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화 타이베이→중국 타이베이... 中 호칭 문제에 폭발한 대만 [베이징 D-6]

양정웅 기자 / 입력 : 2022.01.29 22:26 / 조회 : 4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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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8년 베이징 하계 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한 대만 선수단. /AFPBBNews=뉴스1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중국과 대만의 '양안관계'가 다시 악화될 위기를 맞이했다. 중국의 호칭 논란에 대만은 개·폐회식 불참을 선언했다.


일본 교도통신은 28일 "중국 정부 당국자가 기자회견에서 대만을 '중국 타이베이'로 지칭했다"며 "이는 대만이 중국의 일부라는 주장을 강화하려는 목표로 보인다"고 전했다.

국제적으로 대만을 지칭하는 단어는 '차이니즈 타이베이(Chinese Taipei)'다. 지난 1979년 중국이 대만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가입에 동의하면서 만들어진 이 명칭은 '타이베이를 수도로 하는 중국계 국가'라는 뜻이 담겼다.

이는 그동안 대만을 대표하는 이름이 됐다. 그런데 중국어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다. 대만은 '중화 타이베이'로 번역하며 중국과의 차별화를 뒀고, 중국은 '중국 타이베이'로 번역하면서 대만도 중국의 일부라는 점을 드러냈다. 만약 대만이 올림픽 개·폐회식에서 중국 타이베이(中?台北)라는 명칭을 사용한다면 함께 등장할 홍콩의 한자 표기(中?香港)와 맞물려 이런 의도가 더욱 맞아떨어진다.

이번 올림픽이 중국의 수도 베이징에서 열리는 점도 이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지난 2008년 베이징에서 열린 하계 올림픽에서 대만은 중화 타이베이 명칭을 사용했다. 당시 양안관계가 좋았기 때문에 중국에서 이를 허용한 것이다. 그러나 현재 대만의 집권당인 민주진보당(민진당)은 대만 독립을 내세우며 중국과 날을 세우고 있다. 당연히 이런 논란이 반가울 리 없다.


공교롭게도 29일 대만 교육부 산하 체육서는 대만 올림픽 선수단이 개회식과 폐회식 모두 참석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명목상은 선수단의 이동 일정과 코로나19 문제지만 현지에서는 호칭 문제도 배경에 깔려있다고 보고 있다.

올림픽 헌장 50조에는 '올림픽 장소, 베뉴 및 기타 구역에서 어떠한 형태의 시위나 정치적, 종교적 혹은 인종적 선전도 허용되지 않는다'는 문구가 들어갈 정도로 올림픽은 정치적 중립에 엄격하다. 그러나 알게 모르게 정치적 문제가 개입되며 올림픽이 더욱 혼란스럽게 흘러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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