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가 그렇게 어려웠나' 3경기 버틴 김사니 '자업자득'

심혜진 기자 / 입력 : 2021.12.04 10:34 / 조회 : 49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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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니 IBK기업은행 감독대행. /사진=KOVO
사과가 늦어도 너무 늦었다. 결말은 자진 사퇴, 말 그대로 자업자득(自業自得·자기가 저지른 일의 결과를 자기가 받음)이었다.


김사니(40) IBK기업은행 감독대행이 3경기를 버티고 물러났다. IBK기업은행은 다시 수렁 속에 빠지는 모양새다.

김 대행은 지난 2일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한국도로공사전을 앞두고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다. 경기 전 방송 인터뷰에서 그는 "배구인들과 팬들에게 너무 죄송하게 생각하고 또 어느 정도는 제가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오늘 경기 잘 마치고 이 자리에서 물러나도록 하겠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IBK기업은행 사태는 팀의 주장이자 주전 세터 조송화(28)가 서남원(54) 전 감독과의 갈등으로 팀을 무단이탈하며 외부에 공개됐다. 이후 김사니 세터 코치도 사의를 밝히고 팀을 이탈했다가 구단의 요청으로 복귀했다.

구단의 후속 조치도 논란을 낳았다. 서남원 감독과 윤재섭 단장을 동시에 경질한 후 김사니 코치를 감독대행에 앉혔다. 이 결정은 악수가 됐다. 사의를 표명했던 코치에게 감독대행 자리를 줬다는 비판이 일었고, 여기에 김사니 대행이 서 전 감독의 폭언까지 폭로하면서 논란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서 전 감독은 폭언에 대해 전면 반박했다. 사태가 커지자 배구계 관계자들도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여자부 6개 팀 감독들은 김 대행과 악수 거부 의사를 표명했다.


사과가 그렇게 어려웠을까. 김 대행이 스스로 말했듯 이렇게까지 번질 일이 아닐 수 있었다. 진정한 사과 한 마디면 논란은 이 정도로 커지지 않았을 수도 있다.

김 대행은 지난달 23일 흥국생명전에 앞서 서 전 감독이 폭언을 했다고 주장한 후 "나도 쌓아온 업적이 있다"면서 "이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자신의 무단 이탈을 정당화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이어 27일 GS칼텍스전을 앞두고는 폭언에 대해 진실공방이 일어나자 "지금은 시즌이고 더 이상 이런 부분을 말씀드리는 건 아닌 것 같다"며 한 발 물러서면서"제가 무슨 잘못이 없다고 말씀드릴 순 없다"며 애매모호한 말을 하기도 했다.

이후에도 배구인들의 성토는 계속됐고, 악수 거부까지 이어지자 결국 김 대행은 자진사퇴를 선택했다. 그래도 이미 늦었다. 김사니 감독 대행을 앉힌 IBK기업은행 역시 부적절한 행정의 역풍을 고스란히 맞아야 한다.

아울러 사태의 발단인 조송화에 대한 처분도 아직 남아 있다. 오는 10일 한국배구연맹(KOVO) 상벌위원회가 열린다. 결과에 따라 조송화의 징계가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IBK기업은행은 새로운 수장까지 뽑아야 한다. 여러모로 골치가 아픈 IBK기업은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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