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송중기가 말하는 '승리호'의 감동, '늑대소년'의 추억, 배우의 책임감 [★FULL인터뷰] [종합]

부산국제영화제=김미화 기자 / 입력 : 2021.10.10 10:00 / 조회 : 46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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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서 만난 배우 송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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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송중기/사진=부산=김창현 기자


배우 송중기(36)가 오랜만에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았다. 2012년 영화 '늑대소년'(감독 조성희)으로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았던 송중기는 10년 만에 다시 조성희 감독과 '승리호'를 타고 부산으로 왔다. 송중기는 올해 제 26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MC를 맡아 박소담과 함께 올해 영화제 문을 열었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MC를 약속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영화제 개막식이 진행되지 않아서 함께 하지 못했던 터. 송중기는 영화제와의 약속을 지키며 1년 만에 초청작을 들고 왔다. 코로나로 인해 오랫동안 관객을 만나지 못했던 만큼, 이렇게 관객과 만나는 자리는 송중기에게도 굉장히 소중했다.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다음날 스타뉴스와 단독으로 만난 송중기는 행복한 모습이었다. '승리호' 공식 상영과 GV(관객과의 대화), 오픈 토크 행사를 앞둔 송중기는 배우로서 관객을 만나는 소중한 경험을 다시 할 수 있게 돼 너무나 즐겁다며 활짝 웃어보였다. 오픈토크 행사를 앞두고 미리부터 와서 자신을 기다리는 관객들에게 반갑게 손을 흔들었고 인사를 건넸다. 레드카펫 위, 턱시도를 입은 송중기도 빛났지만 편한 모습으로 모자를 뒤집어 쓰고 관객을 기다리는 송중기는 더욱 아름다웠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얼마만에 왔나.

▶음. 10년 만이다. 어제 '승리호' 조성희 감독님과 그런 이야기를 했다. 저희가 10년 전 '늑대소년' 첫 상영을 영화 개봉 전 부산국제영화제 야외극장에서 했다. 그때 제가 맨 뒤에 앉아서 봤다. 이번에도 '승리호'를 공식 상영을 똑같은 야외극장에서 하게 돼 뜻깊다.

-10년 전 조성희 감독님과 왔다가, 이번에도 다시 조성희 감독님 손을 잡고 왔다.

▶어! 그렇다. 조성희 감독님도 중간에 다른 영화 초청을 받았지만 못왔다고 하셨다. 10년 전 '늑대소년' 때 극장 젤 뒷자리에서 조성희 감독님과, 박보영씨랑 앉아서 봤다. 이번에도 조성희 감독님과 앉아서 볼 생각을 하니 뭉클하기도 하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그때는 박보영씨랑 같이 봤는데, 올해는 진선규 형이랑 보게 됐다. 멤버가 좀 우중충 하다.(웃음) 뭔가 기분이 남다르다. 조성희 감독님과, 제가 좋아하는 선규 형과 함께 하게 돼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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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송중기 /사진=부산=김창현 기자


-올해 영화제 개막식 MC를 맡았다. 지난해 제안을 받았다가, 지난해 못하고 1년 만에 약속을 지켜서 왔다. 소감이 어떤가.

▶ 가장 첫 번째로는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다. 개막식 오프닝을 (박)소담씨랑 시작했는데 무대에 오르니, 앞에 영화계 어른 분들이 앉아계셨다. 임상수 감독님, 봉준호 감독님, 임권택 감독님도 계셨다. 그런 분들도 오시는데, 제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일조하는게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제 관계자분들도 얼마나 열심히 준비했는지 느껴진다. 분위기도 좋고, 영화계 어른들이 함께 하는 모습을 보며 오길 잘했다는 생각을 계속 했다.

-개막식 MC를 보며 '일상의 소중함'을 느꼈다고 했다. 배우는 사람 많은 곳에 가는 게 일상인데, 관객과 만나는 것이 오랜만이라 감회가 새로울 것 같다.

▶그건 좀, 마음이 복잡하다. 배우 입장에서 개봉하고 무대인사 다니는 그 재미를 개인적으로 되게 즐기는 편이다. 그걸 지금 못하고 있는 것 아닌가. 개인적으로도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MC를 하겠다고 한것도 제가 이 분위기를 즐기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이렇게 직접 만나서 대화도 하고, 오픈토크 GV행사를 하게 됐는데 그런 것이 그리웠다. 코로나로 인해 저보다 더 힘든 분들도 많지만 저는 배우로서, 소통 못하는게 마음이 힘들었다. 이렇게 관객을 만나게 돼 기쁘다.

-관객들도 이런 만남이 그리웠던 것 같다. 일찍부터 와서 기다리는 팬들이 많다.

▶무대인사 같은 자리에서 제 작품에 대한 피드백을 받는 부분이 크다. 오랜 만에 그런 피드백을 받을 수 있게 돼 기대 된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승리호' 배우들 네 명이 다 모이기로 했는데 저와 진선규 형만 오게 됐다. 그것만 해도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지만, (유)해진이 형과 (김)태리도 같이 왔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마음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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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송중기 /사진=부산=김창현 기자


-'승리호'가 넷플릭스에서 공개 된 후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았다.

▶ '승리호' 공개 후 생각지도 못했던 반응에 놀랐다. 아시겠지만 칭찬도 있고, 비판도 있었다. 여러나라에서 본다는 이야기를 기사를 통해 봤다. 그런 반응을 보면서 '사람들이 왜 우리 영화를 좋아할까', '정서가 다를텐데 어떤 점이 좋을까' 궁금했다. 제가 출연한 '빈센조'라는 드라마도 외국에서 인기가 많다고 하는데 왜 그럴까 궁금했다. 물론 감사하지만, 궁금한 마음이었다. 좋아해준다는 이야기를 전해만 듣다보니 피부로 와 닿지 않았다. 제가 영화 '보고타'를 촬영하고 지난 주에 입국했다. 키프로스라는 섬에 들어가는 작은 비행기를 탔는데, 그 비행기에서 제 옆에 앉은 외국인 3명이 '오징어 게임'을 다운 받아서 보고 있더라. 그 모습을 보며 외국인들이 '승리호'도 저렇게 봤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 '오징어 게임'이 인기 많다는 소리에, 저와는 상관없는 작품임에도 기분이 좋았다. 외국 관객들이 '승리호'를 보고, 좋아해줬을 생각을 하니 와 닿았다. 앞으로 책임감을 갖고,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넷플릭스 플랫폼 덕분에 전 세계에 공개 됐지만, 영화배우로서 스크린 상영을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은 없나.

▶'승리호' 라운드 인터뷰 때도 이 질문을 많이 받았다. 이 질문을 받을 때 마다 무슨 대답을 할지, 옆에서 넷플릭스 직원 분들이 항상 보시더라.(웃음) 그때도 말씀드렸지만, 배우로서 진짜 솔직한 마음으로는 어떤 형식으로든 보여지는게 중요하다. 일단은 보여줄 수 있고, 공개하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다. 어떤 형식으로 영화가 공개되느냐 보다, 공개 되느냐 아니냐가 중요하다. 영화가 공개가 되고 결과적으로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 받아와서 관객을 만나게 되지 않았나. '승리호' 오픈토크와 GV로 얼른 관객을 만나고 싶다. '승리호' 오픈토크랑 GV를 빨리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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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송중기 /사진=부산=김창현 기자


-영화 '보고타'의 해외촬영을 마치고 최근 크랭크업 했다. 코로나로 연기돼 힘들기도 했을텐데. 또 애정이 더 갈 것 같기도 하고.

▶ 인터뷰 전에 '보고타'에 함께 출연한 권해효 형이랑 통화를 하고 왔다. 권해효 형님이랑 이희준 형님이랑 저랑 셋이서 매니저도 없이 우리 셋만 비행기를 타고 '보고타' 프리 프로덕션을 하러 콜롬비아에 처음 간게 2년 전, 2019년 11월이다. 영화 촬영이 거의 2년 만에 끝난 것이다. 사상 초유의 일이다. 하지만 사람의 힘으로 할 수 없는 일이 아닌가. '보고타' 일까지 겪고 나서 그런지, 더욱 더 영화가 공개 될 수 있는 그 자체가 감사했다.

-10년 전, 20대 시작하는 풋풋한 배우로 부산국제영화제에 오고 이제 30대 배우로 영화제에 왔다. 30대 송중기로서, 그 당시 20대 송중기를 떠올리면 어떤가.

▶ 별거없다. 뭐 많이 늙었구나 생각이 든다.(웃음) 그냥, 그래도 열심히 살았구나 생각도 들고 더 열심히 더 살아야겠구나 싶기도 하다. 영화제가 주는 그 느낌의 매력이 분명히 있다. 한번 오고 나면 '내가 영화인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앞으로 또 작품을 열심히 찍어야겠구나 싶다. 제가 다음 작품은 드라마를 한다. 그 작품을 하고나서 또 빨리 좋은 영화를 해야겠구나 생각도 든다.

-영화 '늑대소년'이나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의 이미지나 잘생긴 외모 때문에 '꽃미남' 같은 이미지가 있다. 하지만 실제 송중기를 보니 털털하고 편한 느낌이 있다. '승리호' 태호 같은 모습도 있고.

▶ 저는 '자연스럽다'는 말을 제일 좋아한다. 잘 아시겠지만, 배우들 인터뷰 하면 내숭을 떨고 하기도 한다. 그런데 사실 자연스럽게 하면 된다. '늑대소년' 때는 조성희 감독님도 저도 서로를 잘 모르는 상태에서 비즈니스로 만나 시작했다. 그 후 작품이 끝나고 조성희 감독님과 자주 만나서 교류했다. 감독님이 안으로 갖고 계신 저에 대한 생각이 있으셨을 것이다. 그래서 제게 태호 역할을 주신게 아닌가 생각한다. 저와 닮은 느낌이 있어서 역할을 주신게 아닐까 혼자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저도 비슷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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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송중기 /사진=부산=김창현 기자


-개막식 레드카펫 위에서 전여빈 배우를 호명하자 바라보는 모습이 화제가 됐다.

▶ '빈센조' 이후 몇 개월 만에 만났다. 제가 먼저 나가고, 전여빈 배우라고 하는 소리가 들려서 쳐다봤는데 팬들이 '빈센조가 차영이(전여빈 분) 본다'라고 좋아하시더라. 전여빈 배우와는 호흡이 좋았다. '빈센조' 촬영하며 8개월 간 제일 많이 붙어있었으니까. 제 생각에 저희 호흡이 좋았던 것은, 여빈씨가 저에게 많이 맞춰줬기 때문인 것 같다. 그 친구가 배려심이 참 많다. 상대방에 맞춰주고 그런 부분에서 성격의 결이 잘 맞았던 것 같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처음으로 스크린을 통해 '승리호'를 보게 됐다. 극장에서 관객과 함께 보는 경험이 너무 오랜만일텐데.

▶'승리호' 다른 배우들은 스크린에서 상영하는 것을 봤는데 저는 당시 '빈센조' 촬영 중이라 못봐서 오늘이 처음이다. 그래서 너무 설렌다. 어떤 느낌일지, 나중에 관객들과 스크린으로 보고 다시 말씀 드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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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송중기 /사진=부산=김창현 기자


P.s '승리호' 공식 상영과 GV 이후 송중기가 보내온 메시지.

-상영후 소감이 어땠나.

▶큰 스크린으로 사운드를 빵빵하게 하고 '승리호'를 본 것이 처음이라 굉장히 만족감이 들었다. 영화 상영이 끝나고 같이 진선규 형이랑 보고 무대 위에 올라갔다. 처음에는 몰랐는데, 무대 위에 올라가서 보니 똑같은 장소에서 10년 전 조성희 감독님과 '늑대소년' GV를 했던 것이 기억이 났다. 그 당시는 GV도 정말 많이 했는데, 올해는 처음이자 마지막 GV를 하게 돼 뭉클하기도 했고, '승리호' 일정이 완전히 끝난 것 같아서 헛헛한 기분도 들었다. 관객분들 질문도 받고, 또 영화를 보실 거라는 이야기도 듣고, 감격스럽게도 영화를 보고 울었다는 분도 계셨다. 그렇게 좋은 피드백을 받으니 GV가 실감이 나서 기분이 좋았다. 제 영화지만 오랜만에 재밌는 영화를 스크린으로 봐서 기분이 좋았다. '승리호' 일정을 GV로 끝내서 좋았다.



김미화 기자 letme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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