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은 韓영화산업 분기점..개봉하거나 도산하거나 [2022 신년특집] ①

전형화 기자 / 입력 : 2022.01.01 09:00 / 조회 : 20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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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관의 피' '특송' '해적: 도깨비 깃발' '킹메이커' 등 1월 선보이는 한국영화들
코로나19 팬데믹이 3년째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2022년은 한국영화계에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팬데믹 동안 개봉을 못했던 상업영화 100여편이 올해는 어떤 식으로든 공개가 돼야 한다. 더 버틸 수 있는 여력이 없는 탓이다.


그렇게 쏟아질 영화들이 다시 극장으로 관객을 돌아오게 할 수도 있고, 아니면 마지막 폭죽이 될 수도 있다. 그렇기에 2022년은 한국영화계의 분기점이 될 것 같다.

팬데믹이 언제 끝날지는 모르지만 희망은 있다. 1월 5일 '경관의 피', 12일 '특송'이 개봉하는 가운데 설 극장가에 '해적: 도깨비 깃발'과 '킹 메이커'가 선보이면서 본격적으로 막을 올리는 올 한국영화 레이스는 5월 즈음에 본격화될 전망이다. 칸국제영화제가 정상적으로 개최된다는 것을 전제로, 올해는 칸에서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 기대를 품게 하는 영화들이 적잖다.

박찬욱 감독이 연출하고 박해일과 탕웨이가 출연한 '헤어질 결심'은 올해 칸국제영화제에서 볼 수 있을 것이라 첫 손에 꼽는 작품이다. 당초 '헤어질 결심'은 지난해 베니스국제영화제에 출품하려다가 방향을 틀었다. 올해 '헤어질 결심'이 칸영화제에 초청된다면, 박찬욱 감독이 수상의 영예를 안게 될지도 관심이 쏠린다. 일본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연출한 한국영화 '브로커'도 올해 칸국제영화제 초청이 유력하다고 여겨진다. 송강호 배두나 강동원 아이유 등이 칸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을지도 주목된다.

엄태화 감독이 연출한 '콘크리트 유토피아'도 올해 칸국제영화제에 출품할 계획이다. 기획부터 칸영화제를 염두에 둔 터라 결과에 관심이 쏠린 전망이다. 이병헌과 박서준, 박보영 등이 출연했다. 공유 탕웨이 수지 박보검 정유미 최우식 등 초호화 출연진을 자랑하는 김태용 감독의 '원더랜드'는 해외 판권을 넷플릭스가 갖고 있어, 인터내셔널 프리미어를 어떤 영화제에서 하게 될지도 관심사다.


이 작품들 외에도 올해 5월 개봉과 칸국제영화제를 같이 겨냥한 작품들이 두루 있다. 가정의 달에 '인생은 아름다워' 등 흥겨움과 눈물샘을 동시에 자극하는 영화들이 개봉을 검토하고 있는 것도 5월 화려한 라인업을 기대하게 만든다.

무엇보다 올해는 한국형 블록버스터들이 여름 시장에 대거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팬데믹 때문에 개봉을 계속 미뤘던 한국형 블록버스터들과 지난해 어려운 상황 속에서 촬영을 마친 대작들이 개봉을 준비 중이다. 윤제균 감독의 '영웅', 김한민 감독의 '한산: 용의 출현', 최동훈 감독의 '외계+인', 김태곤 감독의 '사일런스', 강제규 감독의 '보스턴 1947' 등이 대기 중이다. 한재림 감독의 '비상선언', 류승완 감독의 '밀수', 김용화 감독의 '더 문', 박훈정 감독의 '마녀2', 이상용 감독의 '범죄도시2', 곽경택 감독의 '소방관', 임순례 감독의 '교섭', 김성제 감독의 '보고타' 등도 시장상황을 보고 개봉 준비에 돌입할 전망이다. 격전이 예상되는 여름 시장을 피해 추석 또는 겨울 극장가에 대작들이 대거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작품성 있는 영화들과 대작들이, 올해는 팬데믹이 끝나지 않더라도 코로나19 상황이 안정적으로 진행된다면 차례로 극장에서 관객과 만날 것으로 보인다. 팬데믹 이후 2년 동안 개봉을 못했던 각 투자배급사들의 영화들도 올해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변수만 없다면 선보일 것 같다.

이들 영화들의 개봉은 각 투자배급사들의 내부 사정 뿐 아니라 극장들의 상황과도 맞물려 있다. 코로나19 이후 70% 가량 관객이 줄어든 극장이, 2022년에도 같은 상황에 몰리면 줄도산이 예상되는 탓이다. 극장이 무너지면 한국영화산업이 무너질 위기에 처하기에, 2022년은 개봉 지원 정책이든, 각 투자배급사들의 판단이든, 그간 개봉을 미뤘던 한국영화들이 개봉을 하지 않으면 안되는 마지노선인 해이다.

팬데믹 3년째에도 밀린 영화들이 극장에서 개봉을 못한다면 견디지 못하고 도산하는 투자사와 제작사, 극장들이 도미노처럼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영화산업 대붕괴가 일어날 수 있다. 극장에서 개봉하고 망하든, 개봉하지 않고 망하든, 올해가 버틸 수 있는 마지막해다.

그렇기에 올해 쏟아질 한국영화들은 다시 극장으로 관객들을 불러모아 영화관이 코로나 팬데믹 시대에 가장 안전한 여가 생활이란 등식을 만들 수 있다. 올해도 개봉을 못하는 영화들이 태반이라면, 살아남을 수 있는 대기업 산하 회사들만으로 한국영화산업이 재편될 터. 그렇기에 올해는 한국영화계의 분기점이 될 것이다.

과연 2022년이 한국영화산업이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한 해가 될지, 아니면 한국영화산업 IMF 시절로 기억될지, 기대와 우려가 교차된다.

전형화 기자 aoi@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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