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봉련./사진=씨제스 엔터테인먼트 |
이봉련은 지난 17일 종영한 tvN 토일드라마 '갯마을 차차차'에서 여화정 역을 맡았다. '갯마을 차차차'는 현실주의 치과의사 윤혜진(신민아 분)과 만능 백수 홍반장(김선호 분)이 짠내 사람내음 가득한 바닷마을 '공진'에서 벌이는 티키타카 힐링 로맨스다.
극 중 이봉련이 맡은 여화정은 횟집 사장님이자 공진동 5통 통장으로 의리 있고, 화통한 여장부다. 장영국(인교진 분)과 3년 전 이혼했지만 그와 쿨한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동장인 영국과 사사건건 부딪치게 됐다. 이혼 후 홀로 아이를 키우면서도 당당하게 지내왔다. 특히 여화정은 이봉련의 맛깔나는 연기로 생동감 있게 표현돼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캐릭터와 배우가 하나로 조화를 이루면서 현실성 있는 공감대까지 높이며 시청자들에게 잔잔하지만, 깊은 여운의 감동을 선사했다.
'갯마을 차차차' 종영과 함께 스타뉴스가 이봉련을 만났다.
배우 이봉련./사진=씨제스 엔터테인먼트 |
-종영 소감은?
▶ 너무 서운 하고 아쉽다. 저도 보면서 좋은 사람들과 같이 작업하게 되어서 즐거운 시간이었다. 잊지 못할 뜨거운 여름이었다.
-'갯마을 차차차'가 연이은 자체 최고 시청률 경신 등 인기가 이어졌다. 시청자들에게 사랑 받은 비결은 뭐라고 생각하는가.
▶ 누구를 만나게 되든, 전부 다 케미가 좋았던 것 같다. 잘 어울리고, 제가 혜진(신민아 분)이 만나도, 감리(김영옥 분) 할머니 만나도, 두식(김선호 분)이 만나도, 장영국(인교진 분)을 만나든 간에. 전부 그 안에서 몇 개월 작업하면서, 그 사람들이 계속 그 공간에서 살았던 것 같은 기억이다. 그게 드라마에 고스란히 드러나서, 시청자들이 느끼지 않았을까 한다. 그게 사랑 받은 비결이 아닐까 싶다.
-여화정 역을 맡아 시청자들에게 응원, 호평을 받았다. 인기 실감은 하는가.
▶ 많이 알아봐주시고, 여화정 역할을 사랑해 주셨다. 이런 반응 처음이었다. 방송 와중에 사랑 받는 게 처음이었다. 관심 갖고 지켜봐주신 적은 있는데, 직접적인 피드백 처음이다. 가만히 있어도 사람들이 알아봐주셔서 뜨겁게 느낀다.
-여화정 캐릭터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은 이유는 뭘까.
▶ 혼자 이혼하고 아들 이준(기은유 분)이 키우면서 살아가는 삶에 대한 공감, 현실적인 부분이 많이 드러난다. 그런데서 오는 공감이다. 그리고, 역할 자체가 갖고 있는 여장부 기질도 있다.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 이 여자도 분명 여자이고, 수줍고, 이런 면모가 드러난다. 이 역할을 제가 준비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그런 매력이 사랑을 받을 수 있지 않았나 싶다.
배우 이봉련./사진=씨제스 엔터테인먼트 |
-여화정은 공진 마을에서 정의감 넘치는 '여통장'으로 생동감 있게 표현된 것 같다. 인물을 표현할 때 가졌던 고민이 있는가.
▶ '내가 하는 말이 설득력을 가질까'였다. 제가 분명 배우고, 외향적으로 여화정 모습을 하고 있지만 '이 말을 내뱉었을 때, 외적인 거 말고, 살아온 게 배우에게 묻어서, 내뱉었을 때 설득력 가질까'라는 고민이 많았다. 배우라는 직업이 경험한 일들에 대해서 경험치 많을 수록 표현력도 넓어진다. 모든 경험을 할 수는 없어서 그런 것에 대한 걱정했다. 저는 아이가 없고, 결혼하기는 했지만 화정이가 가진 삶의 고민과 다르다. 어떤 것들은 경험에 의한 것이지만, 어떤 것들은 간접 경험이나 상상력으로 해야되니까, 설득력 가질 수 있는 게 고민이었다.
-여화정과 실제 닮은 점, 다른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 여화정과 저는 당연히 다르다. 저는 리더십이 있는 사람도 아니다. 직업이 배우다보니까 많은 사람들을 만나서 제 이야기를 하고 훈련이 됐는데, 예전에는 훨씬 더 소극적이었다. 여화정이 말을 하면, 그 내용은 굉장히 거침이 없다. 본인이 생각하는 거를 실천에 옮기는데, 그 전에 신중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제가 존대를 할 정도로 괜찮은 사람이다. 닮고 싶었다. 그래서 여화정을 착장하면 과감해진다.
-애틋하게 다시금 재회했는데, 인교진 배우와의 호흡은 어땠는가.
▶인교진은 배우 좋은 배우다. 개인적으로 팬심을 전한다. 시청자로서 집에서 드라마 볼 때, 개인적으로 혼자서 제일 기다리고 있는 장면이 장영국 장면이다. 인교진 씨와 호흡이 새롭고, 재미있었다. 장영국을 연기하고 있는데, 역할과 분리해서 보면 완전히 틀리다. 그런 게 배우로 볼 때, 저와 전혀 다른 경험을 하고 산 사람이었다. 상대 연기를 보면서 굉장히 흥미롭다. 그래서 케미도 좋아졌던 것 같다. 서로 어떻게 할지 알고, 기다리고 했으니까.
-'갯마을 차차차'를 통해 신민아와 재회했다. 또 김선호도 만났다. 두 배우를와 호흡은 어땠는가.
▶ 신민아와 드라마 '내일 그대와'에서 처음 만났다. 김선호는 연극 무대에서 (연기를) 시작해서 알고는 있었지만, 작업으로는 만나지 못했다.
신민아는 다시 만나니까 반가웠다. 극 중에서 상의하거나 기대고, 마음을 터놓는 역할이었다. 그 때('내일 그대와')도 친구역할이었는데, 이번에 더 소중해졌다. 나이를 먹으니 더 편해진 것 같다. '이 친구가 몇 년 더 흘러서 깊어졌구나'라는 생각이다.
김선호는 우리가 왜 한 번도 만나지 못했는지 이야기했다. 무대에서 만나고 싶은 마음이 있다.
-2021년, '갯마을 차차차'까지 출연 작품이 성공했다. 또 올해 제57회 백상예술대상 연극부문 여자 연기상을 수상했다. 전성기라고도 할 수 있는 시기인데, 어떤 기분인가.
▶ 얼떨했었다. 그러다 '갯마을 차차차'를 준비하게 됐다. 제 인상에 많은 변화가 일어났던 시기였던 거 같다. 어떤 결과물이 드러나게 상을 받게 되면서 묵묵히 해왔는데, 결과물 주어지니까 부담감도 짊어지게 됐다. 상도 중요하고, 모든 게 있으니까 가능했다. 전성기 맞다.
배우 이봉련./사진=씨제스 엔터테인먼트 |
-부담감을 느끼실 때 극복해내는 비결도 궁금합니다.
▶ 부담되면 극복이 안 된다. 그냥, 다른 일을 할 때 신경이 더 그쪽으로 쓰이는 거 같다. 분산되는 정도다.
-요즘 하고 있는 고민도 있는가.
▶ 너무 많이 알아봐 주신다. '어디 자유롭게 못 가면 어떡하지?' 이런 고민을 한다. 물론 저를 방해하는 분은 없겠지만, 너무 많이 알아봐주신다. 살면서 이런 일이 없었다. 쑥스럽다. '이렇게 많이 알아봐주시면 식당에 못 들어 가는 거 아니야?'라고 김칫국 마시고 있다.(웃음)
-이봉련만의 장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 이렇게 생긴 사람 없다. 저처럼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저 혼자 문제는 아니고, 자신감 하나로 한다. 보편적으로 공감하는 공감대, 그게 저의 장점이 아닐까 싶다.
-도전하고 싶은 장르, 새로운 캐릭터가 있는가.
▶액션 장르도 해보고 싶다. 보통 힘든 게 아니다. 내가 노력해서 땀으로 이뤄낼 수 있는 '은둔 고수' 같은 거, 그게 재미있을 것 같다.
-끝.
이경호 기자 sky@mtstar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