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최초' 꿈이 아니다!... "제가 선발승, 형은 세이브"[★인터뷰]

김동윤 기자 / 입력 : 2021.09.18 12:43 / 조회 : 17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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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승우(왼쪽)-주승빈 형제./사진=주승우 본인 제공, 서울고 유정민 감독 제공
2022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키움 히어로즈가 주승우(21·성균관대)-주승빈(17·서울고) 형제를 나란히 지명했다. 그러면서 KBO리그에서 아직 나오지 못한 한 경기 형제 선발승-세이브 기록이 나올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주승빈은 2차 지명 발표 전 "어느 구단이든 뽑아주시면 감사할 것 같다"며 마음을 졸였지만, 드래프트 후 스타뉴스와 통화에선 밝은 목소리로 인터뷰에 응했다.

드래프트 발표 당시 주승빈은 친구이자 올해 두산의 1차 지명 선수인 이병헌(18·서울고)과 학교 야구부실 앞 벤치에 앉아 방송을 시청했다. 조금 더 빠르게 야구부실에서 들린 환호성에 지명 소식을 접했고, 자신의 일이 아님에도 기뻐하는 팀원들의 반응에 주승빈은 "정말 고마웠다"고 말했다.

부모님께 감사하다고 연락을 드리자, 대구에서 U-23 야구월드컵을 준비 중인 형에게서 연락이 왔다. 주승빈은 "형한테서는 먼저 연락이 왔다. '축하한다'고 해서 '나도 고맙다'고 말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주승우-주승빈 형제는 KBO에 1983년 신인 드래프트 제도가 도입된 이후 처음으로 한 구단의 선택을 받았다. 초중고를 거치면서 형과 함께 야구를 한 적이 없어 한 팀에서 뛰길 바랐던 주승빈의 꿈은 이뤄졌다. 그는 "(키움의 지명에) 뭔가 얼떨떨하고 이 일이 꿈인가 싶었다. 그래도 형이랑 같이 야구를 할 수 있게 돼 정말 좋았다"고 지명 순간을 떠올렸다.

독특한 기록의 주인공이 된 만큼 목표도 남다를 법했다. 개인적인 목표로 "1군에 바로 올라가 시합에서 던지고 싶다"고 밝힌 주승빈은 형과 함께 이루고 싶은 목표로 "내가 선발로 마운드에 올라가고, 그 경기를 (주)승우 형이 마무리하는 장면을 보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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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주승우-아버지 주용길씨-주승빈./사진=주승빈 본인 제공


KBO리그 역사상 한 경기에 같은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오른 형제는 롯데의 윤동배(55)-윤형배(52) 형제뿐이다. 주승우-주승빈 형제가 한 경기에 나선다면 KBO 역사상 두 번째다.

하지만 최초에 도전할 수 있는 기록이 하나 있다. 바로 형제 선발승-세이브 기록이다. 앞선 윤동배-윤형배 형제는 총 다섯 경기에 나섰지만, 선발승과 세이브를 챙기지는 못했다. 다만 즉시전력감이라 평가받는 형과 달리 동생 주승빈은 아직 신체적인 성장도 끝나지 않았다. 그런 만큼 이들의 선발승-세이브 도전은 꽤 먼 일로 느껴졌다. 그러나 이상원 키움 스카우트 팀장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

이상원 팀장은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먼저 주승빈의 지명에 대해 주승우와 관계를 크게 염두에 두지 않았음을 밝혔다. 이상원 팀장은 "형제 모두 우리의 드래프트 목록에 있던 선수들이다. 주승빈은 좌완 투수 목록에서 꾸준히 중·상위권에 있었다. 당초 예상은 중·하위 라운드였지만, 마지막 대회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발전 가능성을 높게 평가해 5라운드에 지명했다"고 설명했다.

주승빈은 형처럼 고2 때 급격히 키가 자라 비슷한 신체 조건을 갖췄고, 고3 시절부터 재능을 드러낸 것까지 닮았다. 이들을 가르친 유정민 서울고 감독도 스타뉴스와 인터뷰에서 "형이 학년을 거듭하면서 힘이 붙고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준 케이스라 주승빈도 그러지 않을까 생각은 했었다. 기대대로 잘 성장해준 것 같아 대견하고 기분이 좋다"고 말했었다.

이상원 팀장 역시 "유전자를 무시하긴 어렵다"고 동의하면서도 "하지만 형은 우완, 동생은 좌완이고 성격 자체가 다르다"라며 다른 의견을 내놓았다. 유정민 감독의 말에 따르면 형인 주승우는 승부 근성이 있고 자존감도 높은 스타일이라면 동생 주승빈은 밝고 장난기 있는 성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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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승빈./사진=본인 제공


다른 점은 또 있었다. 이상원 팀장은 "주승우의 경우 투구 밸런스가 좋았는데 주승빈은 하체 밸런스가 안정돼있진 않았다. 그래서 저 부분을 보완하는 데 시간이 얼마나 걸릴 것인지가 관건이었고 지명 순번을 결정하는 데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밸런스 부분을 빠르게 잡는다면 형보다 이른 시일 내에 완성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상원 팀장은 "어떻게 보면 형보다 더 짧은 시간에 완성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구속은 형이 더 빠르겠지만, 주승빈에게는 좌완이라는 무기가 있다. 본인만의 밸런스를 찾는다면 형처럼 4년이 걸린다기보단 좀 더 앞당겨 1군 마운드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까"라고 기대했다.

한편, 주승빈에게는 키움에 지명받은 뒤 새로운 롤모델이 생겼다. 그동안 류현진(34·토론토)과 구창모(24·NC)를 롤모델로 삼았던 그였지만, 목록에 서울고 선배 최원태(24·키움)와 좌완 이승호(22·키움)를 추가했다. 새로운 롤모델을 묻는 말에 주승빈은 "최원태 선배를 롤모델로 삼아 투심 패스트볼과 변화구를 좀 더 배우고 싶다. (같은 좌완인) 이승호 선배 역시 만나보고 싶다"고 답했다.

다음 목표는 형과 함께 1군에 진입하는 것이었다. 주승빈은 "형과 함께 내년에 바로 1군에 올라가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 또 키움의 첫 우승에도 보탬이 되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이어 형에게는 "함께 열심히 해서 오랫동안 같은 팀에서 좋은 선수로 남아 같이 우승하자"라고 메시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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