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한일전 참사→11월 월드컵 99.95%... 벤투호 2021 '대반전'

김명석 기자 / 입력 : 2021.11.24 11:20 / 조회 : 23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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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이라크와의 월드컵 최종예선 3-0 승리 후 기념 촬영하고 있는 대표팀 선수단. /사진=대한축구협회
시작은 참사였지만, 마무리는 더없이 좋았다. 벤투호의 2021년 키워드는 '대반전'이었다.

파울루 벤투(52·포르투갈)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지난 17일 이라크와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6차전을 끝으로 올해 일정을 모두 마쳤다. 올해 벤투호의 A매치 성적은 10경기 7승2무1패, 20득점·6실점이다.

출발은 좋지 못했다. 지난 3월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한일전에서 0-3 참패를 당했다. 2011년 삿포로 참사 이후 10년 만에 열린 친선경기 한일전에서 10년 전과 똑같은 스코어로 졌다.

경기 전부터 잡음이 일었다. 코로나19 위기 속에 무리하게 평가전을 추진한다는 비판이 나왔고, 손흥민(29·토트넘)은 부상, 황의조(29·보르도) 등은 소속팀 반대에 부딪혀 차출이 무산됐다. 설상가상 경기력도 졸전에 그쳤다. 상처만 남은 참패 속에 결국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사과문까지 발표하는 일까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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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대표팀 선수들이 지난 3월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한일전에서 0-3으로 완패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6월 국내에서 열린 월드컵 2차 예선 3연전에서 투르크메니스탄과 스리랑카, 레바논을 모두 꺾고 최종예선에 진출했지만, 벤투호를 향한 시선은 여전히 싸늘했다. 급기야 9월 홈에서 열린 최종예선 이라크와 1차전에서 0-0 무승부로 불안하게 출발하고, 레바논전에서도 1-0 진땀승을 거두면서 벤투 감독은 더욱 벼랑 끝으로 내몰렸다.

손흥민이 부상 때문에 레바논전에 결장하면서 벤투 감독을 향한 비판 여론은 더 거세졌다. 소속팀 일정으로 뒤늦게 합류한 유럽파들을 바로 선발로 출전시킨 벤투 감독의 선택은 부진한 경기력과 맞물려 도마에 올랐다.

그런데 10월 들어 분위기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시리아를 2-1로 꺾고 오른 이란 원정길. 벤투호는 손흥민의 선제골을 앞세워 1-1 무승부를 거뒀다. 비록 승리하진 못했지만 최근 3연패를 당하는 등 유독 어려웠던 이란 원정에서, 그것도 12년 만에 손흥민이 골까지 만들어내는 등 나름의 소득을 안고 돌아왔다.

11월엔 3만명이 넘는 홈 관중 앞에서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을 1-0으로 꺾었다. 비록 1골에 그치긴 했지만 22개의 슈팅을 시도하는 등 시종일관 경기를 지배하면서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이 기세는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이라크전 3-0 승리로 이어졌다. 그동안 답답했던 경기력 대신 완승을 거두면서 벤투호의 축구가 비로소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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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아랍에미리트연합(UAE)전에서 황희찬의 페널티킥 선제골 후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는 대표팀 선수들. /사진=대한축구협회
이 과정에서 벤투호는 최종예선 6경기에서 승점 14점을 쌓았다. 3위와의 격차는 8점. 이르면 다음 경기인 내년 1월 레바논과 7차전 결과에 따라 카타르 월드컵 본선 진출을 조기에 확정할 수도 있다. 최종전까지 가지 않고도 월드컵 진출을 확정하는 건 무려 12년 만이다.

축구 통계 사이트인 위글로벌풋볼이 시뮬레이션을 통해 예측한 한국의 월드컵 본선 진출 확률은 무려 99.95%다. 비록 올해 시작은 좋지 못했지만, 가장 큰 목표를 향한 벤투호의 항해는 더없이 값진 결실을 눈앞에 두고 있다.

벤투 감독의 시선도 이미 월드컵을 향해 있다. 이라크전을 마친 뒤에는 월드컵 베이스캠프 답사에 나섰다. 이후 유럽으로 넘어가 유럽파들을 직접 점검할 예정이다. 벤투호의 다음 여정은 내년 1월 27일 레바논과 2월 1일 시리아 중동 원정 2연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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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이원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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