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만에 FA' 정훈, 정작 에이전트에 "연락 말라"고 한 이유

김동영 기자 / 입력 : 2021.12.12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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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정훈.
'역대급'이 될 것이라는 2022 FA 시장. 일단 아직까지는 조용하다. 딱 한 건의 계약만 나왔다. '빅 네임'들이 많기에 눈치를 보는 모양새. 중소형 FA들도 있다. 정훈(34)도 한 명이다. 묵묵히 기다리고 있다. 아예 신경을 쓰지 않고자 한다.

최근 있었던 양준혁 자선야구대회에서 만난 정훈은 "나는 육아와 운동만 하고 있다. 웨이트 위주로 하고 있다. 생각보다 덤덤하다. 걱정도 되기는 하는데 기대도 된다. 딱 5대5다. 내가 시장에서 인기가 있는지 궁금하기는 하지만, 그냥 운동만 하고 있다"며 웃었다.


이어 "아직 (최)재훈이 말고는 계약자가 없다. 워낙 좋은 선수들이 많이 남아있다. 다른 선수들이 어떻게 하는지 보고, 나는 기다려야 하는 입장이다. 묵묵히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스토리'가 있는 선수다. 2006년 현대에 신고선수로 입단했고, 1년 만에 방출됐다. 당시 선수들이 기피했던 현역병으로 군 복무를 마친 후 2009년 롯데에 신고선수로 다시 입단해 2010년 정식 선수로 올라섰다.

2010년부터 2021년까지 12시즌을 롯데에서만 뛰었다. 입단 자체는 롯데에 한 것은 아니지만, 사실상 롯데의 프랜차이즈 스타다. 출신 학교도 당시에는 롯데 연고인 용마고다. 당연히 정훈도 애정이 있다. "좋게 롯데에 남고 싶다"며 "힘들게 야구했어요"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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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정훈.
FA까지 오래 걸렸다. 2006년 입단을 기준으로 하면 15년 만에 마침내 자격을 얻었다. '대기만성 FA'다. 2021시즌 135경기, 타율 0.292, 14홈런 79타점, OPS 0.818이라는 좋은 기록도 남겼다. 좋은 방망이 실력을 갖췄고, 수비도 된다. 1루수로 구분되지만, 중견수 수비도 가능하다. '멀티 자원'으로 매력이 있다.

게다가 C등급이다. 2021년 연봉이 1억원이기에 롯데를 제외하고 정훈을 데려가는 팀은 보상금 1억 5000만원만 주면 된다. 일반적이라면 거액이다. 그러나 야구단에게 1억 5000만원은 아주 큰돈이 아니다. 얼마든지 감수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이쯤 되면 정훈 스스로도 기대를 걸 법하다. 초대박은 아니어도 중박 이상은 가능해 보인다. 그러나 정작 정훈은 내려놨다. 그냥 기다리고 있다. 아예 에이전트에게 연락도 하지 말라고 했단다.

정훈은 "친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믿고 있다. 확실한 것이 아니면 이야기 하지 말고 기다리겠다고 했다. 중간에 들으면 자꾸 생각이 난다. 진전이 많이 되면 나에게 언급을 해달라고 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기다리는 것과 별개로 자신감은 있다. 1987년생으로 내년 35세가 되지만, 자신감은 충만하다. "베테랑에 대한 편견은 당연하다. 그러나 정해진 나이는 없다. 나는 20대 후반보다 지금이 더 잘 돌아가는 느낌이다. 스윙할 때 느낀다. 사람마다 조금씩은 다르지 않나 싶다. 자신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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