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실투' 하나, 천하의 이영하가 주저앉았다... 두산도 '비상' [KS고척]

고척=김동영 기자 / 입력 : 2021.11.14 16:57 / 조회 : 5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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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7회말 솔로포를 허용한 두산 이영하(오른쪽)가 아쉬워하는 모습. /사진=뉴스1
포스트시즌 들어 '무적의 위용'을 뽐낸 카드였다. 김태형(54) 감독도 '제일 좋은 카드'라 했다. 두산 베어스 이영하(24)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한국시리즈에서 무너졌다. 천하의 이영하도 그대로 주저앉고 말았다.

이영하는 14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 한국시리즈 1차전 KT 위즈전에 팀의 두 번째 투수로 6회 등판해 1⅔이닝 4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1탈삼진 3실점(1자책)을 기록하고 패전투수가 됐다. 경기는 두산이 14로 졌다.

경기 자체는 팽팽했다. 선발 곽빈이 5이닝 3피안타 1볼넷 3탈삼진 1실점의 호투를 펼쳤다. 이번 가을야구 들어 두산 선발이 5이닝을 먹은 것은 곽빈이 두 번째였다. 최원준이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5이닝을 기록한 바 있다.

데뷔 첫 한국시리즈 등판한 곽빈이다. 이 정도면 자기 몫은 했다. 문제는 다른 쪽이다. 일단 타선이 전혀 힘을 쓰지 못했다. 플레이오프까지는 신바람을 내면서 키움-LG-삼성을 잡았던 두산의 방망이지만, KT를 만나서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그리고 두산의 최대 강점이라 할 수 있는 불펜이 무너졌다. 이영하가 흔들린 것은 치명적이다. 6회 올라온 이영하는 일단 6회말은 2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았다. 피안타 후 병살 유도로 투아웃을 잡았고, 다시 2루타를 맞았으나 후속타를 허용하지 않았다.

7회말은 달랐다. 첫 타자 배정대에게 좌월 솔로포를 맞았다. 초구 슬라이더를 통해 스트라이크를 잡았다. 가운데로 들어간 공. 2구째 다시 슬라이더를 뿌렸다. 배정대가 반응했다. 어느 정도 예상을 한 모습이었다. 게다가 공이 가운데 높게 들어왔다. 타자가 치기 딱 좋은 코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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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7회말 좌월 솔로 홈런을 때린 후 환호하는 KT 배정대. /사진=뉴스1
배정대가 힘차게 배트를 돌렸고, 타구는 훨훨 날아 좌측 담장을 넘어갔다. 1-1에서 2-1을 만드는 홈런이었다. 결승포이기도 했다. 배정대는 환호하며 베이스를 돌았고, 이영하는 마운드 위에서 망열자실할 수밖에 없었다.

끝이 아니었다. 심우준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고, 도루를 허용했다. 1사 2루. 조용호에게 땅볼 타구를 유도했는데 유격수 김재호가 공을 한 번 더듬고 말았다. 주자 올 세이프. 김재호의 실책이었다. 이어 황재균에게 유격수 땅볼을 내줬고, 3루 주자가 홈을 밟았다. 스코어 1-3이 됐다.

이영하는 여기까지였다. 두산 벤치가 움직였고, 이현승을 올렸다. 이현승이 강백호에게 좌측 적시타를 다시 맞아 스코어 1-4로 벌어졌다. 실책이 있었기에 이영하의 자책점은 아니었지만, 이영하의 실점은 3점으로 올라갔다.

이번 포스트시즌 들어 이영하는 '최강' 그 자체였다. 5경기에서 11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2.45를 만들고 있었다. 특히 LG와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2회 구원 등판해 만들었던 4이닝 무실점은 압권이었다.

그래도 많이 던진 여파는 어쩔 수 없었다. 5경기에서 181구를 뿌렸다. 김태형 감독도 "(아)영하가 괜찮지 않을 수도 있다. 체크해봐야 한다"고 우려한 바 있다.

이런 이영하가 가장 중요한 한국시리즈, 그것도 1차전에서 무너지고 말았다. 높게 들어간 실투 하나. 이 공 하나로 이영하가 무너졌고, 두산이 무릎을 꿇었다. 남은 시리즈를 생각하면 이영하의 부진은 '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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