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의생2' 신원호 PD "주 1회 방송, 현장 피로도↓·효율↑"[★FULL인터뷰]

안윤지 기자 / 입력 : 2021.10.13 16:05 / 조회 : 2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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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원호 PD /사진제공=tvN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2'(극본 이우정, 연출 신원호, 이하 '슬의생2') 가 드라마 판도를 바꾸고 있다. 시리즈 드라마의 성공과 주 1회 방송이다. 특히 신원호 PD는 주 1회 방송을 권장하며 "효율이 오른다"라고 감탄했다.

신원호 PD는 최근 '슬의생2' 종영을 기념해 스타뉴스와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슬의생2'는 인생의 축소판이라 불리는 병원에서 평범한 듯 특별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과 눈빛만 봐도 알 수 있는 20년지기 친구들의 케미스토리를 담은 드라마다. 평균 시청률 10%대를 유지했으며 마지막인 12회는 14.1%를 기록해 최고 시청률을 보이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시즌1과 시즌2 모두 대성공을 거두게 된 '슬의생2'. 신원호 PD는 드라마의 인기 요인에 대해 "다섯 동기들의 케미, 또 누군가는 음악 혹은 밴드, 누군가는 환자, 보호자들의 따뜻한 이야기, 누군가는 러브라인, 누군가는 많은 배우들의 연기 앙상블에 호감을 갖고 들어오셨다가 또 다른 포인트들에 매력을 느끼시고 사랑을 주신 것 아닐까 짐작한다"라고 분석했다.

또한 "다섯 배우들이 만들어내는 캐릭터와 케미스트리, 그리고 그들이 그려내는 율제병원 안의 소소한 사람 이야기"라고 덧붙였다. 신원호 PD는 "시즌2를 국한해 생각했을 땐 "내적 친밀감이 가장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원호 PD는 '슬의생' 뿐만 아니라 '슬기로운 감빵생활'까지, 벌써 '슬기로운' 시리즈를 세 시즌 마쳤다. 그에게 '슬기로운' 시리즈는 어떤 의미일까. 신 PD는 약 3년 동안 진행됐던 제작 기간을 돌아보며 "항상 매번 늘 작품이 끝날 때면 의연한 척, 쿨한 척, 잘 헤어지는 사람인 척 하려고 노력하는 편인데 이번엔 정말 그러기 쉽지 않을 것 같다"라며 "내 삶 속 3년은 오로지 그것들과 함께 살았던 거라 쉽게 잊혀질 수가 없을 것 같다. 물론 힘든 시간들도 많았지만, 정말 좋은 사람들과 좋은 이야기를 만들어나갔던 좋은 시절"이라고 회상했다.





◆ "10개월 만에 만난 99즈, 촬영은 물 흐르듯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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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원호 PD /사진제공=tvN
최근 SBS 드라마 '펜트하우스', TV조선 드라마 '결혼작사 이혼작곡' 등 다양한 시리즈 드라마가 방영됐다. '슬의생'도 비슷한 시기에 방영됐는데, 다른 점이 있다면 앞선 드라마는 연속 방송이었으며 '슬의생'은 10개월 정도 쉬는 시간을 갖고 재회했다. 신원호 PD는 "시즌1 이후 10개월 가까운 공백이 있었는데 거짓말 같이 어제 찍다가 다시 만난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실 첫 촬영이라 하면 으레 거쳐야 하는 과정들이 있다. 서로의 호흡을 맞춰가는 과정이 필요한데 그 부분이 아예 생략되고 물 흐르듯이 진행되다 보니까 그게 너무 신기한 경험이었던 것 같다. 배우들이며 스탭들도 현장에서 이런 얘기를 많이 했었다"라며 조정석, 유연석, 전미도, 김대명, 정경호에게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슬의생2'에선 가장 중점적으로 그려진 이야기는 99즈의 로맨스 결말이었다. 시즌1에서 많은 시작점이 있었기에, 과연 시즌2에선 어떤 과정이 그려질지 주목됐다. 신원호 PD는 "워낙 로맨스만의 드라마가 아니다보니 러브라인의 흐름이 빠르거나 밀도가 촘촘할 수가 없다. 연출자의 입장에서 다른 장면들에 비해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 아마 그런 점들 때문에 조금 더 차근히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살짝 느릿하게 호흡을 더 가져가려 했던 정도"라며 "실제 그 호흡, 그 분위기, 그 공간 속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도록 연출하려 했던 장면들이 많았다"라고 설명했다.

신원호 PD는 각 커플을 직접 언급하며 그들의 로맨스 방향성을 설명했다. 먼저 조정석, 전미도 커플을 언급하며 "우리가 가장 잘 해오던 색깔이긴 했다. 오래된 친구 사이에서 벌어지는 타이밍의 엇갈림, 여러 상황들의 엇갈림, 그 가운데서 애타는 마음과 결국엔 절절하게 이루어지는 스토리 축은 워낙 '응답하라' 시리즈 때부터 많이 보여줬던 색깔이긴 한데, 그 때보다는 더 연한 색깔로 가야 된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조정석과 전미도는 진한 멜로 느낌을 최대한 걷어내려고 했다고. 특히 11화 마지막신의 경우, 20년지기 친구에서 연인이 되는 과정을 그냥 넘어가면 안될 것 같다고 생각해 롱테이크로 진행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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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의생2' /사진제공=tvN
유연석, 신현빈 커플은 단단함에 중심을 잡았다. 신원호 PD는 "둘이 서로에게 얼마나 좋은 사람들인지, 그리고 그 좋은 사람들이 서로에게 기대일 때 얼마나 따뜻하고 아름다운지를 겨울(신현빈 분), 정원(유연석 분) 커플을 통해 많이 보여드리고 싶었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12화에서 겨울이가 고민하는 정원이의 등을 토닥여주는 장면이 그래서 가장 의미가 깊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슬의생2'에서 새로운 커플이 탄생했다. 바로 김대명, 안은진 커플이다. 이들은 시즌1부터 서사를 쌓아갔으며 시즌2에 와서야 비로소 결실을 맺었다. 신원호 PD는 "석형이(김대명 분) 가진 여러 개인사에 대한 고민이 본인 스스로 해결되어야만 사랑이 시작될 수 있다는 것이 이 러브라인의 가장 큰 얼개였다"라며 "시즌1에서는 그런 부분들이 충분히 쌓이고 시즌2에서는 그걸 극복해 가는 과정을 보여주려고 했다. 얼개만 보면 무거운 느낌일 수도 있는데 그 과정에서 보여지는 둘의 모습은 귀엽고 사랑스럽길 바랬다"라고 말했다. 그는 김대명, 안은진 커플이 가장 '요즘 커플'답다는 설명도 전했다.

끝으로 정경호, 곽선영 커플은 묵직함이 포인트였다. 시즌1에선 재밌고 달달함이 가득한 연애를 보였다면 시즌2는 정통 멜로의 색을 가져가고자 했다. 신 PD는 "정말 실제 그럴 법한 연인 간의 갈등들, 장거리 연애에서 나올 수 있을 법한 고민들, 서로의 직업적인 상황들 때문에 갖게 될 수 있는 어쩔 수 없는 엇갈림과 오해, 이별,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절절하게 이어나가는 둘의 마음들이 잘 보여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씬이 많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정경호와 곽선영 배우가 너무 연기를 잘해줬다"라고 극찬했다.





◆ "주 1회 방송, 현장 피로감↓ 효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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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원호 PD /사진제공=tvN
'슬의생2'는 여타 드라마와 다르게 주 1회 방송으로 진행됐다. 앞서 진행됐던 '슬의생2' 제작발표회에서 신원호 PD는 주 2회 방송에 대한 거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신 PD는 "이제 주 2회 드라마는 다신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주일에 2개씩 했었던 전작들은 어떻게 해냈던 건지 지금으로선 상상도 안 간다. 이건 저 뿐만 아니라 스탭과 배우들 모두 공히 피부로 체감하는 부분"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아무래도 현장의 피로함이 줄어드니 그 여유가 결국 다시 현장의 효율로 돌아오게 된다. 그 점이 주 1회 드라마가 가진 최고의 강점"이라며 "매회 그 어려운 밴드곡들을 위해 연기자들에게 그렇게 여유있는 연습시간이 주어질 수 있었던 것도 주 1회 방송이라는 형식이 준 여유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신원호 PD가 시즌제 드라의 강점으로 내적 친밀감을 꼽았다. 그는 "제작진에게 가장 큰 숙제는 1회다. 1회에서 드라마의 방향성과 캐릭터들을 효과적으로, 지루하지 않게 어떻게 소개할 것인가 하는 것이 늘 큰 고민"이라며 "시즌제에선 시즌1을 제외하고는 그 고민을 생략하고 시작할 수 있다. 그냥 바로 이야기가 시작되어도 사람들이 익히 알고 있고 이미 친한 캐릭터, 익숙한 내용들이다 보니까 쉽게 받아들이고 접근할 수 있다. 기획을 할 때 예상을 했었던 부분이긴 해도 이 정도로 큰 강점으로 올 줄은 몰랐었다"라고 고백했다.

이번 '슬의생' 시리즈의 성공은 시즌제 및 IP 전략의 성공이란 평도 존재했다. 특히 시즌1의 마지막회와 시즌2 첫 회는 '이렇게 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강한 임팩트를 남겼다. 신원호 PD는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도 신선했던 경험"이라며 " 다만 기다리시는 입장에서는 마치 12회를 끝나고 13회를 1년 동안 궁금해하며 기다려야 하다보니 그 부분에 대한 어떤 보상을 좀 해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비하인드 영상인 '하드털이'를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슬의생' 시리즈는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서도 핫한 반응을 보였다. 특히 빠르게 이해할 수 있는 하이라이트뿐만 아니라 다양한 캐릭터 영상까지 제작해 또 하나의 신드롬을 만들어냈다. 신원호 PD는 "개인적으로는 유튜브라는 매체를 실질적으로 경험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컸다. 5~10분 사이로 짤막하게 하고 싶었는데, 하면 할수록 분량이 늘어나고 점점 더 꼼꼼하게 체크하게 되고 하다 보니까 갈수록 예능 할 때 만큼이나 힘들었었다"라며 "드라마 준비도 해야하고, 거기에 매주 하나씩 콘텐츠를 편집부터 자막, 음악도 넣고 하다 보니까 나중에는 내가 왜 이러고 있지'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라고 솔직한 속내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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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석, 김대명, 전미도, 조정석, 정경호 /사진제공=tvN
그는 "매주 하나씩 편성이 된 거나 다름 없었기 때문에 체력적으로도 힘들었던 것 같다. 근데 한편 너무 재미있었다. 십년 만에 예능을 하는 셈이다 보니까. 처음에는 내가 십년 만에 자막을 뽑을 수 있을까, 예능 버라이어티 편집에서 자막을 뽑는다는 일 자체가 핵심이라 예능 감이 떨어져서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하다 보니까 예전에 그 세포들이 다시 움직이는 느낌이었다. 사실은 힘든데 되게 재미있었다. 어떻게 보면 드라마 할 때보다 더 즐기면서 했던 것 같다"라며 드라마 제작 중 또 하나의 재미를 찾았다고 덧붙였다.

또한, 99즈가 크게 활약했던 '슬기로운 캠핑생활'을 언급하며 "정말 순수히 배우들로부터 시작된 컨텐츠였다. 시즌2 준비과정과 겹치면서 힘든 점도 많았지만, 그렇게 단순하고도 순수하게 컨텐츠가 시작될 수 있다는 점, 그렇게 순수한 진심으로 만들면 큰 기술 없이도 사랑받을 수 있다는 점 등이 놀라웠다"라고 말했다.

'슬의생' 시리즈는 큰 성공을 이룬 만큼 많은 이야기가 오갔다. 특히 시즌2는 시즌1에서 언급됐던 비현실적인 설정, 의사 생활보다 러브라인에 치중된 점 등은 혹평으로 남았다. 신원호 PD는 "러브라인은 일상 이야기들 중 하나의 기둥일 뿐"이라며 "저 좋은 사람들 사이에, 좋은 마음을 가진 사람들 사이에 끼고 싶다는 생각이 들도록 이야기를 만들려 한다. 그걸 판타지라고 불러도 좋다. 결코 한 직업에 대한 미화가 아니라 좋은 마음을 가진 직업인들에 관한 따뜻한 이야기였다. 사실 공유 같은 도깨비도 없고 박보검 같은 남자친구도 없다. 어차피 모든 드라마가 판타지라면 그나마 좋은 사람들의 세상은 그나마 더 현실에 가까운 판타지 아닐까 싶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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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원호 PD /사진제공=tvN
끝으로 '슬의생' 시즌3에 관해선 "아무 계획이 없다. 기대해주는 시청자분들이 있는 건 감사하고 감동스럽지만 지금으로선 계획이 없다"라고 밝혔다.

안윤지 기자 zizirong@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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