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염색이 팀 분위기 해친다? 저는 그냥 놔둬요, 단..." 우승 감독의 결심

김우종 기자 / 입력 : 2022.03.30 16:15 / 조회 : 3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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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전 KT 투수 이대은, KT 외야수 김민혁, KT 투수 하준호. /사진=OSEN
야구는 단체 종목이다. 만약 분위기가 깨진다면 그 팀의 성적은 좋을 리가 만무하다.

팀 분위기를 다잡기 위해 선수단 내부 규율이 비교적 엄격한 구단들도 존재한다. 미국 메이저리그의 뉴욕 양키스와 일본 프로야구의 요미우리 자이언츠가 대표적이다. 양키스는 장발이나 수염을 기르는 것을 금지한다. 요미우리 역시 염색과 수염, 장발 등을 금지하는 내부 규율이 있다.

한국에서도 과거 몇몇 팀들은 머리 염색을 금지시킨 적이 있었다. 류중일 현 한국 야구 대표팀 감독은 지난 2011년 삼성 사령탑 부임 첫해, 선수단에 염색을 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 요즘에도 팀 내부적으로 염색을 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팀들도 있다.

그런 면에서 '디펜딩 챔피언' KT 위즈는 다르다. 마치 보스턴 레드삭스가 양키스와 대조적으로 자유분방한 것처럼 KT 선수들 역시 염색과 장발, 수염 기르기 등에서 자유롭다.

올해 시범경기에서는 KT 외야수 김민혁이 머리를 황금빛으로 염색한 채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다. 앞서 스프링캠프 훈련 도중에는 토종 에이스 고영표가 수염을 길러 화제를 모았다. KT에서 뛰다가 지난 1월 돌연 은퇴를 발표한 이대은 역시 현역 시절 장발과 염색이 트레이드 마크였다. 불펜 투수 하준호도 2020년 장발로 눈길을 끌었다.

일각에서는 이런 선수들의 튀는 행동과 용모가 팀 분위기를 해친다는 시선도 있다. 하지만 '우승 감독' 이강철 KT 감독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 KT 감독으로 처음 부임할 때부터 선수단의 개성을 최대한 존중해주기로 그는 결심했다. 이 감독은 "(몇몇 선수들이) 밖에서는 일부 그렇게 비춰질 지도 모르겠으나 안에서는 잘 지낸다. 그런 부분과 관계 없이 어떤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고 믿어주는 분위기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전혀 그런 부분에 대해 신경쓰지 않는다. 선수들의 개성이다. 다 존중해준다"면서 "단 룰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지 말 것을 강조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팀 분위기를 해치지 않는 기본적인 룰이다. 사실 그런 부분들은 저보다 팀 내 고참들이 알아서 한다. 전 뭐든지 자유를 다 준다. 다 하라고 한다. 그 부분은 확실하게 해준다. 그러니까 오히려 선수들이 '자율이 무섭구나'라고 느끼며 더욱 조심한다. 선수들 스스로 아니다 싶으면 알아서 안 한다"고 설명했다.

KT의 베테랑 황재균 역시 이제는 이런 팀 문화에 익숙해졌다. 황재균은 "감독님께서 고참들을 감사하게 믿어주셔서, 그런 부분을 고참들이 잘 만들어 놓은 것 같다. 저희 팀에는 모난 후배들이 없다. 자율적인 면도 있지만, 그에 따라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는 것을 모두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스스로 조심하는 게 좋은 방향으로 나가고 있는 것 같다. 자기만의 프로 정신을 갖고 있다. 같은 행동을 해도 공인이다 보니 일이 커질 수 있다. 그런 부분에 있어 전 선수들이 자각하고 조심한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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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이원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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