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처럼?' LG 구 2군 훈련장 매각→FA 실탄 확보, 묘수 터지나

김우종 기자 / 입력 : 2021.11.23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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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이천 LG 챔피언스파크 실내훈련장 모습.
지난해 11월이었다. 두산 베어스의 모기업이 힘겨운 상황에 처하면서 구단 매각설까지 나돌았던 시기였다. FA(프리에이전트) 계약은 물론 선수단 연봉 지급 우려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 시점이었다.

그랬던 두산이 위기 상황에서 내놓은 묘수는 바로 이천 베어스파크를 담보로 자금을 조달한 것이었다. 당시 두산은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2군 훈련장인 베어스파크를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 세일 앤 리스 백 형태로 매각, 약 300억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구단 차원에서 내린 결정이었다. 이후 두산이 어려운 모기업의 재정 상태로 FA를 모두 놓칠 거라는 전망을 뒤집는 반전이 일어났다.


최주환을 SSG 랜더스로, 오재일을 삼성 라이온즈로 각각 떠나보내며 아쉬움을 삼키기는 했다. 그러나 이들의 이적으로 받은 보상금 등을 합쳐 허경민(4+3년 총액 85억원)과 정수빈(6년 총액 56억원)을 나란히 눌러 앉히는데 성공했다. 결국 두산은 올 시즌에도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역사를 쓰며 팬들의 박수 속에 한 시즌을 마무리했다.

올해에는 LG가 두산과 흡사하게 구단의 자산을 매각하면서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LG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구단은 구리 챔피언스파크 부지를 매각했다. LG 관계자는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지난 2014년 이천 챔피언스파크로 이사를 가면서 매각 추진을 해왔다. 이미 2019년부터 이야기가 오갔고, 올해 최종적으로 금액적인 부분 등의 조율을 비롯한 매각 작업이 모두 완료됐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KBO 리그 10개 구단들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수입이 급감했다. 다만 두산과 결을 달리하는 부분은 코로나19로 인한 수입 급감으로 인해 시설을 매각한 건 아니라는 사실이다. 구단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수입이 줄어든 건 맞지만, 사정이 힘들어서 헐값에 매각한 건 전혀 아니다. 이번 매각을 통해 자금을 융통할 수 있는 부분이 생길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올 겨울 스토브리그서 LG는 일단 내부 FA 김현수와 서건창의 잔류에 힘을 기울일 전망이다. 여기에 올 시즌 아쉽게 우승 목표를 이루지 못한 LG는 외부 FA 참전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차명석 LG 단장은 "FA 생각이 없는 단장이 어디 있겠는가. 예산이 된다면 할 수 있겠지만, 여의치 않다면 못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LG는 올 시즌 공격력 쪽에서 애를 먹었다. 타선 보강을 위한 외부 FA 대어들로는 나성범(원 소속 팀 NC)과 김재환, 박건우(이상 두산), 황재균(KT), 박병호(키움), 손아섭(롯데), 박해민(삼성) 등이 시장에 나올 전망이다. 이 중 1~2명만 잡아도 LG의 전력은 더욱 강해질 것이다.

물론 외부 FA 같은 큰 금액이 필요한 사안은 결국 그룹 차원에서 결정을 내려야 한다. 그런 면에서 구리 챔피언스파크 부지를 매각해 실탄을 확보한 LG 트윈스의 행보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과연 내년에도 우승을 목표로 뛸 LG가 올 겨울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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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9일 경기도 이천 LG 챔피언스파크에서 열린 LG 마무리 훈련에서 류지현(가운데) 감독이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사진=김우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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