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영주 작사가 "방송작가·두 아이 엄마에서 작사가로"(인터뷰①)[스타메이커]

[스타메이커](144) 안영주 작사가

공미나 기자 / 입력 : 2022.01.19 11:07 / 조회 : 4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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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스타메이커] 스타뉴스가 스타를 만든 '스타 메이커'(Star Maker)를 찾아갑니다. '스타메이커'는 대중의 사랑을 받는 스타 뿐만 아니라 차세대 스타를 발굴한 국내 대표 '엔터인(人)'과 만남의 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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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영주 작사가 인터뷰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대학에서 문예창작과를 졸업, 라디오 작가로 글을 쓰기 시작한 안영주 작사가는 두 아이의 엄마가 된 뒤 본격적으로 작사에 입문했다. 누군가는 늦었다고 생각할 수 있던 시기, 안영주 작사가는 하고 싶은 일을 향해 용감히 뛰어들었다.

"취미가 K팝"이라며 음악에 대한 애정으로 작사를 시작한 안영주 작사가는 몇 년 새 슈퍼주니어, 레드벨벳, 더보이즈, 숀 등 내로라하는 가수들의 앨범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강사로서도 바쁜 삶을 살아가는 그는 최근 '그니까 작사가가 뭐냐면'에 이어 '그래서 작사가가 되려면'까지 작사 지침서도 두 권이나 펴냈다. 작사를 처음 시작할 때 막막했던 자신을 떠올리며 지망생들이 가진 궁금증을 해소해주기 위해서다. 지망생들에게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면 원하는 길에 뛰어들라"고 조언하는 안영주 작사가는 작사의 꿈이 있지만 막막한 이들에게 하나의 이정표가 돼 주고 있다.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 일개 작사가입니다.(웃음) 어쩌다 보니 최근 책 두 권을 쓰게 됐습니다.

-레드벨벳 'La Rouge', 슈퍼주니어 'SUPER', 더보이즈 'EINSTEIN' 등 인기 아이돌 곡에 많이 참여하셨어요. 여러 곡 중에 가장 마음에 들거나 대표곡으로 꼽을 수 있는 곡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인지도나 차트 순위 상관없이 가장 마음에 들었던 곡은 숀의 '36.5'에요. 가사적으로 가장 완성도가 높지 않았나 싶어요. 아이돌 가수의 곡은 콘셉트가 주어져서 오거든요. 글빨을 뽐낸다기보다는 회사가 원하는 상품에 맞춰 쓴다는 느낌인데, 숀 님은 작사를 의뢰할 때 항상 자유롭게 써달라고 해요.

-방송작가를 하시다 작사가를 하겠다고 마음먹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문예창작과가 방송작가를 많이 배출하는 학과에요. 라디오 작가가 되고 싶어서 그 학과에 진학을 했어요. 학교를 졸업하고 라디오 작가가 되고, 너무 감사하게 가수를 매일 만나는 일을 하게 됐어요.

'이성미·지석진의 라디오 데이트' 작가로 몸담고 있을 때, 청취자가 사연을 보내주면 기존 곡에 가사 붙여서 가수들이 불러주는 코너가 있었어요. 가사 쓰는 걸 프로그램으로 처음 접했어요. 출연해준 가수들이 듣기 좋으라고 한 말이겠지만 '가사가 좋아요', '재밌어요'라고 해주시더라고요.

이후에 결혼을 하고 아이를 키운 뒤 사회생활을 다시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뭘 하면 잘할 수 있을까 생각한 와중에, 가수들이 해준 얘기가 떠올랐어요. 방송작가로도 복귀할 기회가 있었지만, 아이가 발목을 잡더라고요. 그렇게 무작정 작사를 하겠다고 시작했어요.

-작사는 학원을 다니면서 처음 접하신 건가요?

▶네, 학원을 다니면서 작사를 시작하게 됐어요. 요즘 작사 학원에서 양성 시스템이 잘 돼 있더라고요. 학원을 다니는데 저 같은 케이스가 많았어요. 지금 제가 가르치는 수강생 중에 아이 엄마도 많은데, 저를 보고 용기를 얻는다고 하더라고요.

사람들이 작사는 힙하고 연예인을 많이 아는 사람만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어요. 저도 예전엔 그런 줄 알았지만, 저 역시도 인맥과 상관없이 학원 시스템으로 작사가로 입문한 케이스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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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영주 작사가 인터뷰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방송 작가를 하시면서도 쭉 글을 써오셨는데, 방송 작가와 작사가가 글을 쓸 때 어떤 공통점과 차이점이 있나요?

▶공통점은 읽고 부르는 사람에 맞춰 글을 써야 한다는 거예요. 라디오 대본은 DJ에 맞춰서 써야 해요. DJ가 좋아하는 발음, 평소 말투 이런 걸 고려해야 하죠. 지석진 님은 말투가 느긋느긋한 스타일인 반면, 이성미 님은 말이 빠른 편이셨어요. 각각의 캐릭터에 맞게 써드려야 해요. 게스트가 나올 때도 천차만별이에요. 연차가 있는 스타는 뭉뚱그려 써줘도 알아서 멘트를 잘하는데, 신인 아이돌은 말실수하면 안 되니까 토씨 하나까지 다 써주는 경우도 있었어요. 그렇게 작가 생활을 한 게 많은 도움이 됐어요. 가수도 캐릭터가 중요하거든요. 작사 의뢰가 들어오는 가수가 10대에서 40대까지 다양해요. 그 다양한 연령대에 맞춰 쓰는 게 방송작가를 하며 훈련이 됐어요.

다른 점이 있다면 가사는 우선 멜로디에 맞춰야 해요. 제가 아무리 글이 좋아도 멜로디에 안 맞으면 쓸 수가 없어요. 회사에서 원하는 콘셉트도 대부분 정해져 있어요. 세계관도 있고. 제 마음대로 막 쓰지 않고 의뢰받은 상품을 잘 만들어 드려야겠다는 마음이죠.

-그렇게 한 곡 한 곡 열심히 가사를 썼는데, 채택이 되지 않으면 굉장히 허무할 것 같아요.

▶처음엔 그 점 때문에 많이 힘들었는데 직업의 일부라고 생각하고 받아들였어요. 이 필드에 있는 모두가 겪고 있는 일이에요. 채택받지 못한 가사도 다 제 자산이 되더라고요. 선택 못 받았다고 해서 쓰레기통에 가는 게 아니라 그 표현을 변형해서 다른 가사에 다시 쓸 수 있어요.

-작사를 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였나요?

▶제가 좋아하는 가수 곡을 컨펌받았을 때요. 그리고 우리 아이들이 좋아하는 가수 곡을 컨펌받았을 때. 제가 더보이즈를 좋아하거든요. 더보이즈 곡이 의뢰 들어왔을 때 정말 열심히 썼어요. 하하.

-인터뷰②로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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