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98일 만에 완봉승' 이재학, '체인지업 마스터'가 돌아왔다 [★잠실]

잠실=김동영 기자 / 입력 : 2021.10.15 21:09 / 조회 : 3644
  • 글자크기조절
image
NC 이재학이 7회말 무사 1루에서 김재환에게 땅볼을 유도해 병살타를 만든 후 웃고 있다.
'체인지업 마스터'가 돌아왔다. NC 다이노스 이재학(31)이 무적의 체인지업을 앞세워 두산 베어스를 잡았다. 환상투 그 자체였다. 2998일 만에 완봉승까지 품었다.


이재학은 1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정규시즌 두산전에 선발 등판해 9이닝 1피안타 1볼넷 3탈삼진 무실점의 완벽투를 뽐내며 완봉승을 거뒀다. 투구수는 111개였다. NC는 이재학을 앞세워 5-0의 승리를 품었다. 최근 2연승이다.

이재학이 다 했다. 속구 구속 자체는 빠르지 않았다. 130km대였다. 대신 '전매특허' 체인지업이 이날 춤을 췄다. 속구와 똑같은 궤적으로 날아가다 뚝 떨어졌고, 두산 타자들이 배트를 내도 좋은 타구가 나올 수 없었다.

동시에 속구의 힘도 있었다. 제구도 됐다. 코너를 찌르고 들어오는데 움직임까지 현란하니 치기 어려울 수밖에 없었다. 7회말이 되어서야 첫 피안타가 나왔을 정도다. 반대로 병살타 4개를 유도하며 꽁꽁 틀어막았다. 투 피치였지만, 구종 2개면 충분했다.

이재학의 완봉승은 2013년 7월 31일 SK전 이후 8년 만이다. 2998일 만이 된다. 개인 통산 두 번째 완봉승. 완투로 보면 통산 6번째다. '9이닝 완투'로 봐도 역시나 2013년 7월 31일 SK전 이후 처음이 된다.


위험한 순간도 있었다. 6회까지 노히트 노런 행진을 이어가다 7회 박건우에게 안타를 맞았다. 흐름이 끊어질 수도 있는 부분. 손민한 코치가 올라와 이재학을 다독였다. 이후 9회까지 추가 피안타 없이 두산 타선을 제어했다.

'토종 에이스'로 불렸던 2013년의 모습을 완벽하게 재현한 하루다. 2013년 27경기 156이닝, 10승 5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88을 찍으며 NC 마운드를 이끌었다. NC를 넘어 리그를 대표하는 사이드암 투수였다. 이후 2016년까지 4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따냈다.

이후 내리막을 탔다. 2019년 10승 4패, 평균자책점 3.75로 부활에 성공하는 듯했으나 2020년 5승 6패, 평균자책점 6.55로 다시 부진했다. 올 시즌도 14경기에서 5승 6패, 평균자책점 5.79에 그치고 있었다. 잘 던진 경기들도 있었으나 전반적으로 기복이 있었다.

개막을 앞두고 이재학을 선발 로테이션에 넣었던 이동욱 감독은 "좋은 것이 있다. 그래서 선발로 쓴다"고 힘줘 말했다. 믿음이 보였다. 부침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나름대로 자기 몫을 해주고 있었다.

그리고 이날 화려하게 폭발했다. 시즌 막판 치열한 5강 싸움을 하고 있는 상황. 어려운 상대 두산을 만나 '미친 호투'를 펼치며 팀 승리를 일궈냈다. 귀하디귀한 1승. 이재학이 만들었기에 더 값지다.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