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도나 문신 새긴 '작은 거인', 나폴리 사랑마저 '신'과 닮았다

김동윤 기자 / 입력 : 2022.01.24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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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렌조 인시녜./AFPBBNews=뉴스1
SSC 나폴리의 '작은 거인' 로렌조 인시녜(31)가 통산 115골로 자신의 우상 디에고 마라도나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나폴리는 지난 23일 이탈리아 나폴리 스타디오 디에고 아르만도 마라도나에서 열린 2021~2022 세리에 A 리그 23라운드 경기에서 살레르니타나에 4-1 대승을 거뒀다. 3-1 앞선 후반 8분, 인시녜는 직접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가볍게 성공시키며 리그 5호 골을 달성했다. 그리고 이 골은 인시녜가 모든 대회 통틀어 나폴리에서 기록한 115번째 골이었다.


인시녜는 이 골로 드리스 메르텐스(144골), 마렉 함식(121골), 마라도나(115골)에 이어 나폴리 구단 최다 득점자 4위에 올랐다. 마라도나의 기록에 도달한 것은 메르텐스와 함식도 한 일이지만, 이날 인시녜의 득점은 좀 더 특별했다.

아르헨티나 출신의 마라도나는 나폴리에서 신으로 통했다. 마라도나가 나폴리에 머문 것은 1984년부터 1991년까지 8시즌에 불과했다. 하지만 나폴리의 모든 리그 우승(2회)과 유럽 대회 우승(1회)은 마라도나가 에이스로 활약한 이때 나왔다.

당연하게도 나폴리에서 마라도나의 인기는 폭발적이었다. 165㎝의 마라도나처럼 키가 작은 공격수 유망주들은 의례적으로 '제2의 마라도나'라는 별명이 따라붙었다. 그 중 하나였던 163㎝의 인시녜는 가장 성공한 '제2의 마라도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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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렌조 인시녜가 왼쪽 허벅지에 새긴 마라도나 문신./사진=SSC 나폴리 공식 SNS 캡처


그러던 지난 2020년 11월 25일 마라도나가 60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나폴리는 마라도나를 기려 홈구장의 이름을 스타디오 디에고 아르만도 마라도나로 변경했고, 인시녜는 자신의 왼쪽 허벅지에 마라도나의 얼굴을 새겨 넣었다. 그렇게 바뀐 마라도나의 공간에서 마라도나를 동경하던 인시녜가 마라도나의 기록에 도달한 것이다.

나폴리 팬들에게 한 가지 더 뭉클한 장면이 있었다. 이날 인시녜는 골을 성공시킨 뒤 유니폼 왼쪽 상단의 구단 마크를 가르키면서 "난 나폴리를 사랑한다. 언제나 사랑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나폴리를 사랑했던 마라도나를 빼닮은 모습이었다.

나폴리 태생의 인시녜는 유스팀을 거쳐 17년간 나폴리 소속이었던 프랜차이즈 스타였다. 통산 418경기에 출전해 115골 95도움을 기록했다. 하지만 계약 만료를 6개월 앞두고 재계약 협상이 원활하지 않았다. 결국 지난 8일 북미 메이저리그 사커(MLS)의 토론토 FC와 계약기간 4년, 연봉 총액 1600만 유로(약 217억원)에 합의했고, 올 여름 FA 신분으로 나폴리를 떠난다.

프랜차이즈 스타의 이적이지만, 인시녜를 원망하는 팬은 드물다. 일단 나폴리와 토론토의 대우에 상당한 차이가 있었고, 인시녜는 팬들에 대한 예의를 지켰다. 인시녜는 이적에 앞서 에이전트를 통해 "나폴리를 떠난다면 나폴리와 마주치지 않을 유럽 무대 밖으로 이적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나폴리 구단은 인시녜의 골 소식을 전하면서 공식 SNS에 "인시녜가 데이고 아르만도 마라도나 스타디움에서 '신' 마라도나와 동급이 됐다. 온 동네가 '인시녜'.'인시녜' 노래를 불렀다"고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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