들을 불러 모으기 위해서는 젊은 선수 육성도 중요하지만, 당장의 성적도 필요하다고 봤다. 성적과 선수 육성이 같이 따라가는 것이 이상적이다. 그래서 '우리도 과감하게 포기할 땐 포기하자'고 의견을 모았다"고 덧붙였다. 추가 트레이드 가능성에 대해서도 "카드가 맞기만 하면 얼마든지 할 수 있다. 안 할 이유가 없다"고 여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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