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4K 새 역사 눈앞' 미란다, 진짜 놀라운 점은 따로 있다

김동영 기자 / 입력 : 2021.10.20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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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대구 삼성전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는 두산 미란다. /사진=뉴스1
불멸의 기록이라 했다. KBO 리그 '전설' 고(故) 최동원이 기록했던 223탈삼진이 곧 깨진다. 주인공은 두산 베어스 '외국인 에이스' 아리엘 미란다(32)다. 3개 더 잡으면 새 역사를 쓴다. 더 놀라운 점도 있다. 이닝을 보면 왜 '역대 최강 K머신'인지 명확히 알 수 있다.

미란다는 19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정규시즌 삼성 라이온즈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4피안타 1볼넷 10탈삼진 무실점의 눈부신 호투를 펼쳤다.


최근 19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QS)다. 이미 지난 등판에서 18경기 연속 QS였고, 이는 역대 외국인 투수 신기록이었다. 연속 기록 숫자를 하나 더 늘렸다.

더 놀라운 부분은 역시나 탈삼진이다. 이날 10개를 더해 시즌 탈삼진 221개가 됐다. 단일 시즌 탈삼진 KBO 리그 역대 공동 2위다. 주형광(1996년)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제 1위 최동원이 1984년 기록했던 223개에 딱 2개 남았다. 탈삼진 3개를 더하면 신기록이다. 이변이 없는 한 다음 등판에서 깨질 전망이다. 여차하면 다음 등판 1회에 대기록이 나올 수도 있다. '미쳤다'는 탄성이 절로 나온다.


높은 타점에서 내리꽂는 강속구가 일품이다. 올 시즌 평균 시속 146.4km(스탯티즈 기준)의 속구를 뿌리고 있다. 시속 150km도 쉽게 던진다. 게다가 좌완이다.

여기에 포크볼이 강력하다. 상대의 헛스윙을 유도하는 구종이면서 스트라이크 존을 직접 공략하는 용도로도 쓴다. 여기에 슬라이더-체인지업도 구사한다. 상대 타자들이 대응하기 쉽지 않다. 이를 바탕으로 200탈삼진을 넘어 역대 최고 기록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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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엘 미란다-최동원-구대성-선동열 탈삼진 기록 비교. /표=김동영 기자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면 더 무서운 점이 보인다. 최동원은 1984년 51경기에서 284⅔이닝을 던지며 223탈삼진을 잡았다. 9이닝당 탈삼진 7.05개다.

미란다는 현재까지 27경기에서 169⅓이닝을 소화했다. 최동원보다 115⅓이닝이 적다. 그런데 탈삼진은 대등하다. 다음 등판에서 9이닝을 모두 책임진다고 해도 178⅓이닝이다. 최동원보다 106⅓이닝 덜 먹는다. 탈삼진 페이스만 보면 최동원보다 위다.

9이닝당 탈삼진으로 보면 명확히 보인다. 현재 수치는 11.74개다. 역대 단일 시즌 2위다. 기존 2위였던 선동열(1993년, 11.68개)을 제쳤다. 1996년 구대성이 기록했던 11.84개에 근소하게 뒤진다.

이쪽은 또 다른 측면에서 대단하다. 9이닝당 탈삼진은 '비율 기록'이다. 누적과 달리 이닝이 많으면 상대적으로 불리하다. 미란다는 선동열(126⅓)보다 40이닝 이상 더 먹으면서도 탈삼진 비율이 더 높다. 구대성(139이닝)과 비교해도 수치가 거의 비슷한데 이닝은 30이닝이 많다. 이닝이 많은만큼 탈삼진도 많다는 의미다.

최종적으로 구대성까지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 두산이 10경기를 남겨뒀기에 산술적으로 두 차례 등판이 가능하다. 단적인 예로, 만약 6이닝 9탈삼진을 두 차례 기록한다면 9이닝당 탈삼진 11.86개로 역대 1위가 된다.

1984년 최동원은 '압도적' 그 자체였다. 리그 다승 1위, 이닝 1위, 탈삼진 1위를 차지했고, 경기수 2위, 평균자책점(2.40) 4위였다. 특히 탈삼진은 그 누구도 깨지 못했다. 1996년 구대성과 1993년 선동열 역시 '최고'라 했다. 20년 넘게 9이닝당 탈삼진에서 1~2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었다.

시간이 흘러 2021년 미란다라는 외국인 투수가 등장했다. 무시무시한 탈삼진 행진을 펼치며 신기록 작성 초읽기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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