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우 "저 이제 군대 갑니다... 2년 후 ML 도전" [인터뷰]

김동윤 기자 / 입력 : 2021.12.01 19:09 / 조회 : 66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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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우./사진=키움 히어로즈
"투혼이라는 칭찬, 정말 좋다. 그렇게 봐주셔서 감사하다. 하지만 나만 아니라 우리 팀 선수들 모두 그런 투혼을 발휘한다. 난 어쩌다 보니 투구 수가 많아져 그렇게 불렸을 뿐이다."

'국가대표 마무리' 조상우(27·키움)의 2021시즌은 '투혼'이라는 말로 요약된다. 도쿄올림픽에서 7경기 중 6경기에 등판해 146구를 던졌고, 포스트시즌에서는 1경기에 43구를 쏟아부었다. 하지만 그는 투혼이라는 말에 "모든 투수는 마운드에 올라가면 항상 열심히 던지려고 한다"고 겸손해 하면서 모두를 챙겼다.

조상우가 2013년 프로 데뷔 후 히어로즈 소속으로만 던진 공의 개수는 총 6936구(정규시즌 6371+포스트시즌 565구). 2016년 팔꿈치 인대 접합(토미 존) 수술을 받은 때를 제외하고 쉼 없이 달려온 조상우가 군 복무(사회복무요원)를 위해 약 2년간 그라운드를 떠난다.

조상우는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너무 오랜만의 휴식이라) 쉰다는 것이 실감이 나질 않는다. 그래서 잘 모르겠다"면서 "여행도 다녀왔다. 아직 정확히 입대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다. 통지서가 안 날아와 기다리며 쉬고 있는데 곧 가지 않을까 싶다"고 근황을 전했다.

이번 2020 도쿄올림픽 4위라는 성적은 조상우 개인에게나 대한민국 대표팀 모두에게 아쉬운 결과였다. 그러나 조상우는 "결과에 대한 아쉬움은 그때나 지금이나 남아 있다"면서 "하지만 좋은 기억들이 더 생각난다. 다른 팀 선수들과 한 달 가까이 운동하고 시합했던 시간이 기억에 많이 남았다"고 추억했다.

지친 것은 사실이었다. 조상우는 "던질 때는 힘든 것도 모르고 던졌다. 그저 열심히 했다. 하지만 후반기 들어 몸이 조금 지치긴 했다. 가벼운 통증도 있었다. 그래서 홍원기 (키움) 감독님, 트레이닝 파트와 상의해 열흘 정도 쉬었고 그 뒤로는 괜찮았다. 물론 푹 쉬고 있는 지금도 몸 상태는 좋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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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우가 지난 8월 4일 일본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일본과 경기에서 7회말을 마무리한 후 주먹을 쥐고 있다/사진=뉴스1
가장 아쉬웠던 순간으로는 지난 11월 1~2일 열린 두산과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꼽았다. 키움은 조상우가 나온 1차전을 잡으며 업셋의 희망을 살렸지만, 그가 나오지 못한 2차전은 패하며 시즌을 마무리했다. 조상우는 "입대 전 팀과 함께하는 마지막 경기였는데 한 경기로 끝나 너무 아쉬웠다"고 그때의 감정을 떠올렸다.

키움의 2021시즌이 끝나고 16일 뒤 KBO리그 막내 구단 KT가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TV를 통해 그 모습을 지켜본 조상우는 "이번 한국시리즈는 첫 경기와 마지막 경기만 봤다. KT가 우승하는 것을 보면서 '은퇴하기 전까지 난 우승할 수 있을까' 생각도 들고 정말 부러웠다"고 소감을 전했다.

KT의 우승은 오히려 조상우에게 자극제가 됐다. 그는 "난 히어로즈에서 한국시리즈를 두 번(2014, 2019년) 해봤고, 모두 준우승으로 끝났다. 우리가 열심히 안 해서 우승을 못 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린 더 좋아질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우승 순간에 자신이 마운드에 있지 않아도 괜찮다고 했다. 조상우는 "내가 없어도 우리가 우승했으면 좋겠다. 우승할 수 있는 전력이라면 내가 돌아왔을 때 또 우승을 할 수 있다는 말과 같다"면서 "1~2년은 응원하는 입장이 될 텐데 우리 팀을 응원할 것이고, 돌아와서는 또 우승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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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1일 2021 KBO리그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 등판한 조상우. /사진=키움 히어로즈
내년 시즌 키움은 입대하는 조상우뿐 아니라 좌완 불펜 김성민(27)도 팔꿈치 수술을 받아 이탈한다. 정찬헌(31), 김태훈(29)의 등장, 토미 존 수술을 받고 돌아오는 이영준(30) 등 희망적인 요소도 존재하지만, 국가대표 마무리의 이탈로 인한 불펜 전력 약화는 피할 수 없다.

그러나 조상우는 많은 불펜 선수들을 하나하나 언급하며 "우선 (이)영준이 형이 돌아올 것이다. 그리고 (나를 포함해) 올해 필승조를 했던 선수들은 조금 먼저 기회를 받아 필승조를 하고 마무리를 했을 뿐 다른 선수들도 충분한 구위를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내 공백은 그렇게 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태훈이 형이 올해 중간과 마무리를 번갈아 하다 마무리를 맡게 됐는데 형이 그 자리를 유지한다면 올해보다 더 좋은 성적을 거두지 않을까 생각한다. 난 (김)태훈이 형이 잘할 것 같다"고 응원했다.

올림픽 노메달로 병역특례와 메이저리그 진출, 그리고 FA(프리에이전트)까지 멀어졌지만 조상우는 군 복무를 재충전의 시간으로 생각했다. 많은 투구 수로 평균 시속 147㎞까지 떨어졌던 구속도 좋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원래 최고 시속 159㎞, 평균 152㎞를 뿌리던 파이어볼러였다. 단, 복귀 후 선발 가능성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의견을 내비쳤다.

조상우는 "예전 같은 강속구를 뿌리려 노력할 것이다. 지금보다는 좋아질 것 같다"면서도 "선발은 할 수 있으면 좋은데 팔 상태가 완전히 좋다는 판단이 서야 도전이라도 해볼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선발 전환은 스태미나보다는 팔꿈치 문제가 좀 더 크다. 2017년에도 팔꿈치가 아파 못했다. 개인적으로는 지금 내게는 짧은 이닝을 던지는 것이 데미지가 덜한 것 같다"고 솔직하게 답변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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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김성민, 김성진, 키움 코칭스태프, 조상우, 문성현./사진=키움 히어로즈
불확실한 선발 전환보다는 좀 더 명확한 목표를 세웠다. 조상우는 "메이저리그 진출과 관련해서도 오히려 더 좋은 기회일 수 있다. 2년 동안 몸을 잘 만들고 복귀해 좋은 퍼포먼스를 보이면 오승환(39·삼성) 선배처럼 마무리 투수로 미국에 갈 수도 있다. 준비를 잘하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희망했다.

양준혁 야구재단이 오는 4일 키움의 홈구장 고척스카이돔에서 개최하는 '2021 희망 더하기 자선 야구대회'는 입대 전 조상우를 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조상우는 자신을 보러올 팬들에게 "감사하다"고 전하면서 "양준혁 선배님이 좋은 의미에서 개최하는 대회이고, 마지막으로 팬들 앞에서 얼굴을 비추고 가는 것이 낫지 않을까 해서 나가게 됐다"고 설명했다.

동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묻자 "아프지 말고 잘하고 있어"라고 웃어 보인 조상우는 팬들을 향해 "2년 동안 몸을 잘 만들어 더 좋은 모습과 퍼포먼스를 보여드릴 테니 조금만 기다려주세요"라고 작별 인사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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