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칠한 다르빗슈' 50분 기다린 日 기자들 결국 헛걸음 [이상희의 MLB 스토리]

신화섭 기자 / 입력 : 2022.03.15 18:24 / 조회 : 2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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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에이고 일본인 투수 다르빗슈 유가 15일(한국시간) 스프링캠프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이상희 통신원
[피오리아(미국 애리조나주)=이상희 통신원] 정확히 10년 전의 일이다. 2년 연속 월드시리즈 준우승에 머문 텍사스는 2012년 총액 1억 1170만 달러의 거금을 들여 일본인 특급투수 다르빗슈 유(36·현 샌디에이고)를 우승 해결사로 영입했다.

미국으로 건너온 다르빗슈는 2012 스프링캠프에 합류한 첫 날부터 언론의 엄청난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당시 텍사스 스프링캠프에는 미국은 물론 일본, 중국, 홍콩, 대만 등 아시아 언론들이 장사진을 치고 연일 취재경쟁을 벌였다. 다수의 취재진을 파견한 일본은 너무 혼잡하다는 이유로 클럽하우스 출입이 금지될 정도였다.

텍사스 구단은 당시 거액을 들여 영입한 다르빗슈 보호에도 만전을 기했다. 다르빗슈는 늘 2~3명의 전담통역 및 트레이너를 대동하고 다녔으며, 스프링캠프 보행로에는 언론과 팬들의 접근을 막기 위한 간이펜스도 설치했다.

누구는 언론의 관심과 조명을 즐기기도 하지만 다르빗슈처럼 일거수일투족이 과도한 관심을 받는 경우는 때론 스트레스가 되기도 한다. 때문에 다르빗슈는 스프링캠프는 물론 정규시즌 때도 등판 후 진행되는 공식인터뷰 외에 클럽하우스에서 언론과 개별적인 접촉은 극도로 꺼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2016년 기자가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있는 체이스필드를 찾았을 때도 다르빗슈는 클럽하우스가 언론에 공개된 시간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당시 클럽하우스에는 일본인 취재진 8명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다르빗슈는 선수와 스태프에만 출입이 허락된 마사지 룸에서 끝내 나오지 않았다.

2022시즌 첫 단체훈련이 실시된 15일(한국시간) 애리조나주 피오리아의 샌디에이고 스프링캠프. 이날은 메이저리그가 코로나19 방역 문제로 언론의 클럽하우스 출입을 금지한지 3년 만에 다시 문을 연 날이었다.

미국 현지시간으로 낮 12시 40분부터 1시 30분까지 제한된 시간이었지만 샌디에이고 클럽하우스가 언론에 공개됐다. 취재진은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며 사전에 코로나19 백신을 3차까지 접종한 기록을 제출해야 출입이 가능했다.

이날 샌디에이고 클럽하우스에는 일본인 취재진 10여 명이 다르빗슈를 인터뷰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다르빗슈는 여전히 언론에 까칠했다. 주어진 50분 내내 그를 기다리며 클럽하우스 내에 비치된 TV 화면만 바라보던 일본인 취재진은 결국 아무 소득 없이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언론을 멀리하는 것으로 유명한 다르빗슈이지만 동료와 팬들에게는 무척 살갑고 다정한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실례로 다르빗슈는 2012년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한국인 마이너리그 투수 안태경(32·은퇴)에게 자신이 갖고 있던 고가의 글러브 2개를 선물로 주며 그의 선전을 기원했다. 다르빗슈는 또 "부담 갖지 말고 필요한 게 있으면 언제든지 알려달라"는 말을 통역을 통해 안태경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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