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별점토크] '엄마는 아이돌', 엄마 시청자들은 이미 그녀들 편이다!

이수연 방송작가 / 입력 : 2022.01.21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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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vN


'여자는 약하다. 그러나 어머니는 강하다.'

맞다. 주변만 잠깐 둘러봐도 그렇다. 어머니만 되면 없던 용기도 생기고, 부끄러움도 사라진다. 자녀를 위해서라면 물불(?) 안 가리는 모성애가 발동한다는 것, 즉 자녀에 대한 사랑이 크다는 것을 표현한 말이다. 이런 말들도 곰곰이 생각해 보면 여자의 일생은 '여자'와 '어머니'로 크게 나뉘는 것 같다. 결혼하고 아이를 낳는 순간 여자로서의 자신의 삶은 다 내려놓고, 자식을 위해 달려가니까 말이다. 그리고 이것이 여자의 일생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그러다보니 유독 일하는 여성들에게만 따라붙는 말이 있다. 바로 '경력단절'이라는 표현이다. '경단녀(경력단절여성의 준말)'라고 부르는 건 많이 들어봤어도 '경단남'이라는 말은 생소하리만큼 별로 하지 않는 표현 아닌가! 그만큼 우리주변에 '경력단절여성'들이 많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리고 '경단녀'가 되는 중요한 요인은 결혼과 출산, 육아 때문 아니겠는가! 즉 여자에서 어머니로 가면서 말이다.

이 부분에 대해 생각해보게 만드는 예능 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tvN의 '엄마는 아이돌'이다. 제목 그대로 '엄마'가 '아이돌'을 한다는 콘셉트의 프로그램이다. 출산과 육아로 잠시 우리 곁을 떠났던 스타들이 아이돌로 돌아오는 컴백 프로젝트로 10대, 20대 걸그룹 아이돌이 아니라 30, 40대 엄마 아이돌이 주인공으로 탄생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그 동안 '어머니'로 살던 레전드 스타들이 과거 자신이 활발하게 활동했던 본업(?)으로 컴백해 화려한 무대에 선다는 얘기다.

여기 돌아온 엄마들에는 애프터스쿨의 가희, 쥬얼리의 박정아, 원더걸스의 선예, 록밴드와 배우로 활동한 현쥬니, 발라드 가수 별, 베이비복스 리브의 양은지, 여섯 명이다. 많게는 10년 이상, 적게는 7~8년 동안 무대를 떠나있던 이들에게 지금 무대는 낯설다. 과거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에 익숙했던 이들이 오랜만에 무대에 서는 것만으로도 떨린다고 고백한다. 그녀들에게 '경력단절'의 시간이 너무도 길었기 때문이다.


'경력단절'의 시간은 그녀들의 모든 것들을 새롭게 했다. 무대를 쥐락펴락하던 과거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다. 마치 신인가수 오디션마냥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고음 영역대를 쭉쭉 올라가던 보컬 실력도 아이들 키우느라 목이 다 상하는 바람에 사라지고, 유연하던 몸이 뻗뻗해 지면서 춤실력도 예전 같지 않다. 그러다보니 스타였다는 사실을 잊을 만큼 자신감도 다 떨어졌다. 마음은 여전한데 현실은 그렇지 못한 여섯 명의 엄마들이 안타깝다. 그렇지만 그 모습에 실망은커녕 박수를 보내게 된다는 사실이다.

왜? 아이돌이라는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그녀들의 모습이 눈물겹도록 아름답기 때문이다. 이런 그녀들을 보면서 위로받는 사람들, 용기를 얻는 사람들이 너무도 많다는 사실이다. 보컬과 댄스에 대한 현실점검을 했을 땐 턱없이 저조한 성적들을 받은 그녀들의 모습이 세상의 수많은 '경단녀'들의 모습과 오버랩 되니까.

과거 회사에서, 자신의 전문 분야에서 난다 긴다했던 여자들에서 엄마라는 이름을 얻음과 동시에 '경력단절'의 세계로 들어가버린 그녀들. 아내로서 엄마로서의 삶을 살다보니 가정 말고 세상 밖으로 나가는 것이 너무도 두려운 여성들. 그리고 엄마라는 이름 외에는 자신을 찾는 곳이 없다고 생각하는 여성들. 수없이 많은 '경단녀'들의 모습이 '엄마는 아이돌'의 여섯 명과 너무도 닮아있다. 그러다보니 여섯 명의 엄마 스타들은 단순히 예능프로그램 속 주인공이 아니라 '경단녀'들의 샘플(?)같은 마음이 든다는 것이다.

때문에 다른 예능 프로그램들과 달리 그냥 보면서 재미있고, 즐겁고, 웃는 걸 넘어서 진심으로 감정이입이 된다. 그녀들이 마치 자신과 같아서 깊이 공감하고, 잘 했으면 좋겠다는 응원이 절로 나온다. 그녀들의 도전이 세상 모든 엄마들의 도전처럼 동일시된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여기 여섯 명의 엄마들이 진심으로 잘 되길 바란다. 10대, 20대의 상큼한 아이돌은 될 수 없어도 엄마라는 이름을 가진 원숙미를 발휘하는 엄마 아이돌로 우뚝 서길 바란다. 그녀들의 성공이 곧 세상 모든 '경단녀'들에게 용기를 주는 일이 될 테니까 말이다.

? '엄마는 아이돌', 단순한 도전, 오디션이란 콘셉트를 넘어 진심으로 응원하게 되는 프로그램! 그래서, 제 별점은요~ ★★★★☆(4개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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