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구결번→나가든 말든' 양현종 향한 팬심, 왜 열흘 만에 돌아섰나

김동윤 기자 / 입력 : 2021.12.23 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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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종./사진=KIA 타이거즈
프랜차이즈 스타 양현종(33)을 향한 KIA 타이거즈 팬들의 인내심도 한계에 다다른 것 같다. 급기야 지난 22일 협상에서도 결론이 나지 않자, 일부 KIA 팬들은 "이젠 모르겠다, 나가든 말든"이라는 반응까지 보였다.

그동안 양현종을 영구결번 후보로 여기며, 자랑스럽게 생각하던 팬들이었다. 통산 425경기 147승 95패 평균자책점 3.83, 1986이닝 1673탈삼진. 타이거즈 프랜차이즈 역대 최다승 2위, 최다 이닝 2위, 최다 탈삼진 3위, 두 번의 한국시리즈 우승. 2007년 데뷔 후 양현종이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고 남긴 기록은 무거웠고, 같은 기간 팬, 선수들과 쌓은 유대감은 두터웠다.


그렇게 탄탄한 유대감 위에 만들어진 팬심이 열흘 만에 돌아섰다. 지난 14일 만남이 끝난 후 보장액을 두고 양현종 측에서 "서운하다"는 표현이 나온 것이 시작이었다. 흔한 협상 과정이었고 선수로서 할 수 있는 말이었지만, 뜻밖에도 여론은 선수의 편이 아니었다. 선수의 섭섭한 감정을 깊이 공감하기에는 팬들이 봤을 때 알려진 계약 규모가 나쁘지 않았다.

최근 저조했던 성적도 선수 입장에 크게 공감하지 못하는 이유였다. 양현종은 올해 미국에서의 아쉬운 성적은 둘째치고 KBO에서 보여준 2020시즌 성적도 31경기 11승 10패 평균자책점 4.70으로 좋지 못했다. 더군다나 내년이면 양현종의 나이도 만 34세인 만큼 부정적인 예상이 앞설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나성범(32) 계약'이라는 외부 요인도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야구계에는 KIA가 FA 최대어 나성범과 계약을 마쳤다는 소식이 돌았다. 하지만 KIA가 '양현종과 협상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방침을 유지하면서 양현종의 거취가 이번 스토브리그의 최대 관심사가 됐다.


따지고 보면 열흘 만에 돌아선 것이 아닐 수도 있다. 과거 KIA와 양현종 사이에 있었던 몇 번의 FA 협상과 메이저리그 도전 과정도 매끄럽지만은 않았다. 이번 협상 과정에서도 과거의 일들이 어제의 일처럼 하나둘씩 들춰졌다. 이렇듯 쌓인 것을 터트리고 KIA와 양현종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면서 팬들의 피로감은 극에 달했다.

하지만 길었던 협상도 이제 끝을 보인다. 장정석 KIA 단장은 22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이어진 오랜 대화 끝에 양현종에게 최종안을 제시했다. 그리고 양현종은 조금 더 시간을 요구했다.

양현종은 어떤 선택을 내릴까. 돌이켜보면 결국 양현종은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었다. 계약 후에는 제 몫을 하면서 부정적인 여론마저 자신의 편으로 만들었다. 이번에도 같은 과정을 밟는다면 종착지는 영구결번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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