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순의 소망 "'마이 네임' 통해 내 이름 찾고 싶어요" [★FULL인터뷰]

강민경 기자 / 입력 : 2021.10.24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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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순 /사진제공=넷플릭스


배우 박희순(51)이 넷플릭스 시리즈 '마이 네임'을 통해 자신의 이름을 찾고 싶다고 밝혔다.

'마이 네임'은 아버지를 죽인 범인을 찾기 위해 조직에 들어간 지우(한소희 분)가 새로운 이름으로 경찰에 잠입한 후 마주하는 냉혹한 진실과 복수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


지난 17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마이 네임'은 넷플릭스 TV쇼 부문 월드랭킹 3위에 이름을 올렸다. 또한 넷플릭스 스트리밍이 서비스 되는 전 세계 83개국 국가에서 '오늘의 TOP 10'을 기록 중이다.(스트리밍 영상 콘텐츠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 기준)

영화 '마녀', '1987', '남한산성' 등 매 작품마다 탄탄한 연기력으로 높은 신뢰감을 안겨줬던 박희순은 최대 마약 조직 동찬파의 보스 무진으로 분했다. 무진은 지우를 조직에 받아주고 언더커버로 만들지만, 진짜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속내를 알 수 없는 복잡한 감정을 지닌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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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순 /사진제공=넷플릭스



무진은 박희순에 의해 더욱 깊이있는 캐릭터로 완성됐다. 감정이 드러나는 표현에 대한 수위 조절을 다양하게 고민했다고. 박희순은 강하면서도 섬세하고, 날카로우면서도 깊은 시선으로 모든 것을 꿰뚫어보는 듯한 연기로 매 순간 극의 긴장감을 높였다.

-'마이 네임'이 공개 후 넷플릭스 월드랭킹 3위에 올랐다. 반응을 실감하나.

▶ 경험해보지 않은 것이라 숫자적인 개념이 다가오지 않는다. 실감이 나지 않는다. 어찌됐든 '오징어 게임'이 세계로 가는 길을 열어줬다. 그 덕분에 후속작들이 주목을 받는 느낌이 든다. 그런 면에서 제작진, 감독님께 감사를 드린다.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K-POP이 세계로 나갔듯이 K-드라마도 시작되지 않을까라고 긍정적으로, 희망적으로 보고 있다.

-'마이 네임'이 전 세계를 사로잡을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클리셰라고 하지 않나. 언더커버 소재의 작품들이 클리셰가 없을 수 없다. 언더커버 자체가 클리셰인 것 같다. 그걸 어떻게 새롭게 풀어내는지, 글을 쓴 사람이 여성 캐릭터로 한 자체가 신선한 의미로 다가오지 않았나 싶다.

아메리칸 사이코는 냉철하고 피, 눈물도 없이 흔들리지 않다. 코리안 사이코인 최무진은 많이 흔들린다. 극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고, 극악무도하고 나쁜 놈이지만 상황 상황마다 번민이 있다. 어떠한 감정이 왔다 갔다 한다. 흔들리는 모습을 새롭게 보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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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순 /사진제공=넷플릭스


-'마이 네임'은 여성 원톱 시리즈인데 출연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여성 원톱 서브 전문이다. '세븐 데이즈'로 시작해서 '마이 네임'까지 여성을 돋보이게 하는데 일가견이 있고, 좋아한다.

-선배 입장에서 첫 액션, 주인공으로 부담이 있었던 한소희는 어땠나.

▶먼저 액션 연습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파주를 지나가다가 액션 스쿨을 찾아갔다. 찾아가기 전에는 TV에서 봤던 여리여리하고 광고에서 튀어나온 인물로 생각하고 만났다. 액션 스쿨을 열흘 다녔는데 벌써 복싱 폼이 나오더라. 운동을 한 번도 안 해봤다는 아이가 남자도 하기 힘든 걸 소화하더라. 그 얼굴에서 정말 행복하고 재밌어 하는 게 느껴졌다. 땀을 흘리면서 운동을 하는 모습이 정말 예뻐 보였다. 그 이후에 소희의 얼굴이 예쁘다고 생각한 적 없었다. 마음 씀씀이가 예뻤다. 편견 없이 동료 배우로 생각했다.

-최무진이 가진 반전에 대해 알게 됐을 때 어땠나.

▶ 최무진은 나쁜 놈이자 사이코다. 연기를 해야하는 내 입장에서는 최무진의 입장에서 생각할 수 밖에 없었다. 남들이 봤을 때는 사이코가 당연하지만, 제 입장에서는 정당화 시킬 수 밖에 없었다. 감정들을 표현함에 있어서 최소한 관객들이 상상할 수 있겠끔 많은 표현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복합적인 모습을 연기하려고 했다. 이해하려 했고 그 인물에 동화되려 했다.

-지우에 대한 최무진의 감정은 무엇이었나.

▶ 친구의 딸이다. 내가 죽인 친구의 딸. 수많은 감정들이 쌓여있기 때문에 최무진도 자신을 잘 모를 것 같다. 배신에 대한 복수를 위해 시작했지만, 그 과정 속에서 흔들린다. 넘지 말아야 할 선을 자꾸 넘으려고 한다. 단순한 복수가 아니라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만드는 주요 원인이었던 것 같다. 두 가지 카드를 가지고 시작했다. 진실된 거짓, 거짓된 진실. 두 가지가 늘 마음에 있었기 때문에 지우도, 관객들도, 최무진 자신도 헷갈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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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순 /사진제공=넷플릭스


-최무진이 어떤 캐릭터로 그려지길 바랐나.

▶ 자가 격리 중에 인터넷 서치하면서 봤는데 신기하고 소름이 돋더라. 관객들이 각자 생각하는 지점이 달랐다. 내가 들켜버린 것 같은 것(글)과 생각지도 못한 것(글)도 있었다. 희열감이 있었다. 최무진을 제대로 설명을 하는 대사도 없었다. 그들(시청자들)은 '내 표정과 연기만으로도 많은 서사를 만들어내는구나' 했다. 그게 지금 이 작품이 인기를 얻는 것 보다 희열이 있는 것 같다. 복잡하고 어려운 역할이지만 해냈을 때 관객들의 해석이 생기는 게 또 다른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최무진을 통해 섹시한 매력을 드러냈고, 많은 시청자들도 '섹시하다'라는 평을 남기고 있는데.

▶ 제가 평소에 섹시한 얘기를 많이 들었으면 '내가 섹시해서 그런 말이 많구나'라고 떳떳하게 하겠는데 이 작품에서만 그런 얘기를 듣는 건 작가님이 써주신 최무진의 매력이 큰 몫을 한 것 같다. 김진민 감독님의 프로젝트가 있었다. '이 작품에서 무조건 최무진 섹시해야한다. 어떤 돈이 들어가도 되니까 섹시하게 만들어달라'는 말씀을 하셨다고 하더라. 의상, 분장팀이 영화 스태프들인데 저랑 다 작업을 했었던 친구들이다. 저의 장점, 단점을 잘 알고 있어서 슈트를 전부 맞췄다. 어깨가 삐뚫어지는 것까지 알고 있기 때문에 슈트 전부를 맞췄다. 내 몸에 안 맞을 수가 없었다.

과거 장면에선 내 수염인데, 현재 와서는 수염을 붙였다. 사극이면 다 수염을 붙이기 때문에 분장 선생님이 오시는데, 여기서는 한 명을 위해 분장사가 온다는 건 제작비 문제도 있고, 여러가지 고민이 됐을 수 있었는데 감독님이 자신있게 '내가 한 회차 줄여줄테니 쓰라'고 하시더라. 그 말에 분장 실장님이 감동했다고 했다. 의상은 시키는 대로, 입혀주는 대로 입었다. 조금도 신경쓸만한 여지를 주지 않았다. 너무 완벽했다.

-아내 박예진은 '마이 네임'을 보고 어떤 반응을 보였나.

▶ 보면서 어느 순간 동천파가 되어서 응원하더라.

-개그맨 박휘순을 떠올리는 사람도 있는데.

▶ '마이 네임'을 하면서 소망이 하나 있다면, 내 이름을 찾았으면 좋겠다. 날 좋아하시는 분들도 날 (개그맨)박휘순으로 아는 분들이 많다. '마이네임'을 통해 내 이름을 찾았으면 좋겠다.

강민경 기자 light39@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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