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들러리' 그래도 시상식 참석 품격 "제 명찰이라도 챙겨가려고요"

논현동=김우종 기자 / 입력 : 2021.11.30 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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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상식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난 롯데 최준용이 소중하게 간직한 명찰을 들어 보이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우종 기자
비록 꿈에 그리던 신인상 트로피는 안지 못했지만 그의 품격만큼은 반짝반짝 빛났다. 롯데 자이언츠 투수 최준용(20)의 이야기다.

최준용은 29일 서울 강남구의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2021 KBO 시상식에서 KIA 타이거즈 투수 이의리(19)와 접전을 벌였지만 결국 고배를 마시고 말았다.


이의리는 한국프로야구기자협회 소속 기자단 투표 결과, 유효표 115표 중 총 99표를 획득했다. 1위표는 61표, 2위표는 37표, 3위표는 1표로 총점 417점을 기록했다.

반면 최준용은 총 득표에서 이의리보다 1표 많은 100표를 얻었다. 하지만 1위표 42표, 2위표 50표, 3위표 8표를 각각 따낸 최준용은 총점 368점을 받으며 이의리에 49점 차로 뒤지고 말았다.

이의리는 신인상 수상 후 "내년에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면서 마지막에 한 마디를 덧붙였다. 신인상 경쟁에서 자신에게 밀린 최준용을 향한 진심 어린 메시지였다. 이의리는 "후반기에 정말 좋은 모습을 보여준 (최)준용이 형한테 멋있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인사했다.


최준용은 비록 수상은 하지 못했지만 시상식에 참석해 수상자를 축하하는 품격을 보여줬다. 그는 시상식이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그렇게 언급해줘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이의리를 보면서 전반기부터 좋은 투수라 생각했다. 사실 그가 신인상을 받아도 박수쳐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축하를 건넸다.

최준용은 "영광스러운 자리여서 참석했다. 앞으로 더욱 독기를 품고 노력하겠다. 내년에는 박수치는 입장이 아니라 박수 받기 위해 이곳에 오고 싶다. 목표는 크게 잡으라고 있는 거다.(웃음) 타이틀 수상자, 더 나아가 MVP에도 욕심을 내고 싶다"며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지난해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한 최준용은 중고 신인이다. 올 시즌 44경기에 출전해 4승 2패 1세이브 20홀드 평균자책점 2.85로 맹활약했다. 후반기에는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의 신임 속에 29경기서 2승 1패 1세이브 13홀드 평균자책점 1.86의 아름다운 성적을 거뒀다. 비록 지난 1992년 염종석(48·현 동의과학대 야구부 감독) 이후 29년 만의 롯데 출신 신인왕 등극엔 실패했지만 그의 야구 인생은 이제 시작이다.

최준용은 시상식을 마친 뒤 테이블 위에 놓여있던 자신의 이름이 적힌 명찰을 소중하게 챙겼다. 그는 "기념으로 챙겨가려고요"라면서 시상식장을 뒤로 한 채 다음을 기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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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최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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