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장은 극찬, 팬들은 감동... '월드클래스'다웠던 지소연

고양=김명석 기자 / 입력 : 2021.11.28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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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뉴질랜드와 평가전에서 지소연이 돌파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경기장 안에서는 적장조차 혀를 내두를 정도의 존재감을 뽐냈다. 경기가 끝난 뒤에는 팬들에게 감동적인 팬서비스를 잊지 않았다. '지메시' 지소연(30·첼시FC 위민)은 그야말로 '월드클래스'다웠다.

지소연은 27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뉴질랜드와의 여자축구대표팀 친선경기에 선발 풀타임 출전하며 팀의 2-1 역전승을 이끌었다. 직접 공격 포인트를 기록한 건 아니지만, 적장이 단번에 인상 깊게 본 선수로 꼽을 정도의 존재감을 경기 내내 뽐냈다.


경기에선 다소 낯선 역할로 시험대에 올랐다. 이날 지소연은 전방이 아닌 '후방'에서 팀을 진두지휘했다. 이민아(인천현대제철), 조소현(토트넘 위민)과 함께 역삼각형 형태의 중원을 꾸린 그는 수비라인 앞에 서서 상대의 공격을 끊고 직접 공격을 전개하는 역할을 맡았다.

물론 수비에만 치중한 건 아니었다. 상대 골키퍼를 압박하다 골키퍼와 부딪히는 장면이 나올 정도로 호시탐탐 최전방까지 폭넓게 움직이며 상대를 괴롭혔다. 세트피스 상황에선 대부분의 킥을 처리했고, 후반 중반엔 크로스바를 강타하는 강력한 프리킥 슈팅까지 선보이기도 했다.

지소연이 중심을 잡은 덕분에 한국은 뉴질랜드에 선제 실점을 허용하고도 무너지지 않았다. 오히려 0-1로 뒤지던 후반 상대 자책골에 임선주(인천현대제철)의 짜릿한 역전골을 앞세워 2-1 역전승을 거뒀다.


경기 후 '적장' 이트카 클림코바(체코) 감독은 이날 인상 깊게 본 한국 선수를 묻는 질문에 단번에 지소연의 등번호인 '10번'을 꼽았다. 공격 포인트도 없었던 데다 중원 깊숙한 곳에 자주 포진했는데도, 상대팀 입장에서 경기 내내 그의 영향력이 그만큼 크게 느껴졌다는 뜻이었다.

클림코바 감독은 "믿을 수 없을 정도였다"며 "지소연은 기술적으로도 뛰어났고 영향력도 컸다. 지치지도 않았고, 동료 선수들에게 소리를 치는 것도 인상적이었다"고 '극찬'했다.

그런데 지소연의 존재감이 비단 경기장 안에서만 빛난 건 아니었다. 이날 경기 후 대표팀 선수들은 경기장 트랙을 돌며 관중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지소연 역시 관중들과 함께 2년 7개월 만에 국내에서 열린 여자대표팀 친선경기에서 거둔 역전승을 함께 즐겼다.

이 과정에서 지소연은 관중들을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코로나19 상황 탓에 가까이에서 만날 수는 없었지만, 대신 사인을 요청하는 팬들이 유니폼을 던져주면 유니폼에 직접 사인해 다시 던져주는 방식으로 '팬서비스'를 잊지 않았다. 이는 팬들에겐 고스란히 큰 감동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이날 지소연이 대표팀 선수들 가운데 가장 마지막으로 라커룸으로 향한 것도 팬서비스 때문이었다.

이날 뉴질랜드에 역전승을 거둔 여자대표팀은 오는 30일 오후 7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뉴질랜드와 두 번째 평가전을 치른다. 이번 2연전은 내년 1월 인도에서 열리는 2022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 본선에 대비한 마지막 모의고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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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축구대표팀 지소연.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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