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간절했으면 번트 댔겠나" 상무 관계자 의혹 강력 부인

김동윤 기자 / 입력 : 2021.10.21 13:22 / 조회 : 3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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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무 서호철./사진=OSEN
국군체육부대(상무) 관계자가 최근 '퓨처스리그 타격왕 밀어주기'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당시 경기 현장에 있었다는 상무 관계자는 20일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황당하고 말도 안 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상대팀 KIA의 수비가 정상적이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KIA는 정상 수비를 했다. 8일 경기에서 정상적으로 수비했고, 9일 경기에서는 수비를 앞당겨서 했다. 평소 시합과 똑같이 운영했다. 누가 누구에게 부탁했다느니 그런 말이 오간 적도 없고 평소와 다름없는 경기였다"고 반박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13일이었다. 이날 오전 한국야구위원회(KBO) 클린베이스볼센터에 "국군체육부대(상무)의 A선수가 평소 번트를 잘 대지 않는 스타일임에도 마지막 몇 경기에서 번트 안타가 나왔다. 그 번트 안타로 A선수가 퓨처스리그 타격왕 타이틀을 차지했다. 상무 측에서 사전에 상대 구단에 '수비를 느슨하게 해 안타로 만들어달라'는 요구를 한 것 아니냐"는 제보가 들어왔다.

제보자가 조사를 요청한 경기는 구체적으로 지난 8, 9일 문경에서 열린 KIA와 상무의 2021 퓨처스리그 경기다. 당시 서호철(25·상무)은 팀이 3-2로 앞선 3회말 2사 후 KIA 투수 남재현의 왼쪽으로 향하는 번트 안타를 만들어냈다. 이어 9일 경기에서는 양 팀이 0-0으로 맞선 1회말 1사에서 장민기를 상대로 3루수 쪽 번트를 시도해 안타를 기록했다. 제보자는 이 과정에서 비정상적인 수비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문을 품었다.

이에 KIA 구단은 "서호철은 평소 번트를 대지 않는 선수인 것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8일 경기에서는 정상적인 수비가 이뤄졌다. 그런데 그날(8일) 번트를 대길래 9일 경기에서는 오히려 한두 발자국 앞으로 전진 수비를 했다. 그런데 타구가 3루 파울 라인을 벗어나지 않고 내야 쪽으로 들어오면서 안타가 됐다"고 입장을 내놓았다.


결과적으로 서호철은 KIA와 홈 2연전에서 6타수 4안타 1볼넷을 기록했고, 덕분에 7일 두산전까지 0.381이던 타율이 0.388까지 올랐다. 그리고 김주현(28·롯데·타율 0.386)을 2리 차로 제치고 남부리그 타격왕을 차지했다. 김주현은 이미 9월 22일 KIA전을 끝으로 올해 퓨처스리그 출전을 마감한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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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무 서호철./사진=OSEN
서호철을 가까이서 지켜본 상무 관계자는 타격왕 수상을 노력과 간절함이 빚어낸 결과라 평가했다. 상무 관계자는 "우리는 일절 그런 부탁을 한 적이 없다. 우리들끼리 (서)호철이가 타격왕을 했으면 좋겠다고 바란 것은 있다. (서)호철이도 정말 간절하게 경기에 임했다"면서 "(타격왕을 하려면) 하루에 (안타) 두 개씩은 쳐야 하는데 일반적인 안타로만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서)호철이에게 '네가 정 하고 싶다면 번트라도 대라. 번트라도 하나 성공하고 도전하는 것이 낫지 않겠냐'고 말한 적은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얼마나 간절했으면 번트를 댔겠나. 본인이 타격왕을 정말 하고 싶으니까 마지막쯤 가서 번트를 대기 시작한 것이다. KIA전에서 우연히 성공을 하다 보니 이상하게 생각하는 것 같은데 실패도 계속했다. 또 (서)호철이가 번트를 대기 시작한 것은 오래 됐다. 대략 9월 말, 10경기 전부터 번트를 시도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퓨처스리그 경기는 1주일에 한 시리즈 정도 중계가 되기 때문에 모든 경기를 확인할 순 없다. 하지만 그 중 몇 경기는 중계 화면이 있다. 서호철은 지난 5일 이천에서 열린 두산전에서 상무가 3-2로 앞선 9회초 1사에서 상대 투수 문대원의 5구째에 번트를 시도하다 파울이 됐다. 같은 장소에서 열린 7일 경기에서도 상무가 4-3으로 역전한 9회초 무사 2루에서 박웅의 초구에 번트를 시도했다가 1루수 백민규의 호수비에 아웃됐다. 이날 경기는 방송사 유튜브에 공개돼 있어 확인도 가능하다.

박치왕(52) 상무 감독이 KIA 쪽에 서호철의 번트 계획을 알렸다는 주장에도 상무 관계자는 "어림 없는 소리"라고 강하게 부정했다. 그는 "박치왕 감독님이 그런 스타일은 아니다. 오히려 '번트는 왜 대냐, 안타를 쳐서 해결하라'고 하시는 분이다. 또 감독님 자체가 선수에게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세세하게) 말씀하시는 분도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 언론의 보도를 통해 김호령(29·KIA)이 김주현에게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는 내용을 메신저로 전달한 것이 알려져 파장이 일었다. 이 소식을 접한 KIA는 곧바로 함평에서 김호령을 포함한 퓨처스리그 선수들과 면담을 진행했다.

KIA는 20일 "상무 측으로부터 어떠한 요청이나 부탁을 받은 적이 없고, 우리 선수에게 지시한 적도 없다는 것을 재차 확인했다. 이 조사 과정에서 롯데 선수가 KIA 소속 포수 1명 외에 추가로 2명의 선수(포수 1명, 야수 1명)에게 부탁을 했고, 상무와 경기 전후 KIA 선수 3명과 연락을 주고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까지 파악된 문자 등을 KBO 클린베이스볼센터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짜고치는 고스톱'이라는 문자는 김호령이 롯데 선수가 "번트 안타에 대해 여러 군데서 이야기를 들었다"는 말에, "이틀 연속 번트 안타가 나와 롯데 선수 말이 맞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위로 차원에서 나온 개인적 생각을 이야기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KIA는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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