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실력도 부족한데 멘탈도 약해요" PS 4할 타율 괴물의 겸손

김동윤 기자 / 입력 : 2021.11.26 18:21 / 조회 : 3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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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성문./사진=키움 히어로즈
'송성문(25)의 가을 야구 활약이 정규 시즌에도 이어진다면 어떨까'라는 가정은 키움 히어로즈가 기대하는 시나리오 중 하나다.


신인 시절부터 송성문은 포스트시즌만 되면 날아다녔다. 국군체육부대(상무) 입대로 1년여의 공백이 있었음에도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타율 0.444, 3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167로 여전한 '가을 본능'을 보여줬다. 그의 통산 포스트시즌 성적만 놓고 본다면 21경기 타율 0.426, 2홈런 17타점, OPS 1.150으로 정상급 타자 못지않다.

송성문은 최근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가을에 잘하는 이유가 확실히 없진 않다"라고 웃으며 말문을 뗐다. 스스로 생각한 이유는 마음가짐이었다. 그는 "가을 야구는 즐긴다는 마음으로 한다. 개인 성적에도 들어가지 않다 보니 오히려 타석에서 아무 생각 없이 친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정규 시즌에서는 통산 5시즌 292경기 동안 타율 0.259, 17홈런 121타점, OPS 0.704로 포스트시즌만 한 퍼포먼스가 나오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나온 말이 '가을 송성문이 정규 시즌에도 이어지면 어떨까'였다.

답답한 것은 송성문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나도 정말 그러고 싶다. 가을 야구처럼 정규 시즌에도 잘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다. 하지만 쉽지가 않다"고 속마음을 드러내면서 "정규 시즌은 6개월에 걸쳐 쌓이는 성적이 눈에 보인다. 그러다 보니 타석에서 생각이 많아졌다. 오히려 간절함을 없애야 하나 싶다"라고 한숨을 쉬었다.


사실 상무에서 복귀하는 송성문에게 기대를 거는 시선이 있었다. 올해 퓨처스리그에서 타율 0.348, 4홈런 31타점, OPS 0.943으로 뛰어난 타격감을 보였기 때문이었다. 입대 전과 달리 "안 하면 오히려 불안했다"고 말할 정도로 본격적으로 몸 관리에 들어간 것이 효과가 있었다.

하지만 복귀 후 그는 입대 전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 이에 대해 송성문은 "상무 시절 타격폼을 바꾼 상태였는데 아직 확실하게 내 것이 안 된 상태였다. 1군에서 처음부터 좋은 성적이 나왔으면 나 자신을 믿고 끝까지 밀고 나갔을 것이다. 하지만 잘 안 되다 보니 스스로 의구심이 들었고 폼도 많이 바꿨다. 결국 시즌이 끝날 때까지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는 상태에서 끝나서 많이 아쉬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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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성문./사진=키움 히어로즈
올 시즌 송성문은 집보다는 야구장이 오히려 편했다. 슬럼프에 빠졌을 때 혼자 있다 보면 안 좋은 생각이 많이 들지만, 야구장에서는 야구에만 집중할 수 있기 때문. 흔들리는 그를 잡아준 것이 강병식(44) 키움 1군 타격 코치와 선배 박동원(31)이었다. 강병식 코치가 기술적인 문제에서 도움이 됐다면 박동원은 정신적인 부분에서 많은 의지가 됐다.

송성문은 "강병식 코치님이 정말 많이 도와주셨다. (박)동원이 형은 멘탈적인 부분에서 좋은 말을 많이 해주셨다. 덕분에 시즌 막판에는 그래도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내 문제는 그렇게 조언을 들을 때는 괜찮은데 지나면 또 안 좋은 생각이 난다는 것이다. 실력도 부족한데 멘탈적인 부분에서 아직은 많이 약한 것 같다"고 겸손하게 말한 뒤 "그래도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다"며 고마움을 표현했다.

올 시즌 송성문은 2루(35경기 251⅔이닝)와 3루(38이닝 265이닝)로 많이 나섰다. 3루에서 많이 나섰지만, 2루에서 좀 더 안정감 있는 활약을 보였다. 그는 "2루든 3루든 그 포지션을 (꾸준히) 나가다 보면 편하게 느껴진다. 다만 자리가 바뀔 때는 적응기가 필요하다"면서도 "어느 위치든 다 잘할 수 있게 더 실력을 끌어 올려야 한다"라고 향상심을 보였다.

절친 김혜성(22)과 호흡도 무시할 수 없었다. 송성문은 "(김)혜성이와 신인 때부터 키스톤 콤비를 이뤄서 그런지 호흡은 정말 좋다. 경기 외적으로도 많이 친한 것도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찰떡 호흡의 비결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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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송성문(왼쪽)-김주형-김혜성./사진=키움 히어로즈
현재 송성문은 고양 훈련장에서 치료와 웨이트 트레이닝을 병행하며 한 해를 마무리하고 있다. 그에게 올 시즌은 좋았던 것보다는 부족함을 많이 느낀 시즌으로 기억에 남았다. 부족함을 느낀 만큼 예년보다 빠르게 기술 훈련도 들어갈 예정이다.

등 번호도 기존 50번에서 상무에서 달았던 24번으로 변경한다. 오재원(36·두산)과 KT에서 뛰었던 멜 로하스 주니어(31·한신 타이거스)를 좋아해 택한 번호지만, 상무 시절 24번을 달고 성적이 좋았던 것도 이유 중 하나였다. 그는 "(상무 시절) 오재원 선배님과 로하스 선수를 좋아해 선택한 번호였는데 올해는 프레이타스가 달고 있어 못 달았다. 사실 50번이어도 잘했으면 계속 달았겠지만, 아쉬운 기억이 많아 다시 24번으로 돌아가려 한다"고 말했다.

송성문의 가을 모드를 사계절 모드로 바꿀 키워드는 어떤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을 '독한 마음'이었다. 그는 "아직 주전으로 1년을 뛰어본 적이 없다. 그래서 주전으로 풀타임을 뛰는 것이 1차 목표"라고 밝히면서 "군대도 다녀와서 정말 물러설 곳이 없다. 나이도 있으니 조금 더 독하게 준비하려고 한다"고 각오를 내비쳤다.

끝으로 "항상 이렇게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 항상 아쉬운 모습만 보여드렸는데 내년에는 응원해주신 만큼 좋은 모습 그리고 발전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라고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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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윤 | dongy291@mtstarnews.com

스타뉴스 스포츠부 김동윤입니다. 초심 잃지 않고 열심히 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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