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성선수로 주장까지 했는데..." LG 팬들에 각오도 못 밝힌 박해민 [★인터뷰]

김우종 기자 / 입력 : 2021.12.15 04:33 / 조회 : 33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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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 박해민. /사진=LG 트윈스 제공
그는 가장 먼저 삼성 라이온즈 팬들한테 "죄송하다"고 했다. LG 트윈스 팬들에게는 "마음 정리가 아직 안 돼서…. 감정을 정리할 시간을 좀 부탁드린다"며 그 흔한 각오조차 밝히지 못했다. 삼성에 육성선수로 입단해 주장까지 역임한 뒤 FA 대박까지 터트린 박해민(31·LG)의 진심이었다.

박해민은 14일 LG의 공식 발표가 나온 뒤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여러 가지 감정이 교차한다. LG에서 좋은 조건을 제시해주셔서 감사하다"면서 "아쉬운 마음도 있다. 생각에서 차이가 있었기 때문에 이적을 하게 된 것 같다"고 입을 열었다.

LG는 이날 박해민과 계약 기간 4년 총액 60억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계약금은 32억원이며 연봉 6억원, 인센티브 4억원의 조건이었다.

박해민은 밖에서 봤던 LG 트윈스란 팀에 대해 "LG는 매년 우승을 노리는 팀이다. 투수력도 좋다. 타자 입장에서 볼 때 까다로운 투수들이 많았다"며 "삼성도 강팀이지만, LG도 항상 강팀이라고 생각해왔다. 또 서울 출신이다 보니 어려서부터 LG 야구를 접할 기회가 많았다"고 이야기했다.

박해민은 영중초-양천중-신일고를 거쳐 한양대를 졸업한 뒤 2012년 삼성 라이온즈에 육성 선수 신분으로 입단했다. 2014년부터 본격적인 주전으로 도약한 그는 그 해 통합 우승까지 경험하며 성장을 거듭했다. 이후 삼성에서 뛰는 9시즌 동안 타율 0.286, 42홈런, 414타점, 706득점, 318도루, 장타율 0.388, 출루율 0.354를 마크했다. 1096경기서 범한 실책은 14개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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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도쿄 올림픽 한일전에서 활약하는 박해민. /사진=뉴스1
박해민은 아직 LG로 가는 게 실감이 나지 않는 듯했다. 그는 "LG에서 당연히 전력을 강화하기 위해 저를 영입한 거라 생각한다"면서 "그런데 아직 경황이 없다. 시간이 좀 지나 감정 정리가 좀 되면 LG에서 어떻게 할 지 각오를 말씀드리고 쉽다. LG 팬 분들께서도 기대하고 계실 텐데, 쉽게 말씀을 못 꺼내는 게 죄송스럽다"며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다행히 LG에 가도 적응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전망이다. 친한 선수들이 많기 때문이다. 박해민은 "오지환, (김)현수 형과 대표팀서 함께했다. 삼성에서 함께 뛰었던 (차)우찬이 형도 있다. 이형종은 중학교 동창이다. 최성훈은 대학 시절, 야구 월드컵 대회를 함께 뛰었다"며 "비슷한 또래 선수들이 많아 적응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 같다. 오지환과 우찬이 형, 현수 형과 모두 통화했다. 도와주신다고 했다.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끝으로 그는 삼성 팬들한테 작별의 인사를 남겼다. 박해민은 "신고 선수로 입단할 때부터 응원을 해주셨다. 신고 선수로 그 팀에서 주장까지 한 사례가 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정말 감사하고 죄송스럽다. 삼성이라는 팀에서 우승도 해봤고, 대표팀에도 두 번이나 뽑혔다. 정말 좋은 추억이 많은 팀이다. 사랑해주셔서 감사하고 팀에 남지 못하게 돼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진심 어린 인사를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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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 시절의 박해민(왼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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