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75순위 뭉클한 한가위 "5월 돌아가신 아버지, KIA 지명 보셨다면..." [★인터뷰]

김동윤 기자 / 입력 : 2021.09.20 19:24 / 조회 :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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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연./사진=전주고 야구부 제공
전주고 외야수 한승연(18)은 지난 13일 2022 KBO리그 신인드래프트 발표 당시 학교 운동장에서 동기, 후배들과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지만, 주창훈(40) 전주고 감독이 틀어놓은 스피커 소리에 자꾸만 신경이 쓰였다.

먼저 동기 김찬민(18)이 4라운드에 KIA 타이거즈의 부름을 받았다. 전주고 운동장이 떠들썩해졌다. 그렇게 끝나는 줄 알았다. 그러다 8라운드(전체 75순위)에서 다시 KIA의 차례가 왔다. 전주고가 호명됐고 이번 주인공은 한승연이었다.

한승연은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왠지 모르게 환호성이 더 커진 것 같고, 나도 모르게 웃음이 계속 났다. 입꼬리가 계속 올라갔다"고 지명 순간을 전했다. 소식을 들은 어머니와 두 형 역시 크게 기뻐했다.

그리고 지난 5월 돌아가신 아버지가 가장 먼저 떠올랐다. 중고등학교 시절 복싱을 한 아버지는 한승연이 중학교 2학년이 됐을 무렵 항암 치료를 시작했다. 막내아들이 프로 유니폼을 입은 모습을 보고 싶어 하던 아버지였다.

이번 한가위는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후 처음으로 맞는 명절이다. 한승연은 "KIA 팬이셨던 아버지가 가장 많이 생각났다. 프로 유니폼을 입은 모습을 꼭 보여드리고 싶었다. 특히 KIA에 지명되는 순간을 보셨다면 엄청 좋아하셨을 텐데.... 그 모습을 못 보고 가셔서 아쉽다"라고 뭉클한 심정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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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연./사진=본인 제공
고등학교에 진학할 때부터 프로 입단 하나만 바라보고 달려온 3년이었다.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도 감독과 어머니가 걱정했지만, 1경기만 거른 뒤 곧바로 복귀할 정도로 열의를 보였다. 한승연은 "내가 시무룩해 있으면 아버지가 더 마음이 안 좋아지실 것 같았다"고 말했다.

대학 입시도 준비하지 않았다. 주창훈 감독은 한승연의 재능이 아까워 지명이 되지 않더라도 독립 구단을 가도록 설득 중이었다. KIA에 지명되지 않았다면, 학창시절까지만 태권도를 했던 두 형처럼 한승연의 야구 인생도 고등학교에서 끝날 수도 있었다. 한승연은 "집안 형편이 어려워 고등학교에 올라갈 때부터 대학교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래서 마음을 다잡고 프로 지명 하나에만 전념했다"고 전했다.

그랬던 제자였기에 주창훈 감독의 감회도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주창훈 감독은 "지명이 돼 정말 다행이었다. (한)승연이는 어려운 조건에도 전혀 내색하지 않고 친구들과 잘 지냈다. 아버님이 돌아가시고 복귀했는데도 팀을 생각해 앞장서서 열심히 하던 선수"라고 기억했다.

한승연은 키 186㎝, 몸무게 88㎏의 건장한 체격을 가졌다. 고등학교 입학 후 웨이트 트레이닝을 좋아하는 동기를 만나 벌크업의 맛을 알아버렸다. 따로 식단을 짜지는 않았지만, 프로틴과 닭가슴살 등 뭐든 많이 먹고 또 운동을 했다. 그 결과 감독도 스카우트도 인정하는 단단한 체격 조건을 갖게 돼 3학년 때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다.

권윤민(42) KIA 스카우트 그룹장과 주창훈 감독은 모두 한승연의 가장 큰 강점으로 탁월한 신체 능력을 언급하며 발전 가능성을 높게 봤다. 권윤민 그룹장은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다른 구단에서도 좋게 봤던 선수다. 우리는 배트 스피드가 좋고 콘택트와 운동 능력이 좋은 선수가 프로에 와서도 적응을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승연은 그런 면에 부합하고 프로에 와서 더 발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주창훈 감독도 "(한)승연이는 1학년 때부터 주전 선수였다. 중견수로 뛸 만큼 수비 범위도 넓고 강견이다. 파워와 순발력도 좋다. 기술적으로 조금만 보완하면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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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연./사진=본인 제공
고등학교 3학년으로 올라오면서 체격이 완성에 다다라 힘이 붙은 것도 컸지만, 올해 1월 부임한 고장혁(31) 전주고 코치의 조언도 큰 도움이 됐다. 한승연은 "기존 전주고 감독, 코치님들의 도움도 당연히 있었지만, 고장혁 코치님이 (내게 맞는) 타격 메커니즘을 가르쳐 주셨다. 거기서 타격에 터닝 포인트가 생긴 것 같다"고 설명했다.

"중장거리 타자 스타일"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한승연은 "웨이트 트레이닝을 굉장히 좋아하기 때문에 힘쓰는 부분은 자신 있다. 타구 스피드에 욕심이 있고, 빠르고 강한 타구를 보내려고 한다. 또 달리기와 수비도 자신 있다"고 말했다.

아버지를 따라 챔피언스필드를 가던 소년은 자연스레 KIA 팬이 됐고, 같은 학교 선배이자 외야수인 최형우(38·KIA)를 좋아하게 됐다. 그러면서도 롤모델은 딱히 없었다. 굳이 꼽자면 자신처럼 웨이트 트레이닝에 관심이 많고 열심히 하는 메이저리그의 오타니 쇼헤이(27·LA 에인절스)였다.

한승연은 "전주고 선배인 최형우 선수와 군산신풍초 선배인 황대인(25) 선수를 만나보고 싶다. 또 김호령 선배에게 중견수 수비를 배워보고 싶다"고 말하면서도 "롤모델을 정해놓기보단 내가 다른 사람의 롤모델이 되려고 노력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KIA는 호랑이를 팀 마스코트로 삼고 있다. 한승연은 그런 호랑이에 걸맞은 선수가 되길 바랐다. 그는 "하위 라운드이긴 하지만, 성적으로 보답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 또, 호랑이는 최상위 포식자 중 하나다. 호랑이처럼 나도 다른 구단을 다 잡아먹는 그런 선수가 되고 싶다"고 당찬 면모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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