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수·한준 형도, 에이전트 없이 만나도 되겠대요" 장성우 감동시킨 KT 한 마디 [★인터뷰]

심혜진 기자 / 입력 : 2021.12.20 20:10 / 조회 : 3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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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계약 직후 악수하는 KT 이숭용 단장과 장성우(오른쪽). /사진=KT 위즈
"FA 계약했으니 더 열심히 할 겁니다."


생애 첫 FA 계약으로 KT 잔류를 확정한 장성우(31)가 더 강한 독기를 품었다. 팀은 우승을 했지만 개인 성적이 만족스럽지 않았기 때문이다. 내년에는 개인 성적으로도 팬들에게 인정받겠다고 했다.

장성우는 20일 KT의 공식발표가 나온 뒤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첫 FA 계약이다. 기분이 너무 좋다. 구단에서도 좋은 조건을 내세워주셨고, 감정 상하지 않게 협상할 수 있었다. 한편으로는 후련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KT는 이날 장성우와 계약기간 4년 총액 42억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계약금 18억원, 총 연봉 20억원, 옵션 최대 4억원의 조건이다.

장성우는 지난 2008년 롯데에 1차 지명으로 입단한 후 2015년 5대4 대형 트레이드를 통해 KT로 이적했다. KT 유니폼을 입고 통산 740경기 타율 0.259, 65홈런, 342타점, OPS 0.719를 기록했다. 팀을 옮기자마자 데뷔 첫 한 시즌 100경기 출전(133경기)과 두 자릿 수 홈런(13개)을 기록했고, 이후로도 매년 100경기 이상 출전하는 등 팀의 주전 포수로 거듭나며 2021시즌 창단 첫 통합 우승에 기여했다.


이번 협상에서 장성우는 에이전트를 내세우지 않고 직접 테이블에 앉았다. 배경에는 그를 감동시킨 구단의 한 마디가 있었다.

장성우는 "첫 얘기는 직접 듣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구단에서 '우리는 무조건 너를 잡을 것이다. 앞으로 오랫동안 함께할 텐데 나쁜 말들이 오가며 감정 상하게 하고 싶지 않다'고 해주셨다"며 "첫 만남 이후 조언을 구하고자 (박)경수(37·KT), (유)한준(40·전 KT·은퇴)이 형에게 전화를 드렸다. 구단에서 이런 이야기를 했다고 하니, 형들도 그러면 굳이 대리인(에이전트)을 세우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하더라. 나 역시 같은 생각이었다. 그래서 계속 혼자 협상에 나섰고, 한 번도 감정이 상하지 않게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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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우. /사진=OSEN
올 시즌 장성우는127경기에 나서 타율 0.231, 14홈런 63타점 OPS 0.711의 성적을 올렸다. 홈런 수는 데뷔 후 가장 많았으나 나머지 기록은 KT 이적 후 2017시즌 다음으로 좋지 않은 성적이다. FA를 앞두고 성적이 급등하는 이른바 'FA로이드(FA+스테로이드 합성어)'와는 정반대다.

장성우는 "보통 선수들은 좋은 계약을 위해서 FA 시즌에 더 열심히 하지 않나. 나는 반대였다. 솔직히 개인 성적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유독 잘 되지 않는 시즌이었다. '아, 나의 운은 여기까지구나' 생각했다. 그래서 개인 성적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오직 팀을 위해 뛰었다. 그랬더니 우승이라는 선물을 받았다"고 웃은 뒤 "이제는 FA 계약을 했으니 받은 만큼 더 열심히 할 것이다. 이 이야기는 기사에 꼭 써 달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동안 운동할 곳이 없었는데, 오늘(20일)부터 운동장에 나올 수 있어 너무 좋다.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KT 팬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했다. 장성우는 "나는 무조건 KT에 남는다는 생각이었다. 우리 팀 팬들 때문이었다"며 "팬들 정말 대단하지 않으신가. 꼴찌였을 때도, 경기에 질 때도 박수를 보내주셨던 분들이다. 팬들 덕에 우승할 수 있었고 좋은 계약도 할 수 있었다. 정말 감사하다. 내년에는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진심 어린 인사를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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