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억 헐값' 포수가 무려 31홈런, 근데 내년 연봉도 'ML 평균 이하'라고? [이상희의 MLB 스토리]

신화섭 기자 / 입력 : 2021.09.18 16:07 / 조회 : 57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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탬파베이 포수 마이크 주니노. /사진=탬파베이 홍보팀
[피오리아(미국 애리조나주)=이상희 통신원] 200만 달러(약 23억 5700만원)의 낮은 연봉에도 홈런을 30개 넘게 친 '복덩이'가 있다. 시즌 뒤 몸값 상승을 기대해 볼 수 있는 상황. 그런데 안타깝게도 내년에도 메이저리그 전체 평균 이하의 연봉을 받기로 이미 정해져 있다.

최지만(30·탬파베이)의 팀 동료인 포수 마이크 주니노(30) 이야기다. 주니노는 18일(한국시간) 현재 올 시즌 100경기에 출전해 타율 0.203, 31홈런 59타점을 기록 중이다. 타율은 낮지만 홈런과 장타율을 합한 OPS는 0.845나 된다. 팀 내에서 홈런은 브랜든 로(34개)에 이어 2위, 타점은 4위에 올라 있다.

메이저리그 9년차인 주니노가 OPS 8할 이상을 기록한 건 2017시즌 이후 4년 만이다. 31홈런은 메이저리그 커리어 하이 기록이기도 하다. 탬파베이는 올 정규시즌 14경기를 남겨두고 있어 그의 홈런 수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시즌 막바지에 이 정도의 성적표를 받아 들면 대부분의 선수들은 남몰래 미소를 짓기 마련이다. 다음 시즌 연봉이 크게 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니노의 경우는 다르다.

미국 플로리다주 출신인 주니노는 2012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시애틀의 지명을 받았다. 당시 계약금은 400만 달러(약 47억 1400만원)였다. 시애틀의 기대가 어느 정도였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주니노는 이에 부응하듯 프로 진출 단 1년 후인 2013년 6월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하지만 2017년 타율 0.251, 25홈런 64타점, OPS 0.840을 기록한 것을 제외하면 매년 기대에 밑도는 부진을 이어갔다. 시애틀은 결국 2018시즌이 끝난 뒤 그를 탬파베이로 트레이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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탬파베이 포수 마이크 주니노. /사진=탬파베이 홍보팀
탬파베이로 이적한 후에도 주니노의 성적은 나아지지 않았다. 2019년 타율 0.165, 9홈런 32타점에 그친 그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60경기 단축시즌으로 치러진 2020년에도 타율 0.147, 4홈런 10타점의 부진을 반복했다.

2020시즌 450만 달러(약 53억 325만원)의 연봉을 받았던 주니노는 결국 시즌이 끝난 뒤 논텐더(Non-tender)로 풀려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나왔다. 주니노처럼 연봉조정자격이 있는 선수들 중 성적이 부진한 경우 구단들은 우선 논텐더로 방출한 뒤 다시 계약하는 방식을 택한다. 몸값을 낮추기 위한 전략인 셈이다.

2년 연속 부진한 성적 탓에 타 구단의 러브콜을 받지 못한 주니노는 지난해 12월 탬파베이와 1+1년 계약을 맺었다. 올 시즌 연봉 200만 달러를 받는 주니노는 2022시즌 구단이 실행할 수 있는 옵션이 있다. 내년엔 성적에 따른 인센티브(300만 달러)가 있긴 하지만 기본 연봉은 400만 달러로 이미 정해졌다.

결국 한 시즌 30개 이상의 홈런을 쏘아 올리며 리그 최정상급 포수의 성적을 기록했지만 내년에도 메이저리그 평균 연봉(417만 달러·약 49억 1434만원)보다 적은 금액을 받게 되는 셈이다. 주니노가 커리어 하이의 빼어난 성적을 올리고도 웃지 못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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