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이영하.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
두산은 지난주 6경기에서 2승 2무 2패, 승률 5할을 만들었다. 19일 삼성에 5-0 완승을 거둔 후 21~22일 SSG에 2연패를 당했다. 이후 23~24일 LG와 더블헤더 포함 3연전에서 1승 2무를 챙겼다. 잠시 5위로 내려앉으며 위기에 빠졌으나 24일 다시 4위에 복귀했다.
이영하는 23일과 24일 이틀간 3경기에 출전했다. 결과는 1⅔이닝 무실점-2이닝 1실점-1이닝 무실점. 결과적으로 승리도, 홀드도 없었으나 이영하의 피칭이 없었다면 두산의 4위는 없었다.
현재 두산은 선발이 '붕괴' 수준이다. 지난주 6경기에서 선발 평균자책점이 9.64다. 주간 첫 경기였던 19일 '에이스' 아리엘 미란다가 7이닝 무실점으로 잘 던졌으나 이후 5이닝을 먹은 선발이 없다. 최원준(2⅓이닝 6실점)-박종기(1⅓이닝 6실점)-곽빈(3⅓이닝 3실점)이 차례로 흔들렸다.
24일 더블헤더 1차전에서는 다시 미란다가 나섰는데 4⅓이닝 2실점이었다. 2차전은 현도훈이 ⅓이닝 3실점으로 1회도 채우지 못했다. 그래도 주간 승률 5할이다. 불펜이 있었다.
무엇보다 LG와 3연전이 결정적이었고, 여기서 이영하가 존재감을 보였다. 23일과 24일 1차전에서는 선발 곽빈과 미란다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올라와 잘 막았고, 24일 2차전에서는 마지막 투수로 등판해 1이닝을 책임졌다.
두산 베어스 이영하.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
결국 김태형 감독이 결단을 내렸다. 지난 9월 9일부터 이영하를 불펜으로 바꿨다. 김태형 감독은 "빠른 공을 던지니까, 짧은 이닝 힘으로 밀어 붙이는 형태로 기용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것이 통했다. 올 시즌 성적은 32경기 73⅔이닝, 4승 5패 1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6.48다. 프로 데뷔 후 가장 나쁜 기록. 그러나 불펜으로 한정하면 21경기 28⅔이닝, 3승 1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1.26이 된다. 리그 최정상급 우완 불펜이다.10월로 한정하면 11경기에서 1승 1세이브, 평균자책점 1.13이다.
두산 불펜에서 확실한 힘이 되고 있다. 홍건희-김강률로 이어지는 8~9회는 기본적으로 강력했으나 그 앞이 살짝 불안했다. 이영하가 불펜으로 오면서 이 틈이 사라졌다. '선발 이영하'가 아쉽기는 하지만, 일단 올 시즌은 구원투수가 딱 맞는 옷이다.
지난 시즌부터 두산의 고민이었던 이영하다. 이제는 아니다. 돌고 돌아 구원으로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 선발 출신이기에 멀티 이닝 소화가 가능하다는 것 또한 장점이다. 높은 타점에서 내리꽂는 150km의 강속구는 분명 위력이 있다.
포스트시즌에 가도 역할이 커질 수 있다. 여전히 두산에 선발이 부족한 것은 마찬가지다. 미란다를 제외하면 경기 시작과 함께 불펜이 몸을 풀어야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 이영하의 힘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