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팅 외쳤다" vs "하지 말라면 하지 마"... 무관중이 부른 '촌극'

김동영 기자 / 입력 : 2021.09.27 10:50 / 조회 : 2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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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잠실 한화-두산전에서 4회초 종료 후 심판에게 더그아웃 파이팅 소리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는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왼쪽). /사진=뉴시스
두산 베어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에서 양쪽 벤치의 신경전이 벌어졌다. 심판진에서는 '해프닝'으로 정리했다. 무관중이 부른 '촌극'이다. 평소라면 문제가 아닐 일이다.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관중이 없기에 야구장이 너무 조용하고, 소리가 다 들린다. 벤치에서 꼭 챙겨야 할 부분이다.


두산과 한화는 26일 잠실구장에서 주말 2연전 두 번째 경기를 치렀다. 경기는 두산이 5-3 재역전승을 거뒀다. 경기 결과와 별개로 양 팀 벤치가 날카롭게 맞선 상황이 4회초 발생했다.

두산이 2-0으로 앞선 4회초 두산 선발 최원준이 공을 던지고 있었다. 세트 포지션 상황에서 투구에 들어갈 때 한화 벤치에서 큰 소리가 나왔다. 불편함을 느낀 최원준이 한화 벤치를 응시했다. 이때 두산 쪽에서 "하지 말라고 하잖아. 하지 말라면 하지 마!"라는 고성이 나왔다.

이닝이 끝난 후 주심이 양쪽 벤치를 오가며 상황을 들었다. 수베로 감독을 비롯한 한화 벤치는 "파이팅을 외친 것이다. 사인을 알려주는 등의 행위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산에 전하자 두산에서는 "세트 포지션 상황에서는 그러면 안 된다"고 맞섰다. "베네수엘라에서 그렇게 하라 그러라"는 날선 반응까지 나왔다. 김태형 감독이 더그아웃 앞으로 나와 구심과 잠시 이야기를 나눴고, 상황이 일단락됐다.


루심을 보던 박기택 심판팀장도 두산 더그아웃 쪽으로 와서 "한화 벤치에서 욕을 한 것은 아니다. 파이팅을 외쳤다고 한다"고 다시 한 번 상황을 짚었다. 두산은 두산대로 상황이 마뜩지 않았다.

탈꼴찌가 간절한 한화와 어느새 4위까지 올라와 이제 더 위를 보고 있는 두산이 붙었다. 전날 경기는 두산이 졌다. 이날 경기도 비교적 팽팽했다. 양쪽 모두 예민한 상태. 이것이 신경전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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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잠실 한화-두산전에서 4회초 마친 후 심판에게 한화의 응원에 대해 항의하고 있는 김태형 두산 감독(가운데). /사진=뉴시스
한화 쪽에서 파이팅을 외치는 시점이 애매하기는 했다. 오해를 부를 수 있었다. 마운드의 투수가 직접적으로 불만을 표출했을 정도다. 그러나 두산 쪽의 반응도 과한 감이 있다. 그라운드가 쩌렁 울릴 정도의 고성이 나왔다. 한화 입장에서는 상대 더그아웃에서 자신들에게 '명령'을 내린 것으로 들릴 수도 있다.

허운 심판위원장은 두산 구단을 통해 "투수가 던지는 과정에서 한화 더그아웃 쪽에서 소리가 나자 두산 벤치에서 항의를 했다. 오해가 생기면서 신경전이 벌어졌다. 심판이 양쪽 벤치에 주의를 주고 마무리했다. 무관중 경기에서 나온 해프닝으로 보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지난 11일에도 유사한 일이 있었다. LG-두산전이었고, 3회말 종료 후 '감독 벤치 클리어링'이 있었다. 3회말 장승현의 몸에 맞는 공 때 당시 두산 벤치에서 고성이 나왔다. LG도 언짢은 반응을 보였다.

김태형 감독과 류지현 감독이 그라운드로 나왔다. LG 쪽에서 다시 소리가 들렸고, 김태형 감독이 "이리와봐"라며 흥분했다. 하루 뒤 김태형 감독이나 류지현 감독이나 "상황 정리를 위해 나간 것"이라 말했다. 김태형 감독은 "장승현 사구 때 우리 쪽에서 코치가 자극적인 말을 했다. LG가 어필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결국 코로나19가 부른 촌극이다. 현재 수도권은 무관중 경기가 계속되고 있다. 야구장이 '고요'하다. 자연히 조금만 크게 말해도 상대 벤치까지 고스란히 다 들린다.

게다가 지금은 시즌 막판이다. 1승과 1패에 피가 마른다. 4~5월과 비교하면 예민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더 신경을 써야 한다. 여차하면 상대를 자극하는 말로 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불필요한 신경전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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